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갤럽 장래 정치지도자 선호도 조사 갈무리] |
[헤럴드경제=김진 기자] 보수 진영 잠룡들이 저조한 지지율을 면치 못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가까워지며 보수 지지층 결집이 이뤄지고 있지만, 차기 대권주자 지지율 조사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견고한 ‘1강 구도’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11~13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1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야 대선후보 선호도 조사 결과는 이재명 대표(34%),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10%),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6%), 오세훈 서울시장(4%), 홍준표 대구시장(3%), 조국 전 의원(2%),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1%) 순으로 집계됐다. 이 대표는 12·3 비상계엄으로 대통령 탄핵소추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직후 실시된 지난해 12월3주차(37%) 최고점을 찍었고, 올해 2월부터 34~35%를 기록하며 선두를 달리고 있다.
보수 진영 주자들의 지지율을 모두 합하면 24%로, 이 대표 개인 지지율에 한참 못 미치는 수치다. 이러한 구도는 이 대표의 지지율이 30%대 올라서기 이전부터 수개월째 지속되고 있다. 잠룡들이 각종 행사에서 세몰이에 나서고, 자서전 출간,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사실상 대권 행보에 나선 이후에도 마찬가지다. 대통령 탄핵심판 선고가 임박하며 조기대선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커지는 상황에서도 이재명 1강 구도가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 같은 현상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대세 후보의 부재’가 꼽힌다. 진보 진영 지지율을 흡수한 이 대표와 달리 보수 진영 표심은 분산돼 있다. 이 대표는 조기대선을 치를 경우 정권 교체를 원한다고 답한 응답자의 65% 지지를 받는 반면, 정권 유지를 원한다고 답한 이들은 김 장관(23%), 한 전 대표(13%), 오 시장(10%), 홍 시장(7%), 기타(4%) 등으로 나뉘었다. 대통령 탄핵 찬성 응답자의 58%는 이 대표를 지지한다고 밝혔는데, 탄핵 반대 응답자들은 김 장관(25%), 한 전 대표(11%), 오 시장(9%), 홍 시장(7%) 등으로 분산됐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의 한 중진 의원은 “완전히 선거 모드로 넘어가지 않았기 때문”이라며 “조기대선 판이 열린다면 대세로 뜻이 모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윤 대통령 탄핵을 반대하는 지지층 정서상 헌법재판소가 탄핵심판을 인용하는 결정을 내리기 전까지 이러한 양상이 계속될 것이란 관측이다. 실제로 이번 조사에서 특정 후보를 고르지 않은 ‘유보’ 의견은 국민의힘 지지층(37%)과 탄핵 반대(41%), 정권 유지(42%) 응답에서 평균(35%)을 웃돌았다.
이는 반대로 조기대선이 현실화할 경우 특정 후보에 대한 지지세 결집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이다. 조기대선 시 당내 경선 기간이 20여일로 단축된다는 점에서 어느 때보다 빠른 속도로 결집이 일어날 수 있다는 전망이 적지 않다. 당 주류인 친윤(친윤석열)계로 분류되는 한 재선 의원은 “지역 당원들도 조기대선이 열릴 경우 탄핵 찬반과 무관하게 ‘이길 수 있는 후보’에 대해 고민하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한편 이번 여론조사는 이동통신 3사가 제공한 무선전화 가상번호를 무작위로 추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이뤄졌다. 응답률은 13.4%,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