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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철강·알루미늄 이어 구리도 관세 예고… 中 맞서 美 자급력 강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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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미국 구리 소비량의 45% 수입 의존
中, 보조금·과잉생산으로 세계 시장 장악
최대 대미 수출국 칠레… 韓 영향 제한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시장의 구리 및 해외 구리 공급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펜을 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 워싱턴 DC 백악관 집무실에서 미국 시장의 구리 및 해외 구리 공급에 관한 행정명령에 서명한 후 펜을 들고 있다. 워싱턴=AFP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5일(현지시간) 구리 수입이 미국 국가안보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25% 고율 관세에 이어 구리에도 관세 부과 방침을 시사한 것이다. 핵심 타깃은 국제 구리 거래 시장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중국이다. 미중 무역전쟁 2라운드가 격화할 가능성이 더 커졌다.

트럼프, 다시 '국가안보' 주장


로이터통신·AP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미국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무역확장법 232조에 따라 미국의 구리 수입이 국가안보 및 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하라는 내용이 담긴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자들에게 "큰 영향(big impact)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1962년 제정된 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될 경우 외국산 수입품에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다음 달 12일부터 시행되는 수입산 철강·알루미늄 25% 관세 부과 정책도 이 조항에 근거한다. 미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이날 사전 전화 브리핑에서 "구리 원광과 각종 구리 제품을 살펴볼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쿼터(각국 수출물량 제한)보다 관세를 선호한다"고 말했다. 구리를 관세 대상 품목에 추가하겠다는 얘기다.

이번 조치를 두고 트럼프 행정부가 글로벌 구리 공급망 재편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구리는 전기차, 군사장비, 전력망, 소비재에 필수적인 금속으로, 경제·안보 측면에서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 미국의 구리 수입 의존도는 1991년 0%가량이었으나 지난해 전체 소비량의 45% 수준으로 급증했다.

백악관은 보도 참고자료를 통해 "수입산 구리에 과도하게 의존하면 미국의 국방력과 기술 혁신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면서 "구리는 국방부가 두 번째로 많이 활용하는 재료인 반면 미국의 제련 능력은 세계 5위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미국지질조사국에 따르면 지난해 미국의 구리 채굴량은 약 110만 톤으로, 지난 10년 동안 약 20% 감소했다.
지난해 10월 2일 미국 버지니아주 포츠머스 해양터미널(PMT)에 수입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포츠머스=로이터 연합뉴스

지난해 10월 2일 미국 버지니아주 포츠머스 해양터미널(PMT)에 수입 컨테이너들이 쌓여 있다. 포츠머스=로이터 연합뉴스


백악관 "중국이 세계 구리 시장 장악"


구리 관세는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무역 조치라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담당 고문은 이날 기자들에게 "철강·알루미늄 시장과 마찬가지로 중국은 세계 구리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초과생산과 덤핑(저렴한 가격으로 대량 판매)을 하고 있다"며 중국산 구리를 타깃으로 지목했다. 미 뉴욕타임스는 "중국의 대(對)미국 구리 수출량은 적다"면서도 "중국이 대량 생산으로 전 세계 구리 가격을 떨어뜨려 미국 내 산업 기반이 약화했다고 보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구리 관세 부과가 현실화할 경우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나라는 칠레, 캐나다, 멕시코가 될 것이라고 로이터는 전망했다. 지난해 한국의 대미 구리 수출은 5억7,000만 달러(약 8,000억 원) 규모로, 한국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성명을 통해 "위대한 미국의 구리 산업도 철강·알루미늄과 마찬가지로 국내 생산을 공격하는 글로벌 행위자들에 의해 파괴됐다"며 "구리 산업을 재건하기 위한 관세 부과 가능성을 놓고 조사하겠다"고 강조했다. 미국 구리 산업의 재건을 다짐한 것이다.

나주예 기자 juy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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