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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찾은 미 특사…‘휴전 매듭’ ‘빈손 귀국’ 갈림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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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러시아 모스크바 크렘린궁에서 알렉산더 루카셴코 벨라루스 대통령과 회담을 마치고 자리를 옮기고 있다. EPA연합뉴스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합의한 ‘30일 휴전안’을 두고 미국과 러시아의 본격적인 대화가 시작됐다. ‘원론에 동의, 각론에 이견’을 선포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스티브 위트코프 미국 중동 특사가 어떤 카드로 러시아를 협상 테이블에 끌어올 것인지에 대해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푸틴 대통령과 위트코프 특사의 만남은 13일(현지시간) 밤 비공개로 진행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금 러시아에서 위트코프 특사 등이 진지한 논의를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마이크 왈츠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위트코프 특사와 정보를 교환하고 있으며, 이를 토대로 트럼프 대통령이 다음 협상 방안을 고민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러시아와 나눈 세부적인 협상 내용은 공개되지 않을 것이며, 현 상황에서 협상을 “신중하지만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고 했다. 타스통신은 14일 위트코프 특사가 모스크바를 떠났다고 보도했다.

양국이 한 차례 접촉으로 원만한 접점을 찾을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위트코프 특사를 만나기 전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마련한 휴전 안에 대해 “휴전 자체는 옳고 우리는 확실히 이를 지지하지만 논의해야 할 문제들이 있다”며 여지를 남겼다. 당장 휴전을 거부하진 않았지만, 세부사항을 둘러싼 이견을 드러내며 추가 협상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편 것이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푸틴이) 휴전을 지연시키거나, 나아가 달성할 수 없게 하는 여러 조건을 제시했다”고 평가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도 “(휴전은) 우크라이나군을 위한 일시적 휴식일 뿐 그 이상은 아니다”라며 미·우크라이나가 마련한 합의안을 평가절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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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왼쪽)이 13일 우크라이나 키이우의 무슬림 센터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하고 있다. AP연합뉴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반감을 드러냈다. 그는 푸틴 대통령의 휴전안에 대한 반응이 “매우 교묘하고 예측 가능했다”면서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전쟁을 계속하고 싶다고 직접 말하기 두려워 사실상 휴전안을 거부하려는 방안을 찾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를 협상장으로 끌어낼 미국의 카드에 이목이 집중된다.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돈바스(도네츠크와 루한스크) 지역을 러시아에 넘기는 방안도 공식 거론됐다. 왈츠 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돈바스 지역이나 러시아인이 많이 사는 일부 지역이 러시아에 넘어갈 것이라는 관측이 틀렸는가’라는 진행자의 질문에 “틀리지 않았다. 우리는 그 모든 것을 러시아·우크라이나 대화 상대방과 논의 중”이라고 답했다.

러시아가 선제적으로 제재 완화를 요청할 가능성도 제기됐다. 로이터통신은 이날 러시아 산업·무역부가 각 기업에 어떤 제재를 시급히 해제했으면 하는지 자국 기업에 의견을 조회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미국이 러시아 국영 가스업체 가스프롬과 협력 방안을 모색 중이라고 전했다. 앞서 파이낸셜타임스(FT)도 유럽 행 가스관 ‘노드스트림2’ 재개를 두고 양국의 물밑 논의가 있었다고 밝혔다.

대화는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과 통화할 의사가 있다고 밝혔고, 트럼프 대통령은 “만나 이야기하고 싶다”고 화답했다. 이날 푸틴 대통령은 무함마드 빈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와 통화하면서 사우디의 중재 노력에 감사를 표했고, 빈살만 왕세자는 “대화 촉진과 정치적 해결을 위한 모든 계획을 지원한다”는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고 사우디 외교부가 밝혔다.

조형국 기자 situatio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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