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서울=뉴스1) 박소은 기자 = 제21대 대통령 후보 선출을 위한 당내 경선에 나선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최근 부정선거 담론에 손대고 폭력 사태를 방조하며 보수 진영의 한계성이 드러났다"고 14일 진단했다.
이어 "국민의힘은 외연을 확장할 의지가 없기 때문에 선거에서 연대할 생각이 전혀 없으며, 이번 선거에서 집권하지 못하면 민주당에서 즉각 '위헌정당해산심판'을 걸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지난 1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뉴스1과 만나 오는 조기대선 전망을 묻는 질문에 "지적 능력이나 논리성이 떨어지는 후보가 설 공간이 갈수록 없어진다고 생각한다"며 본인의 경쟁력을 강조했다.
다음은 이 의원과의 일문일답.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 도중 미소를 보이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아무래도 최고 관심사는 조기대선이다. '이기기 위한 전략'이 있나.
▶대한민국은 지금 어떤 지도자를 갖느냐에 따라 완전히 다른 방향으로 갈 수 있다. 두 가지를 꼽고 싶다. 과학기술 분야를 이해하고 있느냐, 글로벌 환경 속에서 역할을 할 수 있느냐다.
-구체적으로 말해본다면.
▶트럼프 대통령이 득세한 이후 미국에 대한 이해가 높지 않으면 지도자 역할을 잘하기가 어려워졌다. 많은 분들이 까먹는데 제가 하버드 출신이다. 자랑하는 것 같아 언급하진 않았지만 이제는 냉정하게 국가를 위해 이런 걸 사용해야 한다고 본다. 여의도 바닥에서는 서울대 법대 나오는 게 정치에서 활용될 수 있지만 그건 국내용이다. 대한민국에서 율사 출신들이 전문성을 갖고 있는 건 남을 감옥에 넣거나 스스로를 방탄하는 거다. 국제적으로는 아무 쓸모가 없는 능력이다. 미국 워싱턴에 가면 아이비리그와 하버드 출신이 중요한 위치에 있다. 대한민국도 외교의 공간에서 그런 걸 활용할 수 있는 세대가 올라오고 있다.
-정국이 어지럽고 혼란스럽다.
▶완전히 시대를 전환해야 한다. 대한민국이 과거 유교 사회처럼 당파 싸움을 하고, 한쪽을 숙청하고, 새 팀이 들어오는 그런 수준의 물갈이는 안된다고 본다. 저한테 누군가는 '왜 그렇게 둥글게둥글게 하지 않나', '싸가지 없다'고 한다. 둥글게 못해서 안 하는 게 아니라, '좋은 게 좋은 거지'라는 풍토가 대한민국을 앞으로 못 나가게 하는 거라서 그렇다.
-보수 지지층들이 이준석을 전략적 선택의 대안으로 볼까.
▶냉정하게 3자 구도가 대한민국에서 몇 번 있었다. 지난해 동탄 선거의 교훈을 들어보자. 동탄이 원래 민주당 지지가 65% 정도 나오는데 39%로 떨어졌고, 국민의힘이 35%가 나오는데 17%로 떨어졌다. 즉 연성 국힘·민주당 지지층은 선택지가 두 개일 때는 조금 더 빨간 쪽, 조금 더 파란 쪽으로 가지만 세 번째 대안이 있을 때는 그 공간이 신축적으로 움직인다고 본다. 이번 조기대선이 펼쳐진다면 비슷한 신축성이 있을 것이다.
-다른 당에서 연대하자고 한다면. 얼마 전에 '태극기와 절연과 같은 자성의 목소리가 있으면 대화할 수 있다'고 했는데.
▶국민의힘이 그렇게 안 할 것이란 확신이 있기 때문에 그렇게 말했다. 확장을 해나갈 의도가 있다면 (국민의힘이) 지금 저렇게 안 할 것이다.
-대선 후 정치 질서가 재편되면서 보수가 통합될 거라는 전망도 있다.
▶가정법으로 얘기하는 거다. 국민의힘이 지금 스탠스(입장)를 버리지 못하고 탄핵과 비상계엄에 대해 옹호하는 입장을 가져간다고 했을 때, 만약에 국민의힘이 집권하지 못했을 때 바로 정당 해산 심판을 걸 거다. 만약 민주당이 집권하는 상황이 생기면 국민의힘이 굉장히 골치아플거다.
-어떤 이유로 정당 해산 심판을 걸 것인가.
▶예전에 이석기 전 의원의 통합진보당이 정당해산된 적 있다. 강연에서 내란음모를 했다는 것이다. 그 정도의 내란음모예비죄로 정당이 해산될 수 있다. 만약 민주당이 집권하면 6명의 헌법재판관이 흔히 말하는 국민의힘이 싫어하는 성향으로 채워질 거다. 그게 얼마나 무서운 거냐면 지역구 의원이 다 날아간다. 그 바구니에(국민의힘에) 같이 담겨있기도 어렵고, 탈출하자니 배신자 담론이 나오고. 의원들 입장에선 굉장히 스트레스 받을 거다.
-그런 상황이 되면 이준석이 그동안 외쳤던 목소리가 주류가 될 수 있나.
▶보수정당이 이제는 한계성을 드러냈다고 본다. 손대면 안 될 걸 손을 댄 거다. 부정선거 담론이라든지 (서부지법 사태 같은) 폭력적 행위에 손을 대기 시작하는 순간 정상 상태로 돌아오는 게 어려울 거다. 한동훈이라는 사람이 반기를 드는 것 같다가도 결정적일 때 (윤 대통령에게) 90도 인사하는 이유는 한계성을 느끼기 때문이다. 더 큰 충격요법 외에는 변화가 불가능하다.
-대선 기대감을 높이려면 좋은 공약이 있어야 할 것 같다.
▶'기준국가제'를 제시하려고 한다. 지금까지는 규제를 너무 복잡하게 다뤘다. 예를 들어 IT 분야에서 미국을 기준국가로 삼으면, 미국에서 현행법상 할 수 있는 건 한국에서도 다 할 수 있게 푸는 거다. 바이오 연구나 생명윤리는 일본의 기준을 따라가면 좋다. 경쟁이 되고 타깃이 될만한 기준국가를 잡아서 규제를 일괄 해제하면, 규제 때문에 IT 기업이 미국으로 가는 일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다.
-기준국가제 시행시 기대 효과가 있다면.
▶지금까지는 샌드박스 제도로 해서 기업별, 분야별로 각자 접근하고 해결했다. 일괄로 네거티브 제도를 하는, 한마디로 간편하게 규제를 정리하는 방법이다. 미국과(경쟁국가) 한국 양국 규제 기준이 동일해야 대한민국에서 성공한 사업이 미국에 넘어가기도 좋다. FTA만큼이나 중요한 게 규제에 대한 통일이다. 그게 정비되면 한국과 미국의 인적 교류도 활성화될 수 있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이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뉴스1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2025.3.12/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
-이준석표 개헌안은 없나.
▶임기단축 3년은 안한다. 대통령이 된다면 5년간의 대한민국 청사진을 가지고 해야 한다. 3년짜리 대통령 말을 누가 듣겠나. 이외에도 권력구조 개편 같은 얘기는 60일이라는 대선기간 동안 논의되기 어렵다. 그리고 경제정책은 '이게 낫다'는 평가가 가능하지만, 개헌안은 '이게 낫다'고 평가받을 게 없다. 창의적이지도 않다.
-이재명 대표를 평가해본다면.
▶약점이 많은 후보다. 인간적 약점이라기보다 설익은 정책을 많이 얘기한다. 정치적 동력으로 삼는 게 과거 성남시장이다. 성남시는 전국에서 교부금 받지도 않고 운영되는 대여섯개 지자체 중 하나다. 이 대표가 보여준 행정능력은 부자동네에서 돈을 낭비하지 않고 쓴 정도다. 기축통화국 얘기, 잼비디아(K-엔비디아 지분 30% 국민 공유 논란) 등에서 취약성이 드러난다. 윤 대통령과의 선거에선 무능이 드러나지 않았지만 제대로 하지 않으면 된통 당할거다.
-보수 지지층들에서 오세훈 서울시장,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의 지지세가 보이는데.
▶오 시장은 무난하고 시장으로서의 행정경험이 있다. 다만 여의도 경험이 적고 당직을 맡은 적이 없다. 인지도가 높아 장점이 크다고 생각한다. 김 장관 지지율은 관성이다. 어느 시기나 보수 정당은 1등을 하는 후보가 있다. 언젠가는 황교안, 언젠가는 김무성이고 지금은 김문수다. 보수가 약간 왕당파적인 경향은 있다. 어느 순간 한동훈 전 대표도 그걸 겪은 거다. 한 전 대표는 모든 사람이 검사 이력밖에 없는 걸 아는데 그걸 지우려고 한다든지, 윤 대통령에게 뭐라고 하다가 만나서 90도 인사를 한다든지. 자신감의 결여다. 본인이 계엄을 막아선 게 소신이라면 비슷한 결의 주장을 해야 하는데, 역동작에 걸려서 고생하고 있다.
-어떤 역동작인가.
▶김상욱 의원을 왜 내치나. 김 의원은 계엄 국면에서 가장 상징적인 인물이다. 그와 함께하지 않으려는 이유는 딱 한가지다. 어르신들에게 밉보이고 싶지 않아서다. 그게 무슨 새로운 정치인가.
-홍준표 시장도 있다.
▶반면 홍준표 대구시장은 단기전에서 굉장히 강한 능력을 보여준다. 메시지 능력이 탁월하기 때문이다. 그런 선거 능력 때문에 주목받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전 국민의힘 당대표)
1985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의원은 서울과학고를 거쳐 미국 하버드대 경제학·컴퓨터과학 학사학위를 취득했다. 2007년 저소득층 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무료 과외 봉사단체인 '배움을 나누는 사람들'을 출범시켰다. 한때 '박근혜 키즈'로 불리며 비교적 젊은 나이에 2011~2012년 새누리당(자유한국당 전신)의 비상대책위원, 2014년 혁신위원장을 지내 화제가 됐다. 2021년 36세로 헌정사 최연소 당대표로 선출됐으며, 이후 2024년 개혁신당을 창당했다.
인터뷰=최경환 정치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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