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생 자녀 2명·지인과 죽으려던 친모… 병원 33곳 이송 거부

인력 부족 이유로 이송 거부

청주·홍성·인천·부천으로 각각 이송

이송 중 의식 되찾아 생명 지장 없어

충북 보은군에서 40대 친모가 초등생 자녀 2명, 지인과 함께 극단 선택을 시도한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17일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16분쯤 “A(50·여)씨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려고 한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경찰은 A씨의 휴대전화 위치를 추적해 오후 5시28분쯤 보은군 내북면 한 공터 차 안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흔적과 함께 의식을 잃은 A씨와 B씨(40대·여), B씨의 두 초등생 자녀를 발견했다.

이어 오후 5시31분쯤 도착한 119구급대는 의식을 잃은 이들 4명의 이송 가능한 병원을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병원 33곳으로부터 인력 부족 등의 이유로 이송을 거부당했다.

A씨는 1시간4분 만에 청주의 한 병원을 옮겨졌고 가족인 나머지 3명은 130㎞가 넘는 충남 홍성과 인천, 경기 부천의 병원 등지로 각각 이송되면서 3시간이 넘게 소요됐다. 이들은 모두 병원 이송 과정에서 의식을 되찾았으며 생명에 지장이 없는 상태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청주에서 한 차량으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 됐으나 A씨와 B의 관계는 아직 파악되지 않았다. 경찰은 A씨가 부채 문제로 자살하겠다고 했다는 신고자의 진술을 토대로 조사를 벌이고 있다.

경찰은 A씨와 B씨의 상태가 호전되는 대로 정확한 경위를 파악하는 한편 이들에게 각각 살인미수와 존속살해미수 혐의를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자살 예방 SNS 상담 '마들랜'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보은=윤교근 기자 sege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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