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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마록’ 12세 애니메이션까지 K-오컬트 열풍[리뷰]

헤럴드경제 이민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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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대 앞서간 한국형 오컬트 ‘퇴마록’…개봉 3일차에 10만
오랜 원작팬들 환호 “기다린 보람”…어색한 입모양은 아쉬움 남아
3D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K-오컬트의 고전 ‘퇴마록’ 속 박 신부의 모습. [쇼박스 제공]

3D 애니메이션으로 등장한 K-오컬트의 고전 ‘퇴마록’ 속 박 신부의 모습. [쇼박스 제공]



[헤럴드경제=이민경 기자] 개봉 3일차(23일 기준)만에 관객 11만5400여명을 동원한 한국 장르 애니메이션 ‘퇴마록’은 지난 10년간 꾸준히 이어져온 K-오컬트 붐이 무르익을 대로 무르익었음을 보여준다. 2015년 ‘검은사제들’로부터 시작해 영화로는 ‘사바하’(2019), ‘파묘’(2024), 시리즈물로는 ‘아일랜드’(2023)를 거쳐 12세 관람가 애니메이션에서 카톨릭, 밀교(인도 불교의 한 종류), 한국 무속신앙, 힌두교가 한데 뒤섞인 향연을 펼친다.

원작으로 치면 ‘퇴마록’(1993년)이 가장 앞선다. 다만 시대를 너무 앞서간 까닭에 당시에는 대중적 인기를 얻지 못하고 마이너한 취향의 소설로만 팬덤을 구축했다. 1998년에 원작의 기본 설정만 딴 영화 ‘퇴마록’이 나왔지만 심한 캐릭터 붕괴 등으로 팬들의 원성이 이어지며 ‘흑역사’로 남게 됐다. 30년의 세월이 흘러 지금, 오컬트를 즐길 대중적 취향이 두터워지면서 원작 소설이 3D 애니메이션으로 초등학생 관객까지 아우르게 된 것이다.

스크린을 통해 찾아온 ‘퇴마록’은 첫 시작부터 해동밀교의 서백옥 교주를 빌런으로 지목하고 시작한다. 명확한 선악 구분은 앞으로 이어질 이야기를 쉽게 따라갈 수 있게 안내한다. 검은색 마귀할멈 손톱을 장착한 팔척귀신처럼 생긴 서 교주도 처음부터 나쁜 뜻을 품지는 않았다. 산 속에 숨어 끝없는 수행에만 정진하는 해동밀교에 대한 실망감과 속세 인간들로부터 배신당한 경험에 흑화하곤 더는 인간을 위하지 않고 초월적 존재(시바, 칼리, 아수라)를 위해 본인은 물론, 밀교의 모든 것을 투신하겠노라 마음먹는다.

곧이은 장면은 주인공이자 선역 퇴마사 박 베드로 신부의 등장이다. 박 신부는 원작 소설에서 ‘덩치가 크다’고 묘사되어 있는데 애니메이션에서도 서양 UFC(종합격투기) 선수마냥 떡 벌어진 어깨의 다부진 체격으로 그려냈다. 이적(구마)을 행한다는 이유로 파문된 박 신부는 십자가만 있다면 고대 악령과도 싸워낼 수 있는 힘을 지녔다. 수없이 많은 오컬트 장르에서 카톨릭 신부가 보여주는 박애주의 정신을 장착한, 정의롭지만 단조로운 인물이다. 그의 트라우마는 악령에 씌인 소녀를 구하지 못했다는 자책감에서 나오는데, 근 10년간 ‘검은사제들’을 비롯해 너무나 비슷한 설정을 많이 접한 관객들에게는 식상함을 줄 수도 있다.

박 신부의 의대 동창이자 이제는 해동밀교에서 수련하고 있는 장 호법이 찾아와 그의 친아들이자 현재는 서 교주의 양아들이 되어 해동밀교의 차기 지도자가 될 준비를 하는 아이 준후를 맡아주기를 간청한다. 불교에서 금지한 피의 공양을 이어가며 점점 통제가 불가능해지는 서교주를 몰아내고, 그 손아귀에서 준후를 빼내기 위해 뜻이 맞는 퇴마사들이 모여들고 속속 있었다. 고뇌하던 박 신부는 동참하기로 하고 산 속 깊이 숨겨진 해동밀교의 본거지로 장호법과 함께 이동한다. 그 뒤로 이어지는 퀘스트는 말그대로 선과 악의 대결, 식스센스급 반전은 없다.

서사 자체가 단순한데 이어 캐릭터들의 움직임과 말할 때 입모양이 다소 어색한 느낌을 지울 수 없기에 ‘게임 캐릭터’들이 나오는 ‘어린이용 만화영화’ 같다는 인상이 남는다. 아직은 할리우드 스튜디오의 애니메이션과 비교하면 순수 국산 애니메이션이 가야할 길이 멀다는 것을 체감할 수 있다. 그럼에도 관객 호응은 고무적이다. 23일 기준 ‘캡틴아메리카: 브레이브 뉴월드’에 이어 박스오피스 2위에 올랐고, 실시간 예매율도 4위를 기록중이다.

영화의 쿠키영상에 따르면 속편에서는 원작 ‘퇴마록’의 히로인이자 이번 애니메이션에서 초반에 잠깐 등장했던 퇴마사 현승희가 서사를 이어갈 것으로 나타나 기대감을 더한다. 한 관람객은 “개봉하자마자 조조로 보고 온 나 눈물나게 칭찬한다. 이 작품이 바로 K-오컬트의 시작이 아닌가. 2편 나와도 바로 달려가겠다”라며 벅찬 마음을 표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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