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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길 주문해서 퇴근길 받았다”…쿠팡 잡을 네이버 新 AI 쇼핑 써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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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사진 = 네이버]


네이버가 최근 인공지능(AI) 기술을 기반으로 초개인화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애플리케이션을 공개했다. 소비자의 취향을 저격하는 제품 발견 기능과 세분화한 배송 서비스를 내세워 이커머스시장을 공략한다는 구상이다. 네이버가 열겠다는 AI 쇼핑의 시대를 경험해 봤다.

16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지난 12일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을 공식적으로 출시했다. 앞서 네이버는 AI 기술을 접목해 정보·검색부터 혜택 확인을 거쳐 결제까지 쇼핑 동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커머스 서비스를 준비해 왔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을 선보이기 전 네이버 앱 하단에 별도의 탭을 도입하는 형태로 소비자 기대감을 키웠다.

그 결과 네이버플러스스토어는 앱 출시 사전 알림 신청자 40만명의 호응 속에서 본격적으로 서비스를 시작하게 됐다. 기자도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을 설치했다. 지금은 안드로이드 기기에서만 다운로드가 가능하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에 접속하면 첫 구매 시 적용할 수 있는 할인쿠폰(10%·최대 5000원)이 들어온다. 그리고 기자를 위한 큐레이션이 펼쳐진다. 기자가 구매를 망설였던 수제화, 기자가 구매한 적 있는 보드게임 유통사의 신제품, 주기적으로 구매하는 선크림, 저소음 두유 제조기 등 기자의 관심사와 일치하는 아이템을 추천해 줬다.

하지만 유아 감성 그림책 추천은 의아했다. 기자는 결혼도 하지 않았고 아이도 없는데. 돌이켜 보니 며칠 전 문학동네 어린이문학상을 수상한 소설책 긴긴밤을 검색한 적이 있었다. 긴긴밤이 뮤지컬로 만들어졌다는 소식을 들어서다.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초개인화 알고리즘의 비결은 네이버가 보유한 방대한 이용자 데이터다. 기존에는 스토어(60만개)에서 수집한 네이버 쇼핑 이력을 활용했다면 이제는 네이버 블로그(30억건)와 네이버 카페(50억건)를 포함한 사용자제작콘텐츠(UGC) 데이터까지 실시간으로 활동 내역을 반영한다.

아울러 네이버가 자체 개발한 거대언어모델(LLM) 하이퍼클로바X의 기능을 고도화했다. LLM은 대다수에게 비슷한 답변을 내놓기 때문에 개인의 활동 내역을 학습시켜야 한다. 이를 통해 지금까지 네이버플러스에 등록된 약 15억개 상품 중 인기 상품 2000만개를 선별 제공했다면 앞으로는 15억개 모두를 추천 대상으로 삼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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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지난 12일 아침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오늘배송 제품을 주문한 내역(왼쪽)과 같은 날 저녁 현관문 앞에 택배가 도착한 모습. [이가람 기자]


기자는 선크림을 샀다. 출근길 지하철에서 결제했다. 그러자 퇴근길 지하철에서 선크림 배송을 완료했다는 택배회사발 문자를 확인할 수 있었다. 배송 방식이 달라진 것이다.

이 선크림은 ‘오늘배송’ 제품이었다. 오늘배송은 구매자가 오전 0시부터 오전 11시까지 구매하면 당일 도착을 보장하는 시스템이다. 오전 11시부터 오후 11시 59분 사이 주문한 상품을 다음 날 수령하는 ‘내일배송’, 일요일 배송을 약속하는 ‘일요배송’, 이용자가 희망일을 지정하는 ‘희망배송’도 선택이 가능하다. 저녁에 주문서를 작성하면 다음 날 새벽에 받는 ‘새벽배송’, 결제 1시간 내외로 배송하는 ‘지금배송’도 올해 안에 옵션으로 제공할 예정이다.

다만 도착보장 제품의 영역이 협소한 부분은 아쉽다. 지난달 기자가 네이버플러스스토어에서 구매한 제품 13개의 새로운 배송 분류를 확인해 보니 도착보장(오늘배송·내일배송)으로 지정된 제품은 단 1개뿐이었다. 비수도권의 배송 상황은 더욱 열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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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네이버]


앱 설계·디자인(UX)은 전체적으로 베타 버전과 비슷했다. 앱 하단에 발견 탭과 카테고리 탭이 위치한 것이 가장 눈에 띄는 차이였다. 이 가운데 인기 상품을 30초짜리 영상으로 소개하는 발견 탭에 대한 쓴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정직한 제품 후기나 이용 방법에 대한 숏폼이 아니라 광고라 피로도가 올라간다는 지적이다. 차라리 홈쇼핑처럼 라이브를 삽입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의견도 나왔다.

쇼핑 검색 능력 강화도 필요해 보였다. 기자가 아침 식사를 대체할 식품을 찾았더니 영양제와 도시락 가방, 떡볶이 밀키트 등 엉뚱한 제품이 노출되는 비중이 상당했다. 신선 식품은 아예 없었다.

그럼에도 네이버의 이커머스 굴기는 소비자에게 의미가 있다. 현재 이커머스시장은 쿠팡이 독차지 중이다. 쿠팡은 빠른 자체 배송과 무료 반품 서비스로 가파르게 성장했다. 네이버가 쿠팡과 비슷한 서비스를 내놓으면서 사실상 전쟁을 선포한 것이다.

쿠팡에 대항하고자 네이버도 네이버플러스멤버십에 1만원 이상 구매 시 무료 배송 혜택과 무료 반품·교환 혜택을 담았다. 쿠팡이 쿠팡플레이를 내세운 데에 맞서 네이버는 넷플릭스와 제휴를 맺었다. 멤버십 이용료도 네이버가 월 4900원으로 쿠팡(월 7890원) 대비 저렴하다. 여기에 멤버십 포인트까지 적립돼 합리적이다.

무료 반품 관련 비용은 판매자가 아닌 네이버가 부담한다. 네이버에 따르면 동일한 판매자가 판매하는 상품 중 반품안심케어가 적용된 상품의 매출액이 그렇지 않은 상품의 매출액보다 평균 13.6% 더 높았다. 소비자 편의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판매자를 위한 대책까지 마련했다는 긍정적인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주관 네이버 쇼핑프로덕트 부문장은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은 사용자가 자주 찾을수록 사용자의 취향과 관심사에 기반한 상품을 발견해 경험의 만족도가 상승할 것”이라며 “플랫폼 전반의 기술 경쟁력을 강화하고 상반기 중 퀵커머스를 도입하는 등 차별화된 서비스로 판매자와 사용자가 함께 성장하는 생태계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는 “네이버가 지난 10여년간 구축해 온 네이버플러스스토어 앱이 이용자에게는 그 어디에서도 발견하지 못한 쇼핑의 즐거움을 주는 특별하고 소중한 탐험의 장소가 되고, 판매자에게는 AI라는 강력한 비즈니스 수단을 지원해 더 큰 기회의 장을 열어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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