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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만 끙끙 앓았는데, 알고보니 성병…남녀 모두 치료시 재발률 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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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아일보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지구촌 여성 3명 중 1명에 영향을 미치고 심할 경우 불임, 조산, 유산의 원인이 될 수도 있는 ‘세균성 질염’을 성병으로 봐야 한다는 새로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세균성 질염은 지금껏 여성만의 문제로 여겨졌다. 성관계 상대 남성은 치료를 할 필요가 없다는 게 일반적인 인식이다. 하지만 이를 성병으로 규정하면 양쪽이 다 치료 대상이며, 효과 또한 눈에 띄게 개선된다는 게 연구자들의 주장이다.

호주 모나시 대학교와 이 대학 산하 멜버른 성 건강 센터와의 연구자들이 5일(현지시간) 국제 학술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발표한 ‘세균성 질염 재발 방지를 위한 남성 파트너 치료’(Male-Partner Treatment to Prevent Recurrence of Bacterial Vaginosis)라는 제목의 논문에 따르면 남성 파트너를 함께 치료하는 것이 잘 낫지 않는 이 질환의 재발률을 낮추는 열쇠다.

연구를 주도한 카트리오나 브래드쇼(Catriona Bradshaw) 교수와 렌카 보드스트로칠(Catriona Bradshaw) 박사는 세균성 질염을 생식기 내 미생물 군집의 불균형을 해소하는 데 초점을 맞춘 현재의 표준치료로 인해 여성의 50% 이상이 항생제를 일주일간 투여하더라도로 3~6개월 내 재발한다고 지적했다.

세균성 질염은 ‘건강한’ 박테리아인 락토바실이 ‘나쁜’ 박테리아로 대체돼 분비물과 냄새 같은 증상을 유발한다. 대개 합병증을 겪지 않는다. 하지만 드물게 골반 염증성 질환 발병, 성병 감염, 조산과 같은 임신 합병증을 경험할 수 있다.
동아일보

논문 캡처.


연구진은 질염을 앓고 있는 164쌍의 부부(2019년 4월부터 2023년 11월까지 동일 파트너와 성관계)를 대상으로 실험을 진행했다. 81쌍은 남녀 모두 7일 동안 경구 항생제로 치료받았다. 남성은 국소 항생제 크림 치료도 병행했다. 대조군인 83쌍은 여성만 치료받았다.

12주 후 남녀 모두 치료한 쪽에서는 여성 69명 중 24명(35%)이 재발했다. 반면 여성만 치료한 대조군에서는 68명 중 43명(63%)의 여성이 재발했다.

보드스트로칠 박사는 “우리는 오랫동안 그것이 성병이라고 의심해 왔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성병과 유사한 잠복기를 가지고 있고, 클라미디아(병원균)와 같은 성병과 동일한 위험 요소(파트너 변경과 콘돔 미사용)와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라고 말했다.

브래드쇼 교수는 “우리 실험은 파트너로부터의 재감염이 여성이 겪는 세균성 질염 재발의 큰 원인임을 보여주었고, 이 질환이 실제 성병이라는 증거를 제공한다”고 말했다.

(모나시 대학교 보도자료, UPI 통신 관련 기사 참조)

박해식 동아닷컴 기자 pistol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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