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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일 미 대사 지명자 “미군 주둔 비용 확대 확실히 요구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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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조지 글래스 주일 미국 대사 지명자가 13일 상원 외교위원회 인준 청문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 연합뉴스


조지 글래스 주일본 미국대사 지명자가 주일 미군 주둔 비용과 대일 무역적자 문제 해소를 위한 ‘강력한 청구서’를 예고했다.



글래스 지명자는 13일(현지시각) 상원 인사청문회에 앞서 외교위원회에 제출한 서면 답변에서 “(2차 대전 말기 미·일간 대규모 전투였던) 이오지마 전투와 제2차 대전 종전 80년을 맞아 두 나라 관계의 위대한 진화를 되새기는 것은 주목할 만한 일”이라며 “미국과 일본은 현재 가장 강력한 동맹국”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일본은 미국에 가장 많은 외국인 투자국이자, 제조업 일자리 50만개를 포함해 100만개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또 그는 자신의 가족들과 일본의 인연을 소개하며 친밀감도 강조했다. 그는 큰 아들인 고든과 며느리가 13년간 일본에 살았던 일을 소개했다. 또 자신의 손주가 일본에서 성장했던 점을 언급하며 “손주는 미·일 두 나라의 좋은 특성을 모두 갖고 있다”며 “특히 친절하며 사려 깊으면서도 채찍처럼 날카로운 사람이 되도록 하는 일본 교육의 산물”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그는 미·일간 현안과 관련해서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이미 예고한 대로 미국 우선주의에 기반한 철저한 거래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글래스 지명자는 이날 청문회에서 “미국은 일본이 주일 미군 주둔과 관련한 재정 부담을 늘려야 한다는 요구를 확실히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주일 미군 규모는 6만여명 정도인데, 일본 정부는 주둔 비용으로 14억달러(2조400억원)를 부담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미국과 일본은 2027년 방위비분담특별협정(SMA) 재협상이 예정된 만큼 트럼프 정부가 이를 기회로 삼아 분담금을 상당 부분 끌어올리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글래스 지명자는 주일 미군 주둔비용 협상 외에도 일본에 각종 ‘청구서’를 예고했다. 그는 최근 중국군의 위협이 더 강화됐다며 이를 견제하기 위한 비용이 “상당히 비싸졌다”고 강조했다. 또 “미·일 정부가 기능을 향상시켜야할 필요가 있는 무기 체계나, 지휘통제 체계들은 매우 비싼 비용이 들어가는 것들”이라고도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2기 정부가 추진하는 보편 관세를 통한 무역적자 감소에 관해서도 일본 정부와 까다로운 협상이 예상된다. 글래스 지명자는 “일본이 인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전 보장을 위해 역내 방어뿐 아니라 미·일 동맹과 미군에 대한 지원을 계속 늘리도록 하겠다"며 “또 일본과는 관세 문제뿐 아니라 미국의 대일 무역적자를 줄이기 위해 힘든 대화를 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글래스 지명자는 지난달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미국산 액화천연가스(LNG) 구매 확대’를 다짐한 것에 대해서도 “일본이 미국산 액화천연가스를 구매함으로써 대미 무역흑자와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의존도를 줄이겠다고 약속했다”고 일본 정부를 압박했다. 이날 글래스 지명자는 이시바 총리가 방미 당시 일본 국방비에 대해 “증액이 필요하다면 논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글래스 지명자의 태도는 일본 정부를 대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를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일 기자회견에서 “일본과는 흥미로운 거래가 있다. 우리(미국)는 일본을 지켜야 하지만, 일본은 우리를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것”이라며 “게다가 일본은 경제적으로 우리와 거래하며 막대한 이익을 얻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당선자 시절이던 지난해 12월 차기 주일 미국대사로 정한 글래스 지명자는 트럼프 집권 1기 때 주포르투갈 미국 대사(2017년 8월~2021년 1월)를 지냈던 인물이다. 부동산 관련 사업으로 성공한 사업가이기도 하다. 이에 대해 일본 아사히신문은 글래스 지명자의 발언과 관련해 “무역과 안보를 둘러싸고 대일 압력을 강화하겠다는 태도를 분명히 했다”고 풀이했다.



도쿄/홍석재 특파원



forchis@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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