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재학생 김하늘양(8)이 교사에 의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11일 범행이 발생한 학교에서 인근 주민이 하늘양을 추모하는 모습. /사진=뉴스1 |
대전의 한 초등학교에서 김하늘양(8)이 40대 여교사 손에 목숨을 잃은 가운데, 가해 교사가 범행 당일 학교 측으로부터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라"는 이야기를 들은 것으로 파악됐다.
14일 뉴스1에 따르면 국회 교육위원회 소속 강경숙 조국혁신당 의원이 대전교육청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가해 교사 A씨의 병가와 조퇴는 지난해 7월부터 반복됐다.
교사 A씨의 가장 최근 병가 기간은 지난해 12월 9~29일이었다. 20일 만에 복직한 A씨는 "우울증 증상이 거의 없어져 정상 근무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는 의사 진단서를 학교와 교육지원청에 제출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동료 교사를 폭행하는 등 모습을 보인 A씨에게 휴식을 권유했다. 하늘양 사건 당일인 지난 10일, 교육지원청 안내를 받은 학교 측에서 "내일부터 출근하지 말고 병가나 연가를 사용하라"고 A씨에게 말했다.
지난 10일 오후 대전 서구 한 초등학교에서 재학생 김하늘양(8)이 교사에 의해 사망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진은 11일 범행이 발생한 학교에서 인근 주민이 하늘양을 추모하는 모습. /사진=뉴스1 |
교육지원청 관계자는 이와 함께 A씨에게 질병 휴직을 다시 내도록 권고하고, 이에 응하지 않으면 직권 면직이나 질병휴직심의위원회를 여는 방법에 대해서도 안내했다.
이에 A씨가 격분해 범행을 저질렀을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A씨는 교육청 차원의 상담 치료는 따로 받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대전교육청은 "해당 교사에 대한 학교 상담 내역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0일 오후 6시쯤 대전 서구의 한 초등학교 건물 2층 시청각실에서 8세 하늘양과 이 학교의 40대 여교사 A씨가 흉기에 찔린 채 발견됐다.
하늘양과 교사 A씨는 인근 병원으로 이송됐다. 하늘양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으나 끝내 세상을 떠났다. A씨는 의식 있는 상태로 수술실에 들어갔다.
교사는 병원에서 수술받기 전 경찰에게 "내가 범행한 것"이라고 자백했다. 경찰은 가해 교사의 집과 차량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고, 사건 현장에서 수거한 교사의 휴대전화도 디지털 포렌식 작업 중이다.
채태병 기자 ctb@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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