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박찬대 원내대표와 70여명 의원들이 13일 오전 서울 서초동 대검찰청 현관 앞에서 윤석열 대통령 석방이 부당하다며 검찰이 즉각 항고하라고 시위하고 있다. 변영욱 기자 cut@donga.com |
더불어민주당이 14일 최재해 감사원장과 이창수 서울중앙지검장 등 검사 3인 탄핵소추안이 헌법재판소에서 연이어 기각된 것과 관련해 당 차원의 별도 입장 표명을 하지 않았다. 대신 심우정 검찰총장의 윤석열 대통령 구속 취소에 대한 즉시항고 포기를 거듭 문제 삼으며 “명백한 탄핵 사유”라고 주장하고 나섰다.
민주당 법률위원장인 이용우 의원은 14일 “심 총장이 헌법과 법률을 위반한 게 너무나 명백하다”며 “탄핵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런 일들이 너무나 버젓이 계속 반복되고 있는데 책임을 묻지 못 했다”며 “국회의 탄핵 소추권을 정당하게 행사해서 향후 어떤 공무원이든 검찰이든 신중하게 움직이라는 시그널을 줘야 한다”고 했다.
민주당에서는 자당이 주도한 줄탄핵을 윤석열 정부 국정운영 탓으로 돌리기는 발언도 이어졌다. 이 의원은 “민주당이 아무 생각 없이 그냥 무조건 탄핵으로 간 건 아니다”라며 “탄핵을 안 했다면 그런 위법 사항들이 계속 그냥 뭉개지고 반복되고 갈 수도 있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은 “국민에게 정치적 탄핵을 받아야 하는 것은 민주당”이라고 반박하고 나섰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 “29번의 연쇄 탄핵 중 헌법재판소가 선고한 8건의 탄핵소추는 전부 기각됐다”며 “법리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오로지 장기 직무 정지를 목적으로 남발된 29번의 탄핵소추는 모두 국정 파괴 보복 탄핵이자 이재명 방탄을 위한 졸속탄핵이었던 것이 여실히 드러났다”고 했다.
권 원내대표는 “헌법을 중대히 위반해 탄핵받아야 할 대상은 감사원장과 검사들이 아니라 이재명 대표와 민주당”이라며 “최소한의 염치가 있다면 한덕수 국무총리와 박성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뺑소니 탄핵’을 신속하게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서도 줄탄핵에 대한 자성 목소리가 제기됐다. 김부겸 전 국무총리는 “우리도 분명히 사정이 있었고 결과적으로 탄핵을 남발했다는 비난을 받고 있다”면서 “그때그때 국민이 기대하는 만큼의 자신들의 잘못에 대해 사과하고 넘어갈 수도 있다”고 했다.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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