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챗GPT 달리 |
클라우드 관리 서비스(MSP) 사업 진출을 선언한 통신 3사(SK텔레콤, KT, LG유플러스)가 관련 인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MSP는 아마존웹서비스(AWS), 구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클라우드 서비스 공급자(CSP)의 인프라와 서비스를 대신 관리하고 최적화하는 역할을 수행하는 곳을 말한다.
국내 주요 MSP인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은 통신 3사의 MSP 시장 진출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막강한 자본력을 갖춘 대기업이 MSP 사업에 뛰어들면서 시장 내 경쟁이 격화할 수 있고 기존 MSP 사업자들의 수익성도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KT는 지난 13일까지 공공 클라우드 사업을 담당할 직원을 모집했다. KT는 해당 직원의 채용 우대 조건에 ‘MSP 사업 경험을 보유’라는 내용을 명시했다. 채용되는 직원은 공공 클라우드의 인프라를 설계하고, 고객 요구사항을 분석하는 업무를 맡게 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현재 별도 채용을 진행하고 있지는 않지만, 클라우드 분야를 맡고 있는 수십명의 직원 중 일부를 MSP 사업에 동원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LG유플러스는 이달 AWS와의 협력 계획을 밝혔는데, AWS의 클라우드 서비스를 관리하는 MSP 역할도 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의 MSP 서비스 운영 담당자 채용 공고./SK텔레콤 웹사이트 캡처 |
통신 3사가 MSP 사업을 진행하게 되면 그룹 내 클라우드 관리 수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게 되고, 기존에 진행하고 있던 사업들과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현재 통신 3사는 모두 자체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고, KT의 계열사인 KT클라우드는 CSP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현재 수익성이 저조한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은 대기업들의 MSP 시장 진출에 위협을 느낄 것으로 보인다. 메가존클라우드의 2023년 영업손실은 690억원으로 전년(346억원) 대비 2배 가까이 늘어났다. 같은 기간 베스핀글로벌은 1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메타넷티플랫폼은 흑자를 기록했지만 영업이익은 25억원에 그쳤다.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은 수익처 다변화를 위해 기업공개(IPO)를 통한 투자 유치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경쟁사들이 늘어나 수익 개선에 실패할 경우 IPO 과정에서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IDC에 따르면 메가존클라우드는 2023년 국내 MSP 시장 점유율 13.7%로 3위를 차지했다. 삼성SDS가 1위(23.9%)였고, LG CNS가 2위(23.6%)를 기록했다.
강명수 한국클라우드협회 상근부회장은 “자금력에 클라우드 인프라까지 보유한 대기업 계열사들은 기존에 있는 고객사를 MSP 영역으로 포섭하기가 쉽다”며 “통신 3사의 MSP 사업 진출이 메가존클라우드, 베스핀글로벌, 메타넷티플랫폼에 실질적인 위협이 될 수 있는 이유”라고 말했다.
김민국 기자(mansay@chosunbiz.com)
<저작권자 ⓒ chosunbiz.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