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관세 강행과 오락가락 행보 속에 미 경제활동의 약 70%를 차지하는 핵심 변수인 소비가 급격히 후퇴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미시간대가 14일(현지시간) 발표한 3월 소비자태도지수는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고, 예상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은 2년 4개월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AP 뉴시스 |
미국의 3월 소비심리가 급격히 후퇴하면서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최저 수준으로 추락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는 사전에서 가장 아름다운 단어”라며 관세 정책을 강행하는 가운데 소비심리가 급락했다.
아울러 소비자들은 관세가 인플레이션(물가상승)을 자극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미시간대가 14일(현지시간) 공개한 3월 소비자태도지수에 따르면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 걱정과 주식 시장 급락 충격 속에 비관으로 급격히 돌아서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미시간대의 3월 소비자태도지수는 57.9로 전월비 10.5% 급락했다.
CNBC에 따르면 시장이 전망한 63.2를 크게 밑돌았다.
3월 소비심리는 지난해 3월에 비해서는 27.1% 낮은 수준으로 2년 4개월 만에 최저를 기록했다.
소비자들은 현재가 아닌 앞으로 닥칠 미래를 더 크게 걱정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현재여건 지수는 전월비 3.3% 하락에 그쳤지만 미래여건 지수는 15.3% 급락했다. 지난해 3월에 비하면 미래 전망에 대한 불안감이 30% 높아진 것으로 확인됐다.
인플레이션 우려는 트럼프 관세전쟁이 심화하는 가운데 고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일부터 철강과 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물리기 시작했고, 유럽연합(EU)이 위스키를 비롯한 미 제품에 50% 추가 관세로 보복하자 EU 와인 등에 200% 관세를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소비자들은 인플레이션이 급등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소비자들이 예상하는 1년 뒤 인플레이션은 2월 전망치보다 0.6% p 뛴 4.9%로 치솟았다.
예상 인플레이션 4.9%는 역시 2022년 11월 이후 2년 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중기 전망도 비관적이었다.
소비자들은 5년 뒤 인플레이션도 3.9%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한 달 사이 0.4% p 높아졌다. 이는 1993년 2월 이후 32년 1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부문 책임자 조앤 슈는 “많은 소비자들이 정책과 기타 경제 요인들을 둘러싼 높은 수준의 불확실성을 지적했다”면서 “미 경제정책이 수시로 오락가락하면서 소비자들이 자신의 정책 선호도와 관계없이 미래 계획을 짜는 것이 매우 어려워지고 있다”고 말했다.
슈에 따르면 공화당, 민주당, 중도층 관계없이 모든 소비자들이 2월 이후 전망이 약화됐다고 답했다.
특히 민주당과 중도층 소비자들의 비관이 강화됐다.
공화당 지지자들의 기대지수는 10% 둔화된 반면 민주당은 24%, 중도층은 12% 약화됐다.
소비심리는 지난해 12월 이후 22% 약화됐다.
한편 뉴욕 증시는 저가 매수세가 몰리면서 일제히 큰 폭으로 올랐다.
마감을 약 2시간 앞두고 나스닥이 2% 넘게 뛰면서 1만7674를 기록했고, 다우존스산업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각각 1.3%, 1.7% 상승했다.
엔비디아는 4.8달러(4.2%) 급등한 120.38달러, 테슬라는 8달러(3.3%) 뛴 247달러에 거래됐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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