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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년차 가수 김용빈, ‘미스터트롯’ 첫 도전서 대역전극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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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미스터트롯3’ 결승 생방송 문자 27% 얻어
인생곡 나훈아 ‘감사’, “듣자마자 내 얘기...처음 눈물 흘려”
“작년 세상 떠난 할머니 곁에 있다 생각...무대 떨리지 않아”
조선일보

13일 막을 내린 ‘미스터트롯3′ 최종 진 김용빈. 팬들을 가리켜 ‘내 심장’이라 표현하는 그는 감사하는 마음으로 커다란 손 하트를 만들어 보였다. 김용빈은 상금 3억원에 대해 “어머니 대신 저를 키워주시느라 당신은 체육복만 입고 다니시면서 모든 걸 내주신 고모께 먼저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다”고 말했다. /장련성 기자


“아직도 꿈꾸고 있는 것 같아요. 20년간 노래했지만 데뷔하고서 1등이란 걸 처음 해봤거든요. ”

13일 방송된 TV조선 ‘미스터트롯3’ 최종 진(眞)에 발탁된 트로트 신동 출신 22년 차 현역 김용빈(33)은 발표 뒤 받은 트로피를 바라보면서 “진짜 저 맞는 거죠?”라고 되물었다.

‘인생곡’으로 진행된 이날 결승은 마스터 점수 1500점, 온라인 응원 투표 300점, 실시간 문자 투표 1200점 등 총 3000점 만점으로 평가했다. 나훈아의 ‘감사’를 선곡한 김용빈은 마스터 평가에서 딱 10점이 모자란 1490점(2위), 온라인 응원 투표 300점(1위)을 받았다. 마스터 15명 전원에게 100점을 받아 1500점(1위)을 기록하고 온라인 290점(2위)을 받은 손빈아와 중간 집계에서 공동 1위. 하지만 이날 생방송과 동시 진행하며 206만1890건이 쏟아진 문자 투표에서 유효표 164만1378표 중 무려 44만3256표를 받아 27.01%의 득표율로 최종 1위에 올랐다. 박우철의 ‘연모’를 선곡한 손빈아는 방송 중 공개된 마스터 점수 최고·최저점에서 모두 100·100을 기록하며 미스·미스터트롯 사상 최초의 기록을 썼지만, 결국 문자 투표에서 34만6462표를 받아 득표율 21.11%로 선(善)에 올랐다. 미(美)는 나훈아의 ‘공’으로 중간 순위 6위에서 국민 투표로 3위로 점프한 천록담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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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 진 김용빈/TV조선


김용빈은 결승 생방송을 앞두고 바짝 긴장해 며칠 동안 죽만 겨우 삼켰다고 했다. 그는 이날 어린 시절 이혼한 부모를 대신했던 할머니와의 생전 추억이 담긴 영상과 그가 노래하는 모습에 하염없이 눈물 흘리던 고모의 얼굴이 나오자, 입술을 부르르 떨며 겨우 참아냈던 눈물을 왈칵 쏟아버렸다. 가사 속 ‘바람만 스쳐가도 아팠던, 숨어 울던 지난 세월’처럼 눈물로 얼룩져 벌게진 두 눈은 1등 발표 소식에 놀라 핏기마저 사라진 창백한 얼굴에 더 대비됐다.

“이렇게 문자 투표 많이 해주신 국민 여러분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집에서 지켜보고 있을 가족들 너무 감사합니다. 저희 할머니가 이 모습을 보셨더라면 너무 행복해하셨을 것 같습니다.” 항상 웃는 표정 속에서도 어딘가 그림자가 드리워 있던 김용빈의 얼굴은 이날만큼은 환한 웃음으로 빛났다. 눈가에 고여 있던 눈물은 조명에 반사돼 더욱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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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 진 김용빈/장련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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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 진 김용빈 / 장련성 기자


김용빈은 생방송 직전 진행한 인터뷰에서 “트로트 수백 곡을 외우고 있지만, 나훈아 선생님의 이 노래를 듣는 순간 처음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말했다. 7년이란 공백기를 가지며 나서지 못했던 시간들과 말할 수 없는 아픔을 노래로 풀었던 마음 등, 가사가 그의 인생과 빼닮았다고 했다. “나는 노래를 하면 안 되는 사람인가… 라고 심각하게 고민했습니다. 좌절하고 벽에 부딪히는 많은 후배들한테 연락이 올 때마다 ‘굳건한 의지만 있다면, 언젠간 대중이 네 진심을 알아줄 것’이라고 조언했지만 제 숙제가 되니 ‘노래 그만할까’라는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그는 “미스터트롯3에 나와서 아픔의 기억으로 여러분 앞에 노래하고, 또 사랑 덕분에 이 자리에 오른 감사함으로 노래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날 ‘미스터트롯3’ 최종회 시청률은 전회 대비 무려 3%p 상승한 19.1%를 기록하며 자체 최고를 경신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인 19.6%를 기록한 순간은 김용빈이 고향 대구에 내려가 고모와 함께 지난해 6월 세상을 뜬 할머니에 대한 추억 등을 나누는 장면이었다.

“우리 용빈이가 미스터트롯 무대에 서는 게 소원”이라는 할머니의 뜻을 이루기 위해 참가한 경연이었지만, “지원하겠다”는 말씀만 드린 채 끝내 할머니는 손주가 무대에 서는 모습을 보지 못했다. 김용빈은 “할머니가 돌아가시기 전 말씀을 거의 할 수 없는 상태셨는데 기어이 목소리를 내셔서 ‘내가 죽어서도 옆에서 네가 가수로서 성공할 수 있게 도와주겠다’고 말씀하셨다”고 했다.





김용빈은 “무대 오르기 전에 항상 ‘할머니, 옆에 있어 줘’라고 되뇌다 보니 이번엔 한 번도 떨지 않았다”면서 “할머니가 늘 보고 있다는 생각에 언제나 할머니 앞에서 그랬듯 저만의 노래, 내가 하고 싶은 노래 하고 내려오겠다는 마음으로 노래했다”고 말했다. 마스터 점수가 평에 비해 좋지 않았던 적도 있었지만 단 한 번도 원망하거나 실망하지 않았다고 했다. 예심 ‘애인’부터 대장전 ‘연인’ 준결승 ‘앉으나 서나 당신 생각’ ‘타향살이’ 결승 ‘감사’까지 스스로가 선생이자 학생이 돼 자신만의 스타일로 연구해 선보였다.

20년 넘게 정통 트로트를 파고든 의지와 지독한 완벽주의는 결국 대중의 마음을 움직였다. 음색, 표정, 눈짓, 입 모양, 가사, 발음 하나하나 직접 촬영해보며 스스로 교정해 나갔다. 팀전 ‘꿈속의 사랑’의 경우 흘기는 눈웃음, 어깻짓, 발끝 동작 하나하나 모두 수백 번 연습하고 계산했다고 했다.

김용빈에게 진짜 ‘꿈’이 무어냐 물었다. “몸이 아프지 않는 이상 저를 찾아주시면 언제든지 가서 노래를 오랫동안 하고 싶다”고 했다. 그는 “태어난 지 열흘 만에 40도까지 되는 고열로 죽을 뻔했던 존재”였다며 “인큐베이터에서 살다시피했던 아이가 가족들의 보살핌으로 겨우 생명을 잇고, 픽픽 쓰러지다가도 마이크만 쥐어주면 일어나더니, 이렇게 노래로 여러분 앞에 다시 태어났다”고 비로소 환하게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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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터트롯3진선미 등 톱7. 맨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춘길, 손빈아(선), 김용빈(진), 천록담(미), 추혁진, 최재명(한류스타상), 남승민/TV조선


김용빈은 상금 3억원과 각종 부상을 받았고, 선과 미도 예년과 달리 각종 부상을 받았다. 4위는 춘길, 5위 최재명, 6위 남승민, 7위 추혁진이 차지했고 최재명은 ‘미스터트롯재팬’ 마스터인 다카하시 요코가 뽑은 특별상(한류스타상)을 받았다.

[최보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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