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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추천한 밈코인 94% 폭락... 탄핵론까지 불거진 이 나라

조선일보 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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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지난달 23일 스위스 다보스 세계경제포럼에서 연설하고 있다. /EPA 연합뉴스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이 자신의 소셜미디어에서 암호화폐를 추천했다가 단 몇 시간 만에 크게 폭락하면서 큰 논란에 휩싸였다.

15일(현지 시각) CNN 등에 따르면, 밀레이 대통령은 지난 14일 380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한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솔라나 기반 밈 코인 ‘리브라’(LIBRA)를 추천하는 글을 올렸다. 그는 “자유주의 아르헨티나는 성장한다. 이 민간 프로젝트는 아르헨티나 경제 성장을 장려하고 아르헨티나의 중소기업 및 스타트업의 자금을 지원하는 데 전념할 것이다. 전 세계가 아르헨티나에 투자하고 싶어 한다”라는 메시지와 함께 관련 링크를 X에 올렸다. 이 코인은 그의 추천 직후 투자자가 대거 유입되면서 시세가 5달러까지 급등했다가 불과 몇 시간 만에 0.19달러까지 폭락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이 코인은 최고가 대비 94%까지 떨어졌다.

이 게시물은 몇 시간 만에 삭제됐다. 그는 이후 다른 글에서 게시물을 삭제한 이유에 대해 “프로젝트의 세부 사항을 알지 못했고, 알게 된 후에는 더 이상 퍼뜨리지 않기로 결정했다”고 해명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건이 ‘러그 풀(Rug Pull)’일 수 있다고 밝혔다. 이는 암호화폐 개발자들이 합법적인 투자를 유치해 가치를 끌어올린 뒤 지분을 매각하는 수법을 의미한다. 출시 당시 대부분의 코인은 소수의 디지털 지갑에 보관돼 있었고 가격은 거의 0에 가까웠다고 CNN은 전했다. 암호화폐 보안 전문가 파블로 사바텔라는 이를 두고 전형적인 사기 수법이라고 지적했다. 사바텔라는 “웹사이트가 14일에 등록됐고 토큰은 밀레이가 메시지를 게시하기 몇 분 전에 생성됐다”며 “고래(자산의 대형 보유자)는 사실상 0원에 매수하고 가격이 급등하면 매도하는 메커니즘”이라고 밝혔다. 그는 “초기 매수자들이 2시간 만에 400만달러(약 57억원) 이상을 벌었고 일부는 매도로 최대 8700만달러(1252억원)를 벌었다”고 전했다.

야당은 대통령이 사기성 투자를 조장했다고 비판했다. 야당 연합 소속 레안드로 산토로 의원은 15일 “이 스캔들로 국제적 망신을 당했다”며 대통령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중도 우파 시민연합당의 막시밀리아노 페라로 의원도 “아르헨티나 의회가 사실을 명확히 밝히고 책임자를 규명하기 위해 특별 조사 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르헨티나 변호사들은 형사 법원에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을 사기 혐의로 고소할 예정이라고 AP통신은 전했다.

대통령실은 정부 산하에서 운영되는 부패방지청(OA)이 즉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대통령실은 “밀레이 대통령을 비롯해 정부 관계자의 부적절한 행동 여부를 조사하기 위해 부패방지청을 즉시 조사에 참여시키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파트리시아 불리치 치안 장관은 대통령을 옹호하고 나섰다. 그는 라디오 리바다비아와의 인터뷰에서 “대통령은 원하는 문제를 제기할 표현의 자유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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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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