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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 위협하는 ‘표면적 민주주의’ 국힘 [유레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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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주의와 권위주의에 대한 연구로 유명한 정치학자 후안 린츠(1926~2013)는 정치인을 세 부류로 분류한다.(스티븐 레비츠키·대니얼 지블랫 ‘어떻게 극단적 소수가 다수를 지배하는가’) 충직한 민주주의자(loyal democrat),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 또는 반(半)민주주의자(semi-loyal democrat), 반(反)민주주의자(anti-democrat)가 그것이다.



반(反)민주주의자는 독재자, 쿠데타 세력, 권위주의 정치인 등으로 뚜렷하게 알 수 있다. 그럼 충직한 민주주의자와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어떻게 구분할 수 있을까? 후자는 얼핏 전자와 다르게 보이지 않는다. 주류 정치인이며 겉으로 규칙을 준수하고 그 규칙을 기반으로 성장한다. 평소에는 민주주의를 지지한다고 주장한다. 리트머스 시험지는 자신과 관련된 세력이 폭력적이거나 반민주적인 행동을 했을 때 보이는 반응이다.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반민주주의 세력과 확실하게 관계를 끊는다. 하지만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폭력이나 반민주적 극단주의에 눈을 감는다. 그들은 반민주세력을 비호할 뿐 아니라 이들의 주장을 정당화하기까지 한다. 그에 따라 극단주의자와 그들의 이념은 정상적인 것으로 인정받는다. 더 나아가 극단주의자들을 격려하고 심지어 더 급진적으로 만들기도 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명백한 반(反)민주주의자다. 국민의힘은 윤 대통령과 절연하기는커녕 고비마다 편들기에 급급한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들이다. 국민의힘은 12·3 내란사태 당일 밤 국회 비상계엄 해제 요구안 의결 때 소속 의원 108명 가운데 18명만 표결에 참여했다. 1차 탄핵안 표결 때는 집단 퇴장했고, 2차 탄핵안 표결 때는 찬성표를 던진 이가 12명에 그쳤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윤 대통령 체포영장 집행 때는 전체 의원의 3분의 1이 넘는 40여명이 윤 대통령 한남동 관저를 찾아 ‘윤석열 지킴이’를 자처했다. 김민전 의원은 극우단체 ‘백골단’을 국회로 불러들여 기자회견을 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서부지법 폭동 사태에 대해서까지 감싸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과 권성동 원내대표 등 당의 투톱과 나경원 의원은 직접 서울구치소를 찾아 윤 대통령을 접견한 뒤 그의 발언을 전달하는 확성기 노릇을 했다.



린츠는 표면적으로 충직한 민주주의자는 반민주주의자와 연합해 민주주의가 무너지는 데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존재라고 경고한다. 윤석열이라는 반민주주의자와 한배를 탄 듯한 국민의힘의 행태도 한국의 민주주의를 위험에 빠뜨리고 있다.



안선희 논설위원 sha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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