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300]25일 尹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野 이어 與 대권주자들도 저마다 '몸 풀기'
권성동 국민의힘 원내대표가 2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2025.2.23/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윤석열 대통령 탄핵심판 최종변론 기일(25일)이 다가오면서 정치권이 사실상 조기대선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양새다. 윤 대통령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파면될 경우 5월 조기대선이 치러질 전망이다. 야권은 일찌감치 유력 대권 주자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중심으로 각종 대선 공약에 준하는 정책들을 발표하며 분위기 조성에 나섰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탄핵심판 결론 전까지 조기대선을 공식화하지 않는단 입장이지만 여권 대권주자들은 몸풀기에 이어 사실상 대권출마까지 선언하고 나섰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23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이번주 화요일 윤석열 대통령의 최후변론이 끝나면 우리는 헌법재판소의 판결을 기다리게 된다. 어떤 결과가 나오더라도 우리는 안정과 발전이라는 누구도 부인할 수 없는 예정된 미래를 가야 한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정치교체를 통한 시대교체', '국민통합'을 키워드로 꼽았다. 그는 '오늘 기자회견이 사실상 대선출마 선언인가'란 기자들의 질문에 "여러분들이 생각하시는 대로 생각하시면 된다"며 대권 출마 선언임을 사실상 인정했다. 그러면서 "우리 당에서도 (조기대선 등) 여러 가능성에 대해 준비하는 걸로 알고 있다"고 밝혔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2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소통관에서 시대교체·시대전환 국민통합 선언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김민지 기자 |
국민의힘 지도부는 조기대선과 관련한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권성동 원내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윤 대통령) 탄핵이 인용될 경우 윤 대통령을 지키고 조기대선을 포기할 것인지' 묻는 질문에 "예단을 갖고 질문하는 것에는 답변하지 않겠다"며 "탄핵 인용이 되든 기각이 되든 결정된 후에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했다.
여권의 또다른 잠룡인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오는 26일 '국민이 먼저입니다'를 정식 출간한다. 당초 출간일에 맞춰 북콘서트 등 가능성이 거론됐으나 윤 대통령 탄핵 여부가 아직 결정되지 않은 만큼, 당장 공개행보는 하지 않고 적절한 시점을 고민할 수도 있다. 다만 정치권에선 한 전 대표가 신간을 내놓은 것 자체로 조기대선을 향한 행보가 시작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당대표 사퇴 의사를 밝힌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를 나서고 있다. 2024.12.16. /사진=뉴시스 /사진=류현주 |
친한동훈계 관계자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어차피 한동안 책 내용으로 언론 보도가 이어지고 며칠간 화제가 될 것이기 때문에 한 대표가 직접 움직이는 건 서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앞서 지난 12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국회에서 연 개헌 토론회엔 당 지도부를 포함한 여당 의원 48명이 참석해 사실상 대권 출정식이 아니냐는 평가가 나왔다. 이어 지난 19일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이 연 국회 정년 연장 토론회엔 여당 의석수 절반이 넘는 의원 58명이 참석해 뜨거운 열기를 드러냈다. 김 장관은 각종 여론조사에서 여권 대권주자 1위를 기록하고 있다.
김문수 고용노동부 장관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이 19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2030·장년 모두 Win-Win하는 노동개혁' 대토론회에서 국민의례를 하고 있다. 2025.2.19/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홍준표 대구시장과 유승민 전 의원도 대권 출마를 시사하고 SNS(소셜미디어)와 언론인터뷰 등을 통해 존재감을 부각하고 있다. 홍 시장은 지난 21일 SNS에 "탄핵 기각으로 윤 대통령의 복귀를 간절히 바라지만 만에 하나 탄핵 인용으로 조기 대선이 열릴 때 이에 대비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썼다.
원희룡 전 국토교통부 장관,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 등도 대권에 도전할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 이밖에 범여권으로 분류되는 이준석 개혁신당 의원은 여권에서 가장 먼저 대선출마를 공식화하고 다큐멘터리 영화 '준스톤 이어원' 시사회를 예고하는 등 광폭행보를 하고 있다.
한편 야권은 현재 각종 여론조사에서 지지율 1위를 기록 중인 이재명 대표를 중심으로 조기대선 모드에 진입했다. 이 대표는 지난 대선 당시 심상정 정의당 후보와 같이 자신의 표를 잠식할 진보 진영 경쟁자가 전무하다시피 한 상황에서 중도층 표심 공략에 열을 올리는 중이다. 이를 뒷받침하는 대표적인 키워드가 여당은 물론 야당 일각에서도 비판이 제기된 이 대표의 '중도보수론'이다. 이는 이 대표가 실용주의를 앞세워 중도층 표심을 자극하겠단 전략으로 풀이됐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중구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민주노총)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2025.2.21/사진=뉴스1 /사진=(서울=뉴스1) 이재명 기자 |
이 대표가 1가구 1주택자를 대상으로 상속세를 완화하는 방안과 '유리지갑'이라 불리는 근로소득자들의 부담을 줄여주기 위한 근로소득세 개정을 논의 테이블에 올리는 등, '우클릭'이라 불리는 다양한 의제들을 제시한 것도 이런 이유로 풀이된다.
야권 내에서 이 대표의 대항마로 평가되는 인사들도 점차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 김동연 경기지사가 대표적이다. 김 지사는 지난 2일 독일 베를린에서 '또 다른 잠룡'인 김경수 전 경남지사와 회동하고, 비명(비이재명)계 중심 원외 모임인 초일회 활동에 나서고 있다. 이 대표가 중도층을 겨냥해 꺼내든 주요 정책에 대해 지지층 시각에서 비판하는 등 '좌클릭' 대비 효과를 노린 듯한 행보도 이어갔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14일 오전 광주 서구 홀리데이인 광주호텔에서 열린 광주경총 금요조찬포럼에서 '호남 정신과 유쾌한 반란'을 주제로 강연하고 있다. 2025.02.14. /사진=뉴시스 /사진= |
김 지사를 포함해 김경수 전 지사, 김부겸 전 국무총리 등은 대선 경선에 대비한 조직을 구축한 뒤 당의 지지기반인 호남을 연이어 찾아 '이재명 중심의 민주당'에 대한 우려를 표하고 자신이 대안임을 어필하는 데 주력하는 모습이다. 아직 공식적으로 대선 출마 의사를 밝힌 것은 아니지만 이런 행보를 통해 다가올 민주당 경선에서 지지자들에 존재감을 각인시키고 정치적 몸집을 키워 이 대표를 상대하겠다는 포석으로 읽힌다.
신윤 명지대 교수는 머니투데이 더300[the300]과의 통화에서 "여당도 이미 조기대선 모드에 진입했다고 볼 수 있다"며 "민주당은 이번 대선을 '민주세력 대 내란 공조세력' 구도로 만들려고 할 것이기 때문에 여당 각 주자들의 탄핵에 대한 입장이 중요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소연 기자 soyunp@mt.co.kr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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