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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힌남노 ‘포항 지하주차장 참사’…피의자 모두 ‘무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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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소방과 군 대원들이 2022년 9월 경북 포항시 남구 인덕동의 한 아파트 지하주차장에서 실종된 주민들을 찾기 위한 배수 작업과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권도현 기자


2022년 태풍 힌남노로 경북 포항 아파트 지하 주차장에서 대형 인명피해가 난 참사와 관련해 저수지 관리자와 아파트 관리자가 각각 무죄와 공소기각을 선고받았다.

대구지법 포항지원 형사1단독 송병훈 판사는 저수지 수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는 등 적절한 조치를 하지 않은 혐의(업무상 과실치사상 등)로 기소된 하천 상류의 저수지 관리자 4명에게 범죄 증명이 부족해 무죄를 선고했다고 13일 밝혔다.

또 침수 위험이 있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에 입주민 접근을 막지 않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아파트 관리자 및 경비원 4명에 대해서는 공소제기 절차가 법률 규정을 위반해 공소기각을 선고했다.

2022년 9월6일 제11호 태풍 ‘힌남노’가 내습한 포항에서는 냉천이 범람하면서 지하 주차장에 차를 빼러 간 아파트 단지 주민 8명과 주택가에서 대피하던 주민 1명 등 9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이 아파트단지 주민들은 사고 당일 오전 6시30분쯤 ‘침수가 우려되니 지하주차장 차량을 옮겨달라’는 관리사무소 측의 안내방송에 따라 일시에 지하 주차장으로 갔다가 변을 당했다.

검찰은 냉천 상류 오어저수지와 진전저수지가 폭우로 인해 넘쳐 방류가 시작됐음에도 수위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았거나 관련 기관에 통지하지 않는 등의 혐의로 오어저수지 관리자인 한국농어촌공사 포항지사 관계자 2명과 진전저수지 관리자인 포항시 직원 2명을 재판에 넘겼다.

또 태풍·호우 중에는 침수가 예상되는 건물의 지하공간 등 위험지역에 입주민 접근을 금지할 의무가 있음에도 입주민들이 침수 위험이 있는 지하주차장으로 들어가게 한 혐의로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와 경비원 4명을 기소했다.

이들은 안내방송 직후 냉천에서 범람한 물이 지하주차장으로 급격히 쏟아지고 혼잡한 상황이 됐음에도 주민에 대한 대피 안내나 추가 안내방송 등 조처를 하지 않은 혐의도 받았다.

재판부는 “포항에 내린 비가 500년 빈도를 웃돌았고 포항 대부분 지역이 침수되는 등 많은 인명 피해와 물적 피해가 발생했다”며 이번 참사가 자연재난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농어촌공사와 포항시 관계자 등 4명과 관련해서는 “저수지 관계자에게 형사 책임을 묻기 위해서는 저수지에서 방류된 물이 하천 범람의 주된 원인으로 작용했고 피해 발생에 직접 영향을 미쳤음을 인정해야 하지만 여러 하천에서 범람한 물이나 지형적 조건 등이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해 피해를 봤을 가능성이 높다”며 “피고인들이 포항시에 자연방류 사실을 통보해도 당시 상황에선 포항시가 구체적이고 적절한 조처를 했을 것으로 보이지 않는다”고 무죄 선고 이유를 설명했다.

또 아파트 관리소 관계자 4명에 대해서는 “피고인들은 포항시로부터 냉천 범람과 지하주차장 침수 위험에 관한 정확한 정보를 시기 적절하게 제공받지 못했고 통상 예견 가능한 범위에서 대응했다”며 “이 경우 형사책임을 부담하게 하는 것은 국가의 국민 기본권 보호 의무를 저버리는 것으로 공소 제기 자체가 법률 규정에 위반해 무효”라고 공소기각 취지를 밝혔다.

김현수 기자 kh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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