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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을읽다] 글로벌R&D에 다시 관심 기울일 때

아시아경제 김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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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런 효과도 나타나지 않는, 왜 썼는지 모르는 그런 예산, 완전히 제로베이스(원점)에서 재점검해야 된다." 2023년 6월28일 윤석열 대통령의 이 한마디는 과학기술계를 발칵 뒤집었다.

이후 2023년 31조1000억원이었던 정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은 2024년 무려 5조2000억원이 줄어든 26조5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정부R&D사업 부처합동 설명회 자료 기준)

이에 과학기술계는 "연구 현장을 파괴하는 행위 중단과 삭감된 예산의 원상회복, 비도덕적 카르텔로 매도한 데 대한 정부의 사과를 요구"하며 강력하게 반발했다.

문제는 예산 삭감과 과학계 반발에 이슈가 매몰되면서, 중요한 어젠다 한 가지도 함께 묻혔다는 데 있다. 바로 '글로벌 R&D'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022년 11월 '글로벌 R&D 추진전략'을 발표와 함께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산하에 '글로벌 R&D 특별위원회'를 설치, 과학기술의 국제협력을 의욕적으로 추진해왔다.

한국생명연구원과 미국 로렌스버클리연구소의 첨단바이오 역량 강화를 위한 업무협약 체결(2023년 4월), 한국뇌연구원과 영국 치매연구플랫폼(DPUK)의 업무협약(2023년 11월) 체결 등이 그 사례다.

2024년에도 전체 R&D 예산은 전년 대비 큰 폭 삭감됐지만, 과기정통부는 '글로벌 연대를 통한 개방형 혁신 촉진'을 중점 투자 분야 중 하나로 삼고, 2023년 0.5조원에서 2024년 1.8조원으로 글로벌 R&D 예산을 전년 대비 258% 늘렸다.


그러나 윤 대통령의 발언으로 과학기술계는 가라앉았고 글로벌 R&D를 통한 국제협력 사업 역시 외면받았다. "우리가 국제사회에 맹목적으로 연구비를 퍼주는 봉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비아냥거림도 나왔다. 이런 분위기를 바꾸기 위해 과기정통부는 지난해부터 최근까지 10여 차례 이상 보도자료를 내며 글로벌 R&D를 강조해 왔으나, 국민적 관심을 되돌리기에는 역부족이었다.

류광준 과기정통부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지난 13일 기자간담회에서 "2024년 예산구조조정으로 그런 노력들이 많이 가려졌던 것 같다"면서 "글로벌 R&D를 추진하는 가장 큰 이유는 남이 하던 연구를 카피하는 게 아니라 세계 최초·최고를 지향하는 연구를 해보자는 판단에 따른 것이고, 해외 분야별로 최고를 리딩하는 연구 집단들과 함께 연구해보고 그걸 통해서 경험을 쌓고자 하는 게 가장 큰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우린 이미 늦었어'라는 좌절도, '나 혼자 다 해낼 거야'라는 외딴 섬을 고집해서도 안 된다. 과학기술의 다양화, 거대화, 융합화 추세와 과학기술 수명 주기의 단축으로 연구개발 투자의 비용과 위험도를 한 나라 단독으로는 감당하기 어려워졌다. 또한, 지구 환경문제는 본질적으로 국경 초월 이슈로, 국제적 공동 노력은 필수적이다.


올해 29조6000억원으로 늘어난 정부 R&D 예산도 고무적이지만, 유럽연합(EU)이 2021년부터 2027년까지 955억 유로(약 140조원)를 지원하는 세계 최대 규모 다자간 연구혁신 프로그램인 '호라이즌 유럽'에 한국이 아시아 최초로 참여하게 됐다는 소식도 뜻깊게 다가온다. K-과학기술의 국제적 위상이 높아지고 국제적 기여가 커지기를 기대한다.

김종화 기자 justin@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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