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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0년 갚아야 할 ‘광물협정’ 맞선 젤렌스키, 대통령직 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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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원조 두 배 상환 비판…사임 조건 걸고 나토 가입 요구
유럽·캐나다 등 12개국 정상회담서 우크라 지원 논의도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아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함께’(Stand with Ukraine) 행사에서 활동가들이 플래카드와 국기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우크라이나 전쟁 3년을 맞아 23일(현지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웨스트팜비치에서 열린 ‘우크라이나와 함께’(Stand with Ukraine) 행사에서 활동가들이 플래카드와 국기를 들고 있다. EPA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정부가 연일 우크라이나를 향해 광물협정을 받아들이라는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힘겨운 외교전을 펼치고 있다. 사임 의사까지 내걸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가입 등 안전보장을 요구하고 있으나 갈수록 궁지에 몰리는 모습이다.

트럼프 정부의 우크라이나전 종전 협상에 깊이 관여 중인 스티브 위트코프 미 중동특사는 23일(현지시간) CNN 인터뷰에서 “(우크라이나가) 이번주에 (광물협정) 합의에 서명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메시지를 보냈고, 그는 더 이상 망설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안전보장 조건이 빠진 광물협정 초안을 거절한 젤렌스키 대통령을 “독재자”로 맹비난하면서 합의하라고 밀어붙이고 있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이날 폭스뉴스에 나와 광물협정은 “암묵적인 경제적 안전보장”을 포함한다고 강조했다.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 역시 이날 폭스뉴스에서 광물협정을 압박하는 데 가세했다.

미국의 계속되는 압박에도 우크라이나는 버티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키이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우크라이나 국민이 10세대에 걸쳐 갚아야 할 무언가에 서명하진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정부가 광물협정에서 요구한 5000억달러(약 713조원)를 갚으려면 250년이 걸릴 것이라며, ‘우크라이나가 미국에 빚을 졌다’는 시각도 거부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은 광물협정 초안에서 우크라이나의 천연자원과 항만 및 기반시설에서 발생한 수익의 50%를 미국이 통제하는 기금에 내는 조건을 제시했다. 우크라이나는 해당 기금이 5000억달러가 될 때까지 기여해야 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광물협정 초안에 ‘미국으로부터 받은 원조의 두 배를 상환해야 한다’는 조건도 포함돼 있다고 밝혔다. 또 미국 기업이 전쟁 전에도 우크라이나에 투자하고 있었지만 러시아 공격을 막지 못했다며 ‘경제적 이해관계로 엮이는 것이 암묵적 안전보장 방안’이라는 주장도 반박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어쩔 수 없이 받아들여야 한다면 그때 가서 결정하겠다”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단순한 중재자 이상의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현실적으로 협상의 어려움을 인정하지만 포기하지는 않겠단 의지를 드러낸 셈이다. 뉴욕타임스는 첫 번째 협정 초안에는 ‘우크라이나의 지속적인 평화와 안보를 목표로 한다’는 문구가 명시됐으나, 수정안에선 ‘안보’ 관련 문구가 삭제됐다고 전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우크라이나가 나토에 가입한다면 대통령직에서 물러날 의사가 있다고도 했다. 사퇴를 걸고 나토 가입 필요성을 강조한 것이다. ‘가치 기반 지원자’에서 ‘거래 기반 약탈자’로 얼굴을 바꾼 미국을 상대로 어떻게든 우크라이나 안전보장 방안을 얻어내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24일 전쟁 3년을 맞이한 우크라이나 최전선에선 최근 상황을 두고 충격과 실망이 퍼져 있다고 CNN은 전했다. 최전선의 한 정보장교는 CNN에 “트럼프가 ‘평화 계획’에 대해 이야기하기 시작한 이후 우리 모두 배신감을 느낀다”며 “트럼프가 러시아의 최고 요원이라 해도 놀랍지 않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일 유럽과 캐나다 등 12개국 정상이 키이우에 모여 회의를 연다며 “아마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기대를 내비쳤다.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은 이날 “우크라이나는 유럽이기 때문에 오늘 키이우에 왔다”며 “생존을 위한 이번 싸움에는 우크라이나 운명뿐 아니라 유럽의 운명도 걸려 있다”고 지지를 표했다.

김희진 기자 hjin@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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