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 AFP연합뉴스 |
성관계를 목적으로 여성 청소년을 인신매매한 혐의를 받는 에보 모랄레스 전 볼리비아 대통령(65)이 임기 제한 규정에도 올해 8월 예정된 대통령 선거 출마를 선언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일(현지시간) 코차밤바 지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대선에 나설 것”이라며 “당적을 바꿔 4선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고 AFP통신 등이 보도했다.
그와 동석한 엘리세오 로드리게스 ‘승리를 위한 전선’ 당 대표는 “우리는 모랄레스 전 대통령을 우리 당 대선 후보로 단일화한다”며 “어떠한 조건도 없으며, 오직 볼리비아를 구하려는 충정에 이렇게 결정했다”고 말했다. AFP에 따르면 이 당은 의회 내 의석이 없는 소규모 정당이다.
하지만 모랄레스 전 대통령이 공식 대선 후보가 될 가능성은 현재로선 없다. 이미 3차례 대통령을 지낸 상황에서 더는 대통령직을 맡을 수 없다는 헌법재판소 판단이 나왔기 때문이다. 2023년 12월 볼리비아 헌법재판소는 연임 여부와 관련 없이 대통령 임기 수행은 최대 2차례 가능하다고 결정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5년 처음 당선된 뒤 2009년과 2014년 연거푸 대권을 거머쥐었다. 이후 4선 연임을 시도하다가 부정 의혹으로 고국을 떠났고, 2020년 같은 당(사회주의운동·MAS) 소속이던 루이스 아르세 현 대통령(61)의 당선을 계기로 귀국했다. 그는 지금은 아르세 대통령과 완전히 틀어진 상태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대통령 재임 시절 15세 여성 청소년과 강제로 성관계를 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볼리비아 타리하 지방법원은 지난달 모랄레스 전 대통령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원주민 지지층 도움으로 은신 중이다. 그는 볼리비아 원주민(아이마라) 출신으로, 지역 전통 식물인 코카(마약 코카인 원료)잎 농부로 일한 이력이 있다. 현지에서는 원주민 집단을 중심으로 모랄레스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적지 않아, 올해 대선 국면에서 볼리비아 내 사회 갈등을 격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문희 기자 moony@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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