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사우디에서 미국-러시아 종전 회담…"트럼프 행정부 일각서 '매우 빠른 진전' 관측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6일(현지시간) 플로리다주 데이토나 비치에서 열린 자동차 경주 대회인 '데이토나 500'에 참석을 하고 있다./AFPBBNews=뉴스1 |
우크라이나 종전을 구상 중인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오는 4월20일 부활절 전까지 종전이 이뤄지길 바란다는 뜻을 유럽 측에 전달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익명 소식통을 인용해 이같이 보도하면서, 18일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에서 시작될 종전 회담이 비현실적으로 빠르게 진전될 수도 있다는 관측이 트럼프 행정부 일각에서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현재 이스라엘을 방문 중인 미국의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마이크 왈츠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스티브 위트코프 중동 담당 특사가 곧 리야드로 향한다.
그러나 BBC에 따르면 우크라이나는 리야드 회담에 참여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가 종전 협상에서 배제된 채 미국과 러시아가 합의한 협상안 수용을 강요받는 것 아니냐는 분석에 힘이 실리는 대목이다. 우크라이나와 유럽은 우크라이나 참여 없는 종전 협상은 받아들이지 않겠다는 입장.
왈츠 보좌관은 16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왜 우크라이나가 직접 회담에 참여하지 않느냐"는 질문에 "미국은 수년간 우크라이나 지원에 앞장섰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이를 끝내야 한다는 입장"이라고 했다.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가입 포기, 점령지 반환 등 협상 시작 전부터 러시아와 입장 차이를 드러내고 있는 우크라이나를 리야드에 부른다면 협상이 속도를 내기 어렵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보인다.
인터뷰에서 왈츠 보좌관은 우크라이나 종전 후 안전 보장은 유럽이 맡아야 한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그는 "나토 회원국 3분의 1은 여전히 (지역 안보에) 충분히 기여하지 않는다"며 "미국인들은 유럽이 말하는 것만큼 (안보에 기여할) 의지가 있는지 의문을 품을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이에 프랑스, 영국, 독일, 폴란드, 이탈리아, 스페인, 덴마크 등 유럽국가들은 17일 프랑스 파리에서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에 대해 논의하기로 했다.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회의를 주재하고, 마크 뤼터 나토 사무총장도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국제사회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나토 가입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본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재침공할 시 유럽이 직접 우크라이나 방위에 나설지도 보장할 수 없다. 이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미국의 보장 없는 협상은 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의 안전보장 약속을 반드시 받아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우크라이나 평화는 유럽이 지키라는 트럼프 대통령을 상대로 유럽국가들이 어떤 협상안을 마련할지 지켜볼 필요가 있다.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는 영국 텔레그래프에 보낸 기고문에서 "영국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안보 보장을 강화하는 데 있어 선도적인 역할을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것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군사 지원뿐만 아니라 필요할 경우 영국군을 현장(우크라이나)에 배치할 의지와 준비가 되었다는 의미"라고 했다.
스타머 총리는 유럽이 자체 안보 보장을 위해 노력하고 있지만, 미국의 지원이 여전히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미국의 안보 보장은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해 필수적이다.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를) 다시 공격하지 않도록 억제할 수 있는 국가는 미국뿐"이라고 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스타머 총리는 유럽 국가들이 자체 방위에 진지하게 나서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며 트럼프의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으로 흔들린 유럽과 미국 간 동맹 회복을 이끄는 중재자 역할을 자처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종훈 기자 ninachum24@mt.co.kr 정혜인 기자 chimt@mt.co.kr 윤세미 기자 spring3@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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