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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가 헌재 신뢰 신기해”…권영세 내란부정·헌재 흔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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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윤운식 선임기자 yws@hani.co.kr


권영세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은 17일 ‘헌법재판소의 탄핵심판이 불공정하다’는 의견이 40%를 넘어섰다는 여론조사를 언급하며 “탄핵심판 판결이 갈등의 종결이 아니라 더 큰 갈등으로 이어지지 않을까 걱정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또 12·3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 본회의장에 있었더라도 “계엄령 해제 요구 결의안 표결에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고도 했다. ‘헌재 불신’ 여론을 앞세워, 비상계엄 선포의 불법성을 근본적으로 부정하며 헌재 압박에 나선 것이다.



권 비대위원장은 이날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클럽 초청 토론회에서 “(비상계엄 선포 직후) 국회에 가다 막혀서 당사로 가서 표결을 지켜봤는데, 제가 현장에 있어도 참여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한동훈 전 대표가 (당시) 비상계엄 선포가 위헌·위법이라고 한 부분은 성급했다”고 말했다. 비상계엄 선포 요건이 갖춰진 것인지, 국무회의 개최 등 적법 절차를 거쳤는지 여부가 정확히 확인되지 않았던 상황에서 한 전 대표가 야당처럼 무턱대고 위헌·위법이라고 단정한 게 잘못됐는 취지다.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항의 방문해 헌재 사무처장 등을 만난 뒤 김기현 의원이 브리핑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국민의힘 의원 30여명이 17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에 항의 방문해 헌재 사무처장 등을 만난 뒤 김기현 의원이 브리핑하고 있다. 김영원 기자 forever@hani.co.kr


하지만 이미 헬기를 탄 무장 계엄군이 국회에 난입하는 장면을 전 국민이 생중계로 지켜본데다, 검·경 수사를 통해 비상계엄 선포를 위한 적법한 국무회의가 이뤄지지 않았다는 증언들이 차고 넘치는 상황이다. 권 비대위원장의 이런 발언은 “비상계엄은 잘못됐다”고 해온 당의 공식 입장과도 충돌하는 것이다.



그는 이날 오전 열린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도 홍장원 전 국가정보원 1차장이 작성한 ‘체포 명단 메모’의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더불어민주당이 탄핵 사유에서 내란죄를 뺀 이유가 실제로 내란 행위가 없었기 때문 아니냐”고도 했다. 홍 전 차장이 메모를 작성했다는 시간에 공관이 아닌 국정원 청사 사무실에 있었다는 것을 폐회로티브이(CCTV)로 확인했다고 한 조태용 국정원장의 증언을 들어 “사실을 왜곡하고 증거를 조작해 없는 물증을 만든 것 아니냐는 의혹을 살 수밖에 없다”고 몰아간 것이다.



그는 관훈토론회에서도 이를 언급하며 “(그런데도) 헌재가 (심리)기간을 촉박하게 정하고, 변론기일 지정에 있어서 대통령 쪽 변호인단과 상의 없이 결정하는 등의 태도를 보이니까 (여론조사에서) 40% 이상이 ‘헌재 행태에 신뢰하지 않는다’고 생각한다(고 답변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도리어 “50% 가까운 분이 여전히 헌재를 신뢰하는 게 신기하다”고도 했다.



지도부가 유체이탈 화법으로 비상계엄 선포의 불법성을 부정하고 헌재를 흔드는 이런 분위기에 당 안에서도 우려스럽다는 얘기가 나온다. 당장 친한동훈계 쪽은 “욕도 아깝다”(김준호 전 대변인)며 부글부글 끓고 있다. 신지호 전 전략기획부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한 전 대표가 권 위원장과 같은 판단을 내렸다면 우선 야당 단독으로 계엄해제 요구 결의안 통과, 둘째 계엄군의 물리적 방해로 계엄해제 결의안 불발 둘 중 하나였을 것”이라며 “어느 쪽 상황 전개이든 결과는 실제 진행된 것보다 훨씬 안 좋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똥인지 된장인지 꼭 찍어 먹어볼 필요는 없다”고 비판했다.



영남의 한 재선 의원은 도 넘은 헌재 공격에 대해 “법치주의를 훼손하는 건 보수의 가치에 맞지 않는 일”이라며 “당이 강성 지지층만 바라보고 자꾸 이상한 분위기로 가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서영지 기자 yj@hani.co.kr 신민정 기자 shi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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