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의 당위성을 둘러싼 20대 청년들의 인식이 보수, 진보에 따라 극명하게 갈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20대 보수는 야당에 대한 반감이 윤 대통령에 대한 지지로 이어진 반면 20대 진보는 대통령 지지자들과 대통령 부인에 대한 반감이 대통령에 대한 반감으로 이어졌다.
동아일보 취재팀은 윤 대통령을 지지한다는 보수 20대 청년 30명, 반대한다는 진보 20대 청년 30명 등 총 60명을 대상으로 10∼11일 심층 인터뷰를 진행했다. 이들이 어떤 계기로 집회 현장에 나오게 됐는지, 어떻게 지금의 생각을 갖게 됐는지 살펴봤다. 그 결과 특정 대상을 향한 ‘분노’가 청년들을 광장으로 이끈 것으로 나타났다.
심층 인터뷰 결과, 20대 보수와 진보를 탄핵 반대와 찬성으로 이끈 결정적 사건은 서로 달랐다. “탄핵에 대한 입장을 정하게 된 결정적인 사건이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보수 청년들은 대부분 ‘한덕수 국무총리의 탄핵소추안 통과’를 꼽았다. 야당이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해서도 탄핵을 언급하는 것을 보고 화가 났다는 청년들도 많았다.
진보 청년들은 ‘서울서부지법 난입 사태’의 영향을 많이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윤 대통령을 지키기 위해 법원에 난입해 물건 등을 부순 지지자들에 대한 반감이 대통령 탄핵 찬성으로 이어졌다고 했다. 김모 씨(27)는 “윤 대통령이야말로 전 국민을 위험으로 몰아세운 사람”이라며 “그런데 그 사람을 지키겠다고 수십 명이 폭력을 행사하고 그들을 옹호하는 대통령의 모습을 보며 탄핵 지지를 결심했다”고 밝혔다. 이 외에 ‘김건희 여사 디올백 수수 의혹’과 명태균 게이트’ ‘의대 증원 정책’도 탄핵 찬성의 이유로 꼽혔다.
20대 보수·진보는 각각 야당과 대통령에게서 탄핵 정국의 원인을 찾고 있었다. 보수는 ‘부정선거’ ‘줄탄핵’ ‘자유민주주의 수호’를 주요 키워드로 꼽았다. 진보는 ‘불통’ ‘무능력’ ‘헌법 질서 파괴’를 언급했다. 보수와 진보 모두 ‘독재’란 키워드도 꼽았으나 보수는 “거대 야당의 입법 독재”를, 진보는 “대통령 거부권 남용과 체포 불응 독재”를 지적했다.
특별취재팀
▽팀장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팀원 소설희 이수연 조승연 천종현 최효정 기자
이상환 기자 payback@donga.com
소설희 기자 facthee@donga.com
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조승연 기자 cho@donga.com
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최효정 기자 hyoehyoe22@donga.com
ⓒ 동아일보 & donga.com,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