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관세 논의 실무협의체 신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선 뒤 처음으로 미국 핵심 고위 당국자들과 두루 접촉했다. 윤석열 대통령의 직무 정지로 한·미 정상외교가 부재한 상황에서 통상 수장인 안 장관이 미국을 방문해 양국이 통상 분야 첫 최고위급 협의를 진행했다.

2일 산업부에 따르면 안 장관은 지난달 26∼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 더그 버검 백악관 국가에너지위원회 위원장 겸 내무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 등을 면담했다. 안 장관이 미 정부 고위 당국자에게 관세 조치 계획에 관한 우리나라 입장을 전달하고, 양국 간 협력 강화 방안을 협의했다고 산업부는 전했다.

안덕근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 28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 미국무역대표부(USTR) 회의실에서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와 면담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 제공

이번 협의 결과 양국은 관세 조치 관련 논의를 위한 실무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우리 정부는 우선 관세 면제를 목표로 하되 만약 미국이 관세를 부과하게 된다면 최소한 다른 국가보다 불리한 조건으로 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미국 측에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또 안 장관은 미국산 가스·원유 등 원료 수입을 확대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무역적자 해소를 강조하는 만큼 미국산 원료 수입 확대를 통해 무역수지 균형을 추구하고자 한다는 뜻을 전한 셈이다.

안 장관은 지난달 28일 워싱턴 인근 식당에서 개최한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관세 조치와 관련해 우리 기업의 우려사항을 전달하며 면제를 요청했다”며 “실무협의체를 통해 우리 기업의 피해가 최소화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우리나라 조선 기술에 관심이 큰 만큼 한·미 조선 협력 강화를 위한 실무협의체도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박유빈 기자, 워싱턴=홍주형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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