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칩들이 작업대 위에서 조립 및 정리된 후, 2021년 4월 28일 수요일 뉴욕 브루클린 지역에 있는 브루클린 해군 조선소에서 열린 나노트로닉스 제조 센터 개소식의 테이프 커팅 행사에 맞춰 준비되어 있다. 뉴욕/AP 연합뉴스 |
미국 브로드컴과 대만 티에스엠시(TSMC)가 각각 인텔을 부분 인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월스트리트 저널은 15일(현지시각) 브로드컴이 인텔의 반도체 설계 및 마케팅 사업부문을 면밀히 검토하고 있다고 익명의 취재원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들은 자문단과 비공식적으로 입찰 관련 논의를 하면서도, 인텔 제조 부문에서 협력할 회사를 찾을 경우에만 제안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인텔에 제안하지 않았으며 아예 인수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릴 가능성도 있다고 한다.
이와 별개로 TSMC는 인텔의 반도체공장 인수 가능성도 제기됐다. 신문은 사안을 잘 아는 소식통을 인용해 TSMC가 투자자 컨소시엄이나 다른 방식으로 참여할 수 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 쪽이 TSMC 관계자들과 만나 TSMC와 인텔 간의 협업 방안을 제시했으며, TSMC가 이를 수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4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외신은 미국 정부 지원하에 TSMC와 미국 반도체 설계기업들이 지분을 공동 소유하거나 TSMC와 인텔이 합작회사를 설립하는 방안도 거론된다고 보도했다. 두 매체 모두 관련 논의는 매우 초기 단계라고 짚었다.
이런 가운데 월스트리트 저널과 로이터 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이 인텔 공장을 운영하는 안을 지지할 가능성이 낮다고 익명의 백악관 관계자를 인용해 각각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국 기업의 대미 투자 및 미국 내 시설 건설은 지원하겠지만 외국 기업에 인텔 공장을 운영하도록 지원할 가능성은 “별로 없다”는 것이다.
수년째 최악의 경영난에 허덕이는 인텔에 보도되는 것과 같은 거래가 성사된다면 “인첼에 재정적 생명줄”이 될 수 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한때 세계 반도체 시장을 석권했던 인텔은 인공지능(AI) 붐에 적응하지 못하고 반도체 수탁생산업체로 변모하는 데 수십억달러를 쏟아부으면서 고군분투했지만 옛 영화를 회복하지는 못했다는 분석이다.
미국 언론은 TSMC 등 투자자들의 인텔 공장 인수와 관련해서는 미국 행정부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세계 각국을 대상으로 상호 관세 부과를 발표하며 “미국에서 반도체를 만들어야 한다. (그러나) 현재 일부는 한국에서 생산되지만 거의 모든 것이 대만에서 만들어지고 있다”며 “우리는 그 기업들이 우리나라로 오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대만에서 반도체 칩 사업을 되찾아오고 싶다”고 했다.
한편 앞서 대만 언론에서는 트럼프 행정부가 인텔 관련 협업을 압박하고 나섰으며, 대만 쪽에서는 TSMC가 ‘트럼프 쪽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이 낮다고 전했다.
김지은 기자 mira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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