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열연 후판에 최대 38% 잠정 덤핑방지관세 때려

중국산 저가 공세로 국내 철강 업체들의 피해가 확산되는 가운데 정부가 중국산 탄소강과 열간압연 후판 제품에 최대 38%의 잠정 반덤핑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잠정 반덤핑관세는 덤핑에 따른 산업 피해를 조사하는 기간에 피해 발생이 예상되는 경우 사전에 부과하는 관세다.

20일 산업통상자원부 무역위원회는 이 같은 안건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무역위는 중국산 열연 후판에 대한 27.91~38.02%의 잠정 반덤핑관세 부과를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건의하기로 결정했다.

가격이 저렴한 중국산 후판은 국내로 수입되는 양이 꾸준히 증가하며 국내 철강업계를 위협해왔다. 한국철강협회에 따르면 2021년 33만t이었던 중국산 후판 수입 물량은 지난해 118만t으로 급증했다.

열연 후판에 반덤핑관세가 부과되면 국내 산업 보호 효과가 다른 품목 대비 비교적 클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6㎜ 이상의 두꺼운 열연 강판인 후판은 범용재이자 기초 소재에 가까워 쓰임이 많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국내 철강 시장의 실질적인 피해가 확인된 상황에서 국내 산업의 보호 필요성이 입증된 조치로 판단된다"며 "세계 각국이 보호무역주의를 강화하는 가운데 한국으로 수출되는 후판 제품도 당분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됨에 따라 잠정 관세 부과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선박 제조에 후판을 사용하는 조선업계는 비용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국내 중소·대형 조선사들은 적게는 20%, 많게는 70%까지 중국산 후판을 사용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중국의 저가 공세에 맞서 최근 철강과 석유화학 품목에 잇달아 반덤핑관세 부과 결정을 내리고 있다. 앞서 무역위는 지난달 중국산 스테인리스스틸 후판에 21.62%의 잠정 반덤핑관세를 부과한다는 결정을 내렸다.

[신유경 기자 / 안두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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