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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 한 마리 죽은 건데 유난”…이혼 결심한 아내, ‘펫로스 증후군’ 뭐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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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일경제

가수 은지원이 지난해 10월 KBS2 예능프로그램 ‘동물은 훌륭하다’에 출연해 반려견을 떠나보낸 기억을 떠올리며 눈물을 흘렸다. [사진 = KBS2 방송화면 갈무리]


펫로스 증후군을 이해해 주지 않는 남편의 폭언에 이혼을 결심한 아내에게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반려동물 양육 인구가 증가하면서 펫로스 증후군이 사회문제 중 하나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14일 YTN 라디오 ‘조인섭 변호사의 상담소’에서는 최근 반려견을 떠나보낸 뒤 펫로스 증후군 겪고 있다는 A씨의 사연을 다뤘다.

결혼한 지 3년차라는 A씨는 “결혼 전부터 자식처럼 키우던 강아지가 있었다. 강아지를 위해서라면 뭐든 할 수 있을 정도로 정말 사랑했다”며 “그런데 얼마 전에 무지개다리를 건넜다. 이런 상실감은 처음 느껴 봤고 회복이 안 될 정도로 깊은 슬픔에 빠졌다”고 말했다.

A씨의 증상은 아끼던 반려동물이 죽은 후 우울감이나 공허함, 자책감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펫로스 증후군이다. 반려동물을 어엿한 가족 구성원으로 여기는 사례가 늘면서 펫로스 증후군도 확산하는 추세다.

정운선 경북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지난 2023년 반려동물을 떠나보낸 보호자 137명 중 76명(55%)이 슬픔반응평가(ICG)에서 중등도 기준점(25점)을 초과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반려동물 장례시장은 지난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해마다 30% 가까이 성장했고, 펫로스 증후군 관리를 위한 심리상담 프로그램도 곳곳에서 나오고 있다.

펫로스 증후군 극복을 위해서는 정신건강의학과 상담과 항우울제·항불안제 복용이 긍정적인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 반려동물의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충분히 아파하고 그리워하는 애도 기간을 가지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변인들도 반려동물의 사망을 가족의 사망과 동일시하고 위로해 주는 마음가짐이 필요하다. 이 과정에서 다른 동물을 대신 키우라는 조언은 삼가야 한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A씨의 남편도 한동안 A씨를 위로해 주는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A씨가 강아지 이야기를 하면서 시시각각 눈물을 흘리자 “고작 개 한 마리 죽은 건데 유난인 거 아니냐, 솔직히 강아지가 없으니까 냄새도 안 나고 돈도 안 들고 좋다”는 발언을 했다는 것이 A씨의 주장이다.

A씨는 피가 식는 기분을 느꼈다. 결국 두 사람은 크게 싸웠다. 남편은 한 달 동안 집을 나갔다. 그러다 집으로 돌아온 남편은 회사 일로 스트레스가 커서 말이 심하게 나왔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부부의 관계는 예전 같지 않아졌다.

남편은 새로운 강아지를 입양하자고 제안했고 마음의 준비가 되지 않은 A씨는 거절했다. 남편은 화를 내며 다시 집을 나갔고 그렇게 별거가 시작됐다. A씨는 남편에게 이혼을 요구했지만 남편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입장이다.

손은채 변호사는 “단순히 ‘반려견이 죽었는데 남편이 공감해 주지 못했다’를 재판상 이혼 사유로 주장하기 조금 어려울 것 같다”며 “일시적으로 부부간 화합을 저해하는 사정이 있다는 것만으로 바로 이혼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나 “남편은 협의 이혼에는 동의하지 않으면서 먼저 집을 나가서 별거 상태를 유지하고 딱히 관계를 개선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며 “상대방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불신을 그대로 유지한 채 부부 간 갈등을 일시적으로 참고 있는 상태라면 혼인을 계속하기 어려운 중대한 사유가 있다고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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