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 한국금거래소에서 관계자가 실버바를 살펴보고 있다. 뉴시스 |
금값 급등으로 골드바 품귀 현상이 발생하자 대체재인 실버바까지 공급 차질이 생기는 ‘풍선효과’가 나타나고 있다.
일각에선 금값이 역사적 고점에 도달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적일 것이란 관측도 나오는 가운데, 단기적으로 은(銀)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이 유효할 것이란 전망이 제기된다.
16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우리·NH농협은행 등 4개 은행은 지난 14일 한국금거래소로부터 실버바 공급이 어렵다는 공문을 전달받았다. 이에 따라 신한은행과 우리은행, 농협은행은 같은 날부터 실버바 판매를 중단했다. 국민은행은 판매 중단 여부를 논의 중이다.
앞서 12일 한국금거래소와 한국조폐공사는 금 투자 수요 폭주를 감당하지 못하고 시중은행에 골드바 공급을 중단한 바 있다.
골드바를 구매하지 못한 투자자들이 대체재인 실버바로 눈을 돌리면서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국민·신한·우리·농협은행의 2월 1~13일 실버바 판매액은 총 5억2889만원으로, 이미 전월 동기(3422만원)의 15배를 넘어섰다.
특히 국민은행의 실버바 판매량은 평시 한 달에 7~8㎏ 수준에 그치지만, 이달 12일엔 하루 만에 기존의 20배가 넘는 162㎏이 판매됐다.
한국금거래소는 물량 확보에 집중해 이르면 3월 중순 은행권에 다시 실버바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골드바는 10g과 100g 수요가 많은 반면, 실버바는 1kg짜리가 가장 많이 판매된다. 1kg 실버바 가격은 현재 180만원대다.
전문가들은 금값이 역사상 최고점인 2940달러(1980년 2차 오일쇼크)에 근접한 만큼, 추가 상승 여력이 제한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는 은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이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진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금 가격이 역사적 고점에 도달한 상황에서 레벨 부담은 가중될 수밖에 없다”면서 “은은 금과 같은 인플레이션 헷지 자산임에도 과거와 비교했을 때 과도하게 저평가된 상태이고 수요 측면에서 낙관적이다. (미국)관세가 딜을 위한 수단인 점을 감안하면 반등 방향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분석했다.
이어 “장기적 관점에서 금은 여전히 매력이지만 지금 부담스러운 금보다 상대적으로 소외받은 은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국윤진 기자 soup@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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