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렙 직원들의 근무 환경. (사진=그렙) |
[이데일리 김경은 기자] 푸른 바다가 보이는 창가와 고즈넉한 분위기의 정원, 그리고 ‘나만 없는 고양이’까지. 정보기술(IT) 기업 ‘그렙’ 직원들이 일하는 풍경이다. 그렙은 코로나19가 본격화한 2020년 이후 현재까지 100% 비대면 근무를 이어오고 있다. 단순한 재택근무가 아니라 집이든 카페든 아니면 어느 여행지든 원하는 곳에서 자유롭게 일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비대면 근무를 위한 최신 노트북, 모니터 등 업무 장비 지원은 기본이다. 각자 근무지에서 일할 때 필요한 개인 업무 용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1인당 20만원을 지급한다. 여기에 업무 역량 강화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과 스터디 참가, 도서 구입비용도 지원한다. 직무와 연관이 있거나 자기개발과 관련된 도서의 경우는 지원비용의 제한이 없다.
비대면 근무에 따른 소통 부재나 업무 효율 저해 등의 문제를 방지하기 위한 시스템도 마련했다. 효율적인 협업을 위해 오전 10시부터 정오, 오후 2시부터 5시까지는 모두가 집중해서 일하는 ‘코어 타임’으로 설정했다. 그 외 시간은 자유롭게 출퇴근 및 근무시간을 조율할 수 있다. 매월 첫째 주 금요일에는 전 직원이 참여하는 ‘그렙 타임’을 열어 전사 소식을 공유하고 의견을 주고받는다.
신규 입사자를 위해서는 멘토·멘티 제도를 운영 중이다. 멘티 자기소개에 댓글 남기기, 오프라인에서 만나 식사하기, 회사 캠퍼스에서 같이 근무하기 등 미션을 주고 이를 수행하기 위한 예산 30만원을 회사에서 지원한다.
그렙 관계자는 “입사하는 순간부터 비대면 근무가 시작되기 때문에 신규입사자는 소속 팀 동료와도 친해지는 데 어려움이 있었다”며 “이를 방지하기 위해 멘토링 제도를 신설해 신규 입사자를 집중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AI 프롬프트 경진대회 등 사내 행사를 통해 업무상 접점이 없던 동료와도 친분을 쌓을 기회를 마련했다”고 전했다.
그렙이 출산한 직원들에게 선물하는 ‘기저귀 케이크’. (사진=그렙) |
그렙은 직원들의 일·생활 균형에도 앞장서고 있다. 매년 12월 26일부터 31일까지를 겨울방학으로 지정해 유급 휴가를 제공한다. 새로운 한 해를 준비하기 위한 휴식 기간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장기 근속자에게는 추가 휴가도 주어진다. 3년 근속 시에는 백화점 상품권을 지급하며 5년 근속은 유급휴가 10일, 10년 근속은 유급휴가 20일을 제공한다.
일·가정 양립을 위한 제도도 개선해 나가고 있다. 지난해까지는 직원이 출산하면 경조금 50만원을 지급했으나 올해부터는 두 배 늘린 100만원을 지급한다. 아기 옷과 기저귀 등을 케이크 형태로 포장한 ‘기저귀 케이크’도 배송해준다.
그렙 관계자는 “비대면 근무 환경에서도 구성원의 직무 역량이 정체되지 않도록 인적자원개발(HRD)에 신경쓰고 있다”며 “회사와 구성원 모두가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업무환경을 조성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2016년 설립한 그렙은 개발자 교육·평가·채용 플랫폼 ‘프로그래머스’와 국내 최대 온라인 시험 감독 솔루션 ‘모니토’ 등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574개 기업이 프로그래머스의 코딩 테스트를 활용했으며 모니토를 통해서는 3616개의 시험이 진행됐다. 그렙은 2019년부터 미국 지사를 설립해 글로벌 개발자 교육 플랫폼인 ‘비욘드캠퍼스’도 운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