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의 우주캡슐 '스타라이너'를 타고 1주일 정도 여정으로 국제우주정거장(ISS)으로 시험비행을 떠났다가 예기치 않은 문제들로 9개월 넘게 발이 묶인 우주비행사 2명이 드디어 지구로 돌아온다.
미 항공우주국(NASA)과 우주기업 스페이스X는 14일 오후 7시 3분(미 동부시간) 플로리다주의 케네디 우주센터에서 ISS 교대 임무를 수행할 '크루-10' 팀을 태운 우주캡슐 드래건을 팰컨9 로켓에 실어 발사했다. 지난 12일 크루-10의 첫 발사 시도에서 지상 발사장치의 유압 시스템 문제로 카운트다운 30여분을 남겨놓고 발사가 취소된 이후 이틀 만이다. 이날은 순조롭게 발사 준비가 이뤄졌고, 예정된 시각에 성공적으로 로켓을 발사했다.
이후 이전 팀인 '크루-9'에 소속돼 ISS에 머물던 부치 윌모어와 수니 윌리엄스는 ISS에 새로 들어온 크루-10 우주비행사들과 함께 약 사흘간 더 지내며 인수인계 과정을 거친 뒤, 오는 19일 다른 크루-9 팀원 2명과 함께 드래건 캡슐을 타고 지구를 향해 출발할 예정이다.
앞서 NASA 소속 베테랑 우주비행사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지난해 6월 5일 보잉사가 개발한 우주캡슐 스타라이너의 첫 유인 시험비행을 위해 이 캡슐을 타고 지구를 떠나 ISS에 도착했다. 당시 이들은 약 8일 뒤 다시 스타라이너를 타고 지구로 돌아올 예정이었다.
하지만 스타라이너가 ISS에 도킹한 이후 기체에서 헬륨 누출과 기동 추진기 고장 등 여러 결함이 확인되면서 지구 귀환 일정이 계속 미뤄졌다.
NASA는 지난해 8월 우주비행사들의 안전 문제를 이유로 이들의 귀환에 스타라이너 대신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을 이용하기로 결정하고 스타라이너를 무인 상태로 귀환시켰다.
이들의 귀환 지연 문제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당선되면서 정치적 이슈에 휘말렸다. 이전 조 바이든 행정부 탓에 두 사람의 귀환이 미뤄졌다는 주장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머스크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엑스(X·옛 트위터)에 여러 차례 글을 올려 윌모어와 윌리엄스를 더 일찍 귀환시키자는 자신의 제안을 바이든 행정부가 "정치적인 이유"로 거절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NASA는 스페이스X에서 그런 제안을 받은 적이 없으며, 제안이 있었다고 해도 받아들이기 어려웠을 것이란 입장을 언론에 밝혔다. 두 우주비행사를 단독으로 귀환시키려면 스페이스X의 드래건 캡슐과 팰컨9 로켓을 추가로 발사하기 위해 수억달러(수천억 원)의 추가 비용이 소요돼야 하는데, 이를 위한 예산이 없다는 것이다.
NASA는 또 두 우주비행사를 크루-9 팀에 합류시킨 이후에는 ISS 내의 시설 보수·유지 등 관리와 비상 상황 대응에 필요한 적정 인원을 유지하기 위해 후속 교대 팀인 크루-10 팀이 도착해야 크루-9팀을 귀환시킬 수 있다는 입장을 견지해 왔다.
당사자인 윌모어와 윌리엄스는 언론 인터뷰에서 장기간의 ISS 체류에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거듭 밝혀왔다.
한편 이번에 ISS로 떠난 크루-10 팀은 NASA 소속 우주비행사 앤 매클레인과 니콜 아이어스, 일본 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 소속 오니시 다쿠야, 러시아 연방 우주공사(로스코스모스) 소속 키릴 페스코프 등 4명으로 구성됐다.
박윤선 기자 sepys@sedail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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