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키나와 캠프의 이재희. |
오키나와 캠프에서 불펜 피칭하는 배찬승. |
[오키나와=스포츠조선 정현석 기자]절망의 순간, 또 다른 희망이 찾아온다.
대권 도전에 나선 삼성에 비상이 걸렸다. 불펜 히든카드 김무신(개명 전 김윤수)이 팔꿈치 인대수술로 시즌 시작도 전에 아웃됐다.
우측 팔꿈치 굴곡근 손상 진단을 받고 지난 13일 급히 귀국했던 김무신의 통증 원인은 우측 팔꿈치 인대손상으로 밝혀졌다. 예상조차 못한 날벼락 같은 소식이다.
오키나와 캠프를 지휘 중인 삼성 박진만 감독은 16일 오키나와현 나하시 셀룰라필드에서 열린 일본 프로야구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캠프 첫 평가전을 앞두고 "김무신 선수가 한국에서 복수의 병원 진단 결과 내측 인대손상으로 수술이 불가피 하다는 소견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대구 병원 두곳을 돌며 받은 믿을 수 없는 결과. 급히 상경해 또 다른 두 군데 병원을 돌며 체크했지만 결과는 같았다.
삼성 구단은 지난 13일 "김무신이 지난 12일 훈련시 우측 팔꿈치 통증을 느껴 오키나와 현지 병원에서 검진을 받았다"며 "검진 결과 우측 팔꿈치 굴곡근 손상 의견에 따라 13일 오전 한국으로 북귀했다. 국내 복귀 후 정밀 검진을 거쳐 재활 일정이 나올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개막 후 복귀를 믿어 의심치 않았던 박진만 감독도 깜짝 놀랐다.
"캠프에서 마지막까지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불편하다길래 한번 찍어 보자고 해 현지 병원에서 MRI 검사를 받았다. 이전에 가지고 있던 부위에 불편함이 있다면서 인대 쪽은 문제가 없다고 했다. 한국가서 정밀 진단을 받아보자고 한 건데 이런 결과가 나올 거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고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
불펜피칭하는 김무신.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
14일 청백전에서 역투하는 배찬승.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 |
상무 전역 후 맞은 지난 가을야구에서 강력한 구위로 깜짝 등장하며 스포트라이트를 받았던 우완 파이어볼러. 새 시즌을 앞두고 희망이 가득했다.
박 감독은 "시즌 마지막, 큰 경기에서 자신감을 얻어 올시즌 성장한 모습을 기대했다. 자신의 공에 대한 자신감을 얻었을 것이고, 시즌에는 자기 볼을 자신 있게 던질 수 있겠다는 기대감이 있었다"며 아쉬움을 감추지 못했다.
삼성 불펜의 필승조는 베테랑 중심이다. 김재윤 오승환 임창민 김태훈으로 모두 서른을 훌쩍 넘었다. 오승환 임창민은 불혹을 넘겼다. 가장 젊은 김태훈이 1992년생, 33세다.
그나마 1998년생, 27세 최지광이 있었지만 지난 시즌 말 팔꿈치 수술로 재활중이다.
베테랑 불펜진은 경기 운영능력과 노련함이 있지만 절체절명의 순간 불 같은 강속구로 상대를 압도할 정도는 아니다. 리그에서 가장 타자친화적인 라이온즈파크를 홈으로 쓰는 삼성으로서는 강력한 파이어볼러가 아쉬운 상황.
박진만 감독 역시 "김무신 선수는 중요한 순간, 타자를 압박할 수 있는 투수였다. 그런 점이 많이 아쉽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 시즌을 치르며 아쉬운 부상은 어느 팀에나 피할 수 없는 숙명이다. 부상 공백을 또 다른 선수로 메울 수 있느냐 하는 뎁스가 강팀의 조건이다.
이를 위해 삼성도 캠프에서 젊은 파이어볼러 발굴에 힘을 쏟고 있다.
16일 요미우리전 육선엽. |
캠프에서 훈련중인 이재희. |
박진만 감독은 "그래도 우리 팀에는 배찬승 이재희 같은 젊은 투수들이 있다"며 아쉬움 속에 희망을 찾았다. "두 선수 모두 볼에 힘이 있다. 좋아진 것 같아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2년차 파이어볼러 육선엽도 있다. 16일 나하의 셀룰러 스타디움에서 열린 요미우리 자이언츠와의 캠프 첫 평가전을 마친 뒤 박 감독은 "육선엽 이재희는 과거에는 스트라이크 존이 넓게 형성됐었는데 지금은 안정감이 생겼다. 따뜻한 괌에서 몸을 만든 것이 효과가 있었다"고 만족해 했다. 이어 "배찬승은 볼넷으로 잠시 흔들렸을 때 타자를 맞혀 잡는 모습을 봤다. 경기 운영능력이 괜찮아 보인다"고 기대감을 숨기지 않았다.
김윤수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150㎞대 좌우 청년 파이어볼러 트리오.
지난 14일 오키나와 온나손 아카마 볼파크에서 열린 첫 청백전에 양팀 마무리 투수로 올라온 이재희 배찬승은 약속이나 한듯 강력한 구위로 세 타자를 단 8구만에 순삭했다.
좌완 루키 배찬승은 프로 데뷔 첫 실전등판에서 최고 150㎞ 강속구와 가운데 몰리지 않는 코너워크로 김지찬 김성윤 윤정빈 등 주전급 좌타자 트리오를 모두 2루 땅볼로 잡아내 화제를 모았다. 상무에서 전역한 우완 이재희도 복귀 첫 실전등판에서 선두 좌타자 양우현을 헛스윙 삼진, 우타자 박승규와 이창용을 각각 단 2구 만에 뜬공 처리하고 경기를 마쳐 베테랑 필승조 역할을 덜어줄 기대주로 주목을 끌었다.
사진제공=삼성 라이온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