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AP/뉴시스] 유대인 단체가 13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트럼프 타워를 점거하고 친팔레스타인 시위를 주도했던 컬럼비아대 대학원생 마흐무드 칼릴의 석방을 요구하고 있다. 2025.03.14. |
[서울=뉴시스] 구자룡 기자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가족 등이 설립한 회사가 세계 최대 암호화폐거래소인 바이낸스와 지분 인수 등의 협상을 벌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3일 보도했다.
WSJ은 소식통을 인용해 트럼프 대통령의 가족 대표들이 바이낸스의 미국 지사에 재정적 지분을 인수하기 위한 회담을 가졌다고 보도했다.
미국 관리들은 해당 거래소가 하마스와 이슬람 국가를 포함한 제재를 받는 단체와의 거래를 용이하게 했으며 미국 사용자들에게 회사가 자금세탁방지법을 준수하지 않도록 자신의 위치를 숨기도록 권장했다고 밝혔다.
회사측은 합의의 일환으로 자오가 바이낸스의 최고경영자(CEO) 자리에서 물러나야 했지만 그는 여전히 최대주주다. CZ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자오는 지난해 9월 감옥에서 풀려나 아부다비에 살고 있다.
세계 최대의 암호화폐 거래소인 바이낸스는 2017년 7월 자오가 상하이에서 설립했지만 나중에는 아무 곳에도 본사가 없다고 선언했다고 WSJ은 전했다.
자오는 2019년 미국 고객을 위해 별도의 ‘바이낸스.US’ 거래소를 설립했다.
‘지분 넘기고 창업자 사면 받고’ 협상설
WSJ에 따르면 양측간 협상은 바이낸스측이 지난해 트럼프의 동료들에게 연락해 밖으로 나갔던 회사를 미국으로 되돌려 오는 계획을 두고 트럼프 가족과 거래를 성사시키겠다고 제안한 이후 시작됐다.
거래가 성사될 경우 트럼프 가족의 지분이 어떤 형태로 될지, 아니면 사면에 따라 달라질지는 불분명하다고 신문은 전했다.
사람들은 트럼프 가족이 지분을 인수할 경우 지난해 9월 트럼프 가족이 출범시킨 암호화폐 벤처인 ‘월드 리버티 파니낸셜(World Liberty Financial)을 통해 거래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WSJ은 트럼프 대통령의 오랜 친구이자 중동 및 우크라이나 특사를 맡고 있는 스티브 위트코프가 협상에 참여했다는 소식통의 말을 전했다.
위트코프와 두 아들은 트럼프 가족과 함께 이 회사의 공동 창립자로 위트코프는 특사를 맡으면서 회사에서 물러났다.
행정부 관계자는 위트코프의 개입을 부인했고 그가 사업적 이익을 처분하는 과정에 있다고 말했다.
“대통령직과 벤처 사이 경계 모호”
WSJ은 “트럼프는 대통령직과 사업적 벤처 사이의 경계를 점점 더 모호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의 가족은 대통령 선거 승리로 이익을 얻었다며 부인 멜라니아가 4000만 달러의 다큐멘터리 계약에 서명한 것을 들었다.
WSJ은 행정부로부터 사면을 구하는 범죄자와 사업 거래를 추진하는 것은 사업과 정부 업무간 전례없는 중복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바이낸스.US’에 대한 지분은 트럼프가 산업에 이로운 일련의 행정 명령에 서명해 가족의 암호화폐 사업에 대한 놀라운 확장이 될 수도 있다.
자오는 13일 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바이낸스.US’ 거래에 대해 누구와도 논의하지 않았다고 주장하면서 “어떤 범죄자도 사면을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올렸다.
12일 바이낸스는 아랍에미리트 국영 투자사 MGX가 20억 달러를 투자해 회사의 소수 지분을 인수했다고 밝혔다. 이는 해당거래소에 대한 최초의 기관 투자이다.
바이낸스는 자오가 사면을 받으면 회사가 미국 시장으로 복귀할 길이 열리고 해외에서 사업을 하기가 수월해질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회사측은 범죄자가 대주주인 미국에서 새로운 사업 파트너를 영입하기 어려운 등 자오의 유죄 판결이 모든 수익 창출을 복잡하게 만들었다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다.
트럼프 가족은 바이낸스.US에 지분을 투자하면 미국 암호화폐 거래에서 한때 코인베이스의 경쟁자였던 바이낸스가 부활하는데 참여할 기회를 얻게 된다.
트럼프 승리 후 바이낸스는 리차드 텡 최고경영자(CEO) 아래 고위 법률 및 규정 준수 직원을 포함한 실무 그룹을 구성했다고 WSJ은 전했다.
블록체인 업체 ‘트론’의 저스틴 선의 사례
바이낸스 임원진은 중국 태생의 암호화폐 기업가 저스틴 선의 전략에서 잠재적인 법적 전략을 발견했다고 한다.
선은 지난해 증권거래위원회(SEC)로부터 민사소송을 당한 뒤 트럼프가 설립한 암호화폐 사업에 투자했다.
‘트론(Tron)’ 블록체인 창립자인 선은 지난해 11월 월드 리버티 파이낸스에 3000만 달러를 투자해 가장 큰 투자자가 됐다.
지난달 SEC는 법원에 선과 그의 3개 사업체에 대한 사기소송을 중단해 달라고 요청했다.
썬의 투자 이후 바이낸스 임원진은 같은 경로를 따라 내부적으로 논의했는데 자오 사면의 대가로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에 현금을 투자하는 방식이다.
백악관은 트럼프가 선에 대한 소송을 중단하기로 한 SEC 결정에 어떤 역할을 했는지에 대한 질문에 응답하지 않았다고 WSJ은 전했다.
월드 리버티 파이낸셜은 지난해 가을에 설립된 이래 외국 기관이나 미국 정부와 거래하는 기관이 트럼프 대통령과 그의 가족에게 공개하지 않고 자금을 흘릴 수 있다는 이유로 비판을 받아왔다.
논의 상황을 아는 소식통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에도 바이낸스가 자오에 대한 사면을 추진하고 협상을 위한 논의가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WSJ은 전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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