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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차가∼ 잠시 쉬어가는 간이역… 그 시절 추억들이 일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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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보성군 명봉역에 ‘정지’ 표지판이 걸려있다.

전남 보성군 명봉역에 ‘정지’ 표지판이 걸려있다.


김두선 보성역장이 전남 보성군 보성역에서 열차 출발신호를 보내고 있다.

김두선 보성역장이 전남 보성군 보성역에서 열차 출발신호를 보내고 있다.


명봉역 대합실에 열차 시간표가 걸려있다.

명봉역 대합실에 열차 시간표가 걸려있다.

경남 밀양시 삼랑진역과 광주시 송정역 사이 300.6㎞ 경전선 철로 위를 기차는 평균 시속 52㎞로 달린다. 곡선 구간이 이어지기 때문에 기차는 속도를 낼 수 없다. 그렇게 천천히 달려온 기차가 철로 위에 쉼표처럼 서 있는 간이역에 멈춘다. 잠깐 동안 몇 안 되는 승객이 타고 내린 후 기차는 서서히 출발한다.

경전선 기차가 경남 하동군 북천역 주변에 핀 코스모스 밭을 지나고 있다.

경전선 기차가 경남 하동군 북천역 주변에 핀 코스모스 밭을 지나고 있다.


문선남 할머니가 명봉역에서 벌교로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명봉역은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간이역이다.

문선남 할머니가 명봉역에서 벌교로 가기 위해 기차를 기다리고 있다. 명봉역은 역무원이 근무하지 않는 간이역이다.

보성역에 정차하자 기차여행 중인 학생들이 우르르 달려나가 옛날 증기기관차에서 사용하던 급수탑 앞에서 인증사진을 찍는다. 김두선 보성역장은 철도공사에서 판매하는 ‘내일로’ 패스형 티켓이 젊은이들에게 인기가 많아 6량짜리 기차 좌석이 금세 매진된다고 말한다.

보성역에서 내일로 기차여행을 하는 학생들이 레일 위를 양팔을 벌린 채 중심을 잡고 걷고 있다. 뒤로는 예전 증기기관차에 사용하던 급수탑이 보인다.

보성역에서 내일로 기차여행을 하는 학생들이 레일 위를 양팔을 벌린 채 중심을 잡고 걷고 있다. 뒤로는 예전 증기기관차에 사용하던 급수탑이 보인다.


전남 보성군 보성역에서 내일로 기차여행을 하는 학생들이 기차에 오르고 있다.

전남 보성군 보성역에서 내일로 기차여행을 하는 학생들이 기차에 오르고 있다.


득량역 앞 거리풍경은 1970∼80년대에 멈춰 있다. 득량 문화역 거리엔 붉은색 공중전화 부스가 벽에 매달려 있고 행운다방도 있다. 37년째 역전이발관을 운영하는 공병학 이발사가 이 추억의 거리 주인이다. 외관은 1970년대 모습 그대로지만 이발요금은 150원에서 1만1000원으로 껑충 올랐다.

전남 보성군 득량역 앞 문화의 거리를 찾은 대학생 하경연(오른쪽), 조유진씨가 1970~80년대 득량역 주변 모습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전남 보성군 득량역 앞 문화의 거리를 찾은 대학생 하경연(오른쪽), 조유진씨가 1970~80년대 득량역 주변 모습을 보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명봉역은 역무원이 없는 무인역이다. 한때는 광주로 통학하는 학생들이 통일호 열차를 타기 위해 수백 명씩 몰려들었다고 한다. 그곳에서 만난 문선남(75) 할머니는 벌교에 가는 길이다. 하루 5편만 서는 기차를 타고 시장을 다녀오면 하루가 다 간다고 한다. 할머니는 “서둘러 다닐 일이 뭐 있냐”고 되레 묻는다. 느리게 움직이는 경전선 기차처럼 할머니도 그렇게 느리게 살아간다.

전남 보성군 명봉역 대합실에서 김효(오른쪽부터) 명예역장, 문선남 할머니, 박우일 할아버지, 이부엽 할머니가 예전 명봉역에 대해 이야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전남 보성군 명봉역 대합실에서 김효(오른쪽부터) 명예역장, 문선남 할머니, 박우일 할아버지, 이부엽 할머니가 예전 명봉역에 대해 이야기하며 활짝 웃고 있다.


득량역 앞 문화의 거리에서 37년째 역전 이발관을 운영하는 공병학 이발사가 면도칼을 갈고 있다.

득량역 앞 문화의 거리에서 37년째 역전 이발관을 운영하는 공병학 이발사가 면도칼을 갈고 있다.


자동차로 3시간이면 충분한 거리를 6시간 동안 달리는 경전선 기차. 기차는 추억과 낭만을 싣고 레일 위를 느릿느릿 달려간다.

사진·글=이재문 기자 m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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