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들에게 사인하는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AP연합뉴스 |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AFP연합뉴스 |
[스포츠조선 김민경 기자] "와 이런 공은 처음 본다."
사사키는 13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주 글렌데일에 있는 다저스의 스프링캠프 훈련지인 카멜백랜치에서 첫 불펜 투구를 진행했다. 왼손에 노란색 글러브를 끼고 나타난 사사키는 다저스 관계자를 비롯해 코치진과 선수들이 켜보는 가운데 공을 던졌다.
선수 중에는 빅리그 통산 212승을 자랑하는 다저스의 살아 있는 전설 커쇼도 있었다. 커쇼는 12일 다저스와 1년 재계약에 합의하며 프랜차이즈 스타의 길을 계속 걷기로 했다. 다저스 최고참인 커쇼도 사사키가 왜 괴물로 불리는지 궁금했던 듯하다.
메이저리그 홈페이지 MLB.com은 사사키가 지저분한 공을 세차게 던져 포수 반스가 "세상에"라고 외쳤을 정도였다고 밝혔다.
사사키는 일본프로야구(NPB)에서 뛸 당시 최고 구속 165㎞에 이르는 빠른 공으로 눈길을 끌었는데, 빠른 공 만큼이나 스플리터의 위력도 엄청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포수 반스의 눈에는 사사키가 첫 불펜에서 가볍게 던진 스플리터가 마구처럼 보였던 듯하다.
반스는 미국 현지 취재진에 "사사키의 패스트볼은 정말 엄청나다. 스플리터가 다르다. 나는 그런 공을 본 적이 없다. 야마모토의 스플리터와는 다른 느낌이다. 정말 좋았다. 때때로는 포구하기가 힘들 정도였다. 스플리터가 정말 여기저기로 움직인다"고 이야기했다.
사사키는 지난달 중순 다저스와 계약에 합의했다. 올겨울 무려 20개 구단이 영입 프레젠테이션에 참가하면서 투수 최대어로 평가받았으나 신인 계약금 650만 달러(약 94억원)를 받는 데 그쳤다. 사사키는 만 나이 25세 이하로 미일 프로야구 협정에 따라 일반 FA가 아닌 국제 아마추어 선수로 분류된다. 구단마다 국제 유망주 계약금 한도가 있어 대형 계약은 애초에 어려웠다. 사사키는 적은 금액을 받더라도 빨리 세계 최고 무대에 서고 싶은 마음이 더 컸고, 지난해 우승팀 다저스와 손을 잡으며 꿈을 이뤘다.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AP연합뉴스 |
LA 다저스 사사키 로키. AP연합뉴스 |
MLB.com은 다저스와 사사키의 계약 합의 사실이 처음 발표됐을 때 그의 직구보다 더 무서운 구종이 스플리터라고 평가했다.
MLB.com은 '사사키의 스플리터는 이미 세계 최고 수준이고, 2025년에는 메이저리그 최고의 스플리터가 될 것이다. 그의 스플리터는 WBC에서 평균 구속 90.9마일(약 146㎞)을 기록했다. 가장 빠른 스플리터 구속은 93마일(약 150㎞)이었다. 지난해 메이저리그에서 평균 구속 90마일(약 145㎞) 이상 스플리터를 던질 수 있는 선수는 호세 소리아노(LA 에인절스) 타지 브래들리(탬파베이 레이스) 야마모토까지 3명뿐이었다. 사사키는 이들의 뒤를 따를 것이다. 사사키의 고속 스플리터는 정말 까다롭다. WBC 때는 수직으로 평균 33인치(약 84㎝)나 뚝 떨어졌다'며 놀라워했다.
다른 일본 투수, 심지어 오타니와 비교해도 사사키의 스플리터가 최고라고 했다.
MLB.com은 '메이저리그에 특급 스플리터를 장착하고 넘어온 오타니, 야마모토, 이마나가 쇼타(시카고 컵스), 센가 고다이(뉴욕 메츠)와 비교해도 사사키의 스플리터가 최고'라고 단언했다.
사사키는 호평 속에 첫 불펜 투구를 마친 뒤 "좋은 느낌을 받진 못했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처음이라 긴장하기도 했고, 아직 날씨가 쌀쌀한 영향이 있었다고. 사사키는 첫 불펜 투구를 무사히 마치고 계속해서 몸 상태를 끌어올리고 있는 상황에 만족했다.
데이브 로버츠 다저스 감독은 다음 달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시카고 컵스와 2025년 개막시리즈에 사사키를 선발투수로 내보낼지 고민하고 있다. 모두 2경기를 치르는데, 개막전 선발투수는 야마모토가 유력하고 2번째 경기를 사사키에 맡기는 쪽으로 고민하고 있다. '도쿄시리즈' 타이틀에 걸맞게 일본인 투수들에게 우선순위를 두고 있는데, 두 투수는 충분히 기회를 얻을 자격을 갖추고 있다. 컵스는 일본인 투수 이마나가를 개막전 선발투수로 고려하고 있다.
로버츠 감독은 "모든 경우의 수가 존재한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사사키가 개막시리즈 2번째 경기에 던지게 될 것 같다. 그럴 수 없게 된다면 그럴 수 없는 것"이라고 했다.
사사키는 도쿄시리즈 등판과 관련해 "솔직히 메이저리그 정규시즌 개막시리즈를 일본에서 치르는 기회는 매우 드물다. 등판할 수 있다면 (메이저리그) 신인으로서 훨씬 더 특별할 것이다. 지금은 그 목표(개막시리즈 등판)를 이룰 수 있도록 준비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힘줘 말했다.
완쪽부터 LA 다저스 앤드류 프리드먼 사장, 사사키 로키, 데이브 로버츠 감독. AP연합뉴스 |
김민경 기자 rina113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