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마트 신선품질혁신센터에 도입된 인공지능(AI) 축산물 선별기. [사진=롯데마트] |
롯데마트는 지난달 말부터 신선 경쟁력 강화 캠페인 '신선지능'을 새롭게 선보였다. 지난해 주요 온라인 쇼핑 채널과 인터넷 커뮤니티에 나온 신선식품 후기 6만건을 인공지능(AI)를 통해 분석해 소비자의 니즈를 구체화한 것이다. AI 선별 시스템을 활용한 비곗덩어리 우려가 없는 삼겹살, 당도가 보장되는 과일이 대표적이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는 신동빈 회장 지시로 수년 전부터 AI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신 회장은 2017년부터 매년 사장단 회의(VCM)에서 AI를 언급해왔는데, 올해는 'AI 내재화'를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하반기부터 AI 전담 조직도 가동 중이다. 롯데 전 계열사가 생성형 AI플랫폼인 '아이멤버'도 이용하고 있다. 이 플랫폼은 문서 번역과 요약, 주문형 챗봇, 회의록 자동 생성 등이 가능하다.
롯데쇼핑의 경우 영국 유통기업 오카도와 협력한 'AI 기반 물류센터' 조성을 위해 2030년까지 약 1조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롯데마트·슈퍼는 이미 2022년부터 육류, 과일 등을 선별하는 AI 시스템을 활용해 소비자들의 만족도를 높이고 있다. 예를 들어 수박 속 상태와 복숭아의 씨 갈라짐 현상 등을 판별할 수 있다.
롯데그룹이 출시한 자체 인공지능(AI) 플랫폼 '아이멤버'. [사진=롯데] |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도 올해 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해 AI 활용 의지를 드러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에서 AI 정책 책임자로 임명된 데이비드 삭스와 만나 "AI 같은 신기술을 유통에 접목해 고객 경험을 확대하는 부분에 관심이 많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마트 매장 곳곳에서도 AI 기술을 찾아볼 수 있다. 자체 개발한 'AI 신선 마크다운'은 판매 실적을 AI가 학습하고 재고 등을 고려해 최적 할인율을 추천하고 할인 라벨까지 자동으로 발행해준다. 또 현재 생성형 AI 기업과 협업해 수백개 목소리로 전단행사, 특가행사 등 음성을 송출하고 있다.
'이-트렌드(e-Trend)' 시스템도 가동 중이다. 소비자들이 이마트 앱 등에 남긴 의견을 AI가 분석해 담당자에게 전달하고, 이를 반영해 상품을 구성하는 방식이다.
에이블리가 개발한 사이즈 구성에 따라 맞춤형 정보를 제공하는 기능. [사진=에이블리] |
패션 플랫폼에서는 소비자가 직접 AI를 활용해 적합한 상품을 찾을 수 있는 시스템들이 고도화되고 있다. 에이블리코퍼레이션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에이블리의 'AI 사진 검색' 기능은 패션, 뷰티, 라이프 전 카테고리에 걸쳐 활용된다. 사진 속 상품 카테고리와 이미지를 동시 학습해 원하는 상품을 찾아주는 '딥 러닝' 모델을 자체 개발해 적용한 것이다.
카카오스타일이 운영하는 스타일 커머스 플랫폼 지그재그도 AI 개인화 추천 기술이 소비자를 유인하는 큰 요소라고 평가하고 있다. 최근 3개월(2024년 10월~2025년 1월 15일) 기준 한 스토어에서 2번 이상 상품을 구매한 고객 비율이 약 50%에 달했는데, AI 추천으로 취향이 맞는 스토어와 소비자를 연결했다는 설명이다.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글로벌 유통가에서 AI 시장은 2023년 216억달러에서 2028년 793억달러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 관계자는 "불과 몇 년전 만해도 AI 활용은 보여주기 식에 가까웠는데, 최근에는 실제 서비스로 이어지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소비자 만족도가 올라가면 매출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진광찬 기자(chan2@inews24.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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