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양지윤 기자] 미국 주방·가정용품 회사인 라이프타임 브랜드는 지난해 10월부터 물병, 냄비, 프라이팬, 나이프 등 재고 비축에 수천만 달러를 섰다. 모든 수입품에 10~20%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공약을 내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백악관 귀환에 대비하기 위해서다. 롭 케이 라이프타임 브랜드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비상자금을 마련하기 시작했다”면서 “지금 보유한 재고로 연말까지는 버틸 수 있다”고 말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발효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 기업 CEO들이 더 높은 가격을 매겨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전가할 것인지, 백악관으로부터 특별 면제를 받을 때까지 시간을 끌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드게임을 판매하는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의 크리스 콕스 CEO는 관세 부과 대응책에 대해 “아직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의 첫 번째 원칙은 과잉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5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 페드로의 로스앤젤레스 항에 컨테이너를 가득 실은 화물선이 정박해 있다.(사진=AFP) |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행정부가 4일(현지시간) 캐나다와 멕시코에 각각 25%, 중국에는 10%의 추가 관세를 발효하면서 발등에 불이 떨어진 미국 기업 CEO들이 더 높은 가격을 매겨 소비자에게 신속하게 전가할 것인지, 백악관으로부터 특별 면제를 받을 때까지 시간을 끌 것인지에 대해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보드게임을 판매하는 장난감 회사 하스브로의 크리스 콕스 CEO는 관세 부과 대응책에 대해 “아직 이야기가 완전히 끝나지 않았다”면서도 “우리의 첫 번째 원칙은 과잉 반응하지 않는 것”이라고 말했다.
하스브로의 미국 매출 중 40%는 중국산 장난감에서 나온다. 회사 측은 향후 4년 간 중국산 매출 비중을 절반으로 줄일 계획이다. 다만 중국 상품에 대한 새로운 20% 관세가 그대로 유지될 경우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도 고려해야 하는 상황이다.
신선식품을 취급하는 유통업체들은 느긋하게 기다릴 여유가 없다. 대형 마트 타깃의 브라이언 코넬 CEO는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발표 후 긴급회의를 소집해 회사의 대응 계획을 검토해 왔다. 타깃은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직후 리더십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대비해 왔지만, 가격 인상은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비식품 자체 상표(PB) 상품의 생산은 중국에서 다른 국가로 이전하며 관세 폭탄을 피했지만, 아보카도 등 멕시코산 신선식품은 대체 공급선을 확보하는 게 사실상 어려워 며칠 내 가격을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코넬 CEO는 “이런 가격 인상이 그대로 유지된다면 소비자에게 매우 빠르게 타격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가전제품 전문점 베스트바이 역시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코리 배리 CEO는 “중국과 멕시코는 최대 전자제품과 부품 공급 국가이기 때문에 미국 소비자 가격의 인상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 배리 CEO의 발언에 4일 주가는 13%나 급락했다.
자동차 업계는 일단 급한 불은 껐다. 백악관은 이날 미국·캐나다·멕시코 무역협정(USMCA)을 통해 캐나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 들어오는 자동차에 대해서는 관세를 1개월 면제한다고 밝혔다. 전날부터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하는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가 하루 만에 자동차만 예외를 적용한 것이다. 미국의 3대 자동차업체인 제너럴모터스(GM), 포드, 스텔란티스의 최고 경영자들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에서 투자 확대 방침을 밝힌 뒤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자동차 업계는 관세 부과로 인한 가격 인상 가능성, 부품 고객사 이탈을 우려하고 있다.
중소기업은 관세 부과에 더 취약한 상황이다. 타이어체인을 운영하는 마이클 골드블라트 CEO는 2월에 가격을10% 인상했지만, 추가 인상을 막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골드블라트 CEO는 현재 중국산 수입품에 대해 45%의 관세를 부담하고 있으며, 이는 트럼프 행정부 1기 때 부과된 25% 관세와 최근 몇 주 동안 발표된 두 차례의 10% 관세가 포함된 것이다. 오는 12일부터 시행하는 철강 수입품 추가 25% 관세가 적용되면, 자신의 제품에 대한 총 관세 부담이 70%에 이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중국이 관세를 부담한다고들 하지만, 사실은 내 주머니에서 나가는 돈”이라고 불만을 터뜨렸다.
주택업계도 답답한 건 마찬가지다. 전미주택건설업협회에 따르면 관세 부과로 미국 주택 건설 비용이 매년 17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 건설업체들의 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기 때문이다. 미국 건축업자들이 사용하는 건식 벽체와 같은 목재와 석고 제품의 70% 이상은 각각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생산한다.
WSJ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가 단 몇 주 동안만 유지되는 협상 전략이라면, 대형 주택 건설업체들은 비용 흡수가 가능하지만, 중소업체들은 즉각적인 압박을 받을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또 몇 달 안에 대형 건설업체들도 새로 지은 아파트의 임대료를 인상하거나 새 주택의 판매 가격을 인상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