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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집요한 병합 야욕 ‘그린란드’, 총선 결과 의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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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그린란드 병합 또 공개 거론
나토 사무총장 “관여하지 않을 것”
트럼프 “나토 어떤 식이든 관여해야”
그린란드 총선서 정치 신인이 승리
유력 차기 총리 독립 신중론자
헤럴드경제

그린란드 차기 총리가 유력한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민주당 대표가 지난 12일(현지시간) 전날 치러진 총선 결과를 축하하는 지지자들과 인사하고 있다. [AP]



[헤럴드경제=김수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그린란드를 미국 영토로 병합하겠다는 야욕을 버리지 않고, 오히려 나날이 그 의지를 구체화하고 있다.

고율관세를 앞세워 캐나다에 미국의 51번째주 편입을 압박한 데 이어 그린란드를 합병하는 데 안보동맹체까지 끌어들이려는 심산을 내비쳤다.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현지시간) 백악관 집무실에서 마르크 뤼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사무총장을 만나 취임 당시 언급한 덴마크령 그린란드의 미국 병합을 다시 거론했다.

그는 “우리는 국제 안보를 위해 그것을 필요로 한다”며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이 반드시 이뤄질 것이라고 장담했다.

이에 뤼터 사무총장은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과 관련한 어떤 질문에도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나토를 거기에 끌어들이고 싶지 않다”며 피해갔다.

뤼터 총장은 중국이 북극 항로를 활용하고 있고, 러시아는 무력을 증강하는 상황에서 나토 회원국들이 쇄빙선 부족을 겪고 있다며 북극 안보 관련 화제는 피하지 않았다.

그는 “러시아를 제외한 7개 북극 국가가 미국의 지도력 아래 협력하는 것이 그 지역을 안전하게 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며 합병의 대안을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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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린란드



그러나 그린란드를 미국 주권 하에 두려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는 전혀 꺾이지 않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안보를 위해 그린란드가 꼭 필요하기 때문에, 나토가 어떤 식으로든 관여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라며 “이는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나아가 그는 “덴마크는 (그린란드에서) 아주 멀리 떨어져 있고 실제로 별 관련이 없다”며 “그들은 권리가 있다고 말하지만 사실인지 잘 모르겠다”고도 덧붙였다.

그린란드는 덴마크 자치령으로서 각종 재정 지원을 받고 있으나, 독립을 원할 경우 언제든 독립할 수 있는 위치에 있다.

11일 그린란드 총선 야당 깜짝 승리
한편, 지난 11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총선에서는 미국 편입을 거부하면서도 독립 속도조절론을 주장하는 군소정당이 예상 밖의 1위를 차지해 화제가 됐다.

트럼프 대통령이 편입 의사를 노골화한 상황에서 경제자립 없는 독립이 불러올 결과에 대한 두려움이 표출된 것으로 해석된다. ‘트럼프 변수’가 민심을 흔든 셈이다.

개표 결과에 따르면 야당인 중도 우파 성향의 민주당이 29.9%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전체 의회 31석 가운데 10석을 확보했다. 이 당은 직전 2021년 총선에선는 3석을 얻어 원내정당 중 의원 수 4위였다.

이번 총선의 2위는 또 다른 야당인 방향당으로, 8석을 얻었다. 2021년 4석에서 역시 약진했다. 3, 4위는 현 연립정부를 구성 중인 이누이트 공동체당과 전진당으로, 각각 7석과 4석을 얻었다. 두 당의 합산 득표율은 36.1%로 2021년 선거 당시 66.1%의 절반 수준이다.

일단 1위 민주당은 시간을 두고 그린란드의 독립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때까지는 경제발전에 집중하며 덴마크와 건설적 협력이 불가피하다고 본다.

민주당은 유권자 수가 가장 많은 수도 누크에서 36.5%로 압승을 거뒀다. 이 지역에는 덴마크와 관련이 깊은 유권자들이 몰려 있다.

차기 총리가 유력한 33세 옌스-프레데리크 니엘센 민주당 대표는 2021년 의회에 처음 입성한 정치 신인급이다. 그는 미국 편입을 거부한다는 의사를 분명히 밝혔으며 “트럼프 대통령의 접근 방식이 우리의 정치적 독립에 대한 위협”이라고 비판해왔다.

선거 직전 최종 TV 토론에서는 “트럼프가 발언하는 방식을 보면 우리는 더 강경한 어조를 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향후 과반 연립정부를 꾸려 미국 편입을 거부하면서 점진적인 독립 추구를 위한 경제 발전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총선은 트럼프 대통령의 자국 편입 의사를 노골적으로 밝힌 가운데 치러져 전 세계적인 관심을 받았다. 1월 발표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그린란드인의 85%가 미국 편입에 반대했다. 이번 선거에 출마한 6개 정당 가운데 5곳이 모두 독립을 지지한다는 점도 이런 여론의 흐름을 반영한다.

그러나 정당별로 독립 시기와 방법을 두고는 이견이 있었다. 폴리티코 유럽판은 독립 신중론을 펴온 민주당과 열렬한 독립 지지자이며 대미 협력을 주장하는 방향당이 나란히 1, 2위를 차지한 것은 향후 나아갈 길에 대한 그린란드인의 의견이 엇갈린다는 점을 방증한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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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소년이 지난 11일(현지시간) 그린란드 수도 누크에서 바다에 얼음덩어리를 던지고 있다. [AP]



트럼프 그린란드·캐나다·우크라 등 지역 매장 광물에 관심=
광물, 석유, 천연가스 자원이 풍부한 그린란드는 약 300년간 덴마크 지배를 받다가 1953년 식민통치 관계에서 벗어나 덴마크 본국 일부로 편입됐다.

이후 1979년 덴마크 의회에 의해 자치권을 처음 획득한 데 이어 2008년 11월 주민투표, 2009년 제정된 자치정부법을 통해 외교, 국방을 제외한 모든 정책 결정에 대한 자치권을 이양받았다.

자치정부법에 따라 그린란드는 주민투표를 통해 독립을 선언할 수 있다.

풍부한 자원에도 악천후 등 어려움으로 개발이 부진해 덴마크에서 받는 연간 5억 유로(약 7550억원) 상당의 보조금에 크게 의존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2기 취임 전부터 그린란드 매입 의사를 밝혀왔다.그는 앞서 “국가 안보와 전 세계 자유를 위해 미국은 그린란드의 소유권과 지배가 절대적으로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또 첫 번째 임기였던 2019년 이후 꾸준히 그린란드를 매입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혀왔다.

지난 4일 의회 연설에서도 그린란드 국민들을 향해 “여러분이 스스로 미래를 결정할 권리를 강력히 지지한다”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린란드에 대한 관심을 꺾지 않는 배경에는 그린란드에 매장된 풍부한 광물자원, 북극 항로의 부상 등을 고려한 것으로 해석된다.

북극해에 위치한 세계에서 가장 큰 섬인 그린란드는 석유와 가스, 희토류 광물 등 천연자원이 매장돼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맥락에서 캐나다와 우크라이나의 광물자원에도 눈독을 들이고 있다.

이에 2기 취임 전부터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합병하기를 원한다고 말했으며 최근에는 고율관세를 내세워 편입을 압박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천연자원 개발 지분을 갖기 위한 광물협정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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