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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왼쪽) 전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 1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발언하고 있다. 오른쪽은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사진=뉴시스 |
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최근 당 쇄신 작업에 착수한 국민의힘을 향해 "저질 국회 모습을 던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 전 의장은 13일 오전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진행된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 세미나에 참석해 이렇게 밝혔다. 이번 행사는 당 전략기획특별위원회가 출범한 뒤 열린 첫번째 세미나다.
이날 첫 번째 연사로 나선 김 전 의장은 5선 국회의원과 18대 국회 전반기 국회의장을 지냈다. 2020년 21대 총선에서는 미래통합당 공천관리위원장을 맡았다. 김 전 의장은 여당이 당장 해결할 과제로 △탄핵 국면 해결 △당 이미지 개선 등을 꼽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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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 보는 당이 정국 어떻게 이끄냐" 여당 원로의 조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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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 전 의장은 "(국민의힘은) 소수 여당으로서 거대 야당과 맞서야 한다"며 "그동안 국회에는 끌려다니는 모습이었다. 눈치만 보는 당이 어떻게 정국을 리드하겠느냐. 국면 정국을 리드하지 못했다고 솔직히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금의 민주당은) 이재명 대표 말 한마디에 획일적으로 움직인다"며 "이것이 겉으로는 강한 민주당의 최대 약점이다. 국민의힘은 저질 국회 모습 던지고 노력, 용기, 투쟁, 끈질김을 보여야 한다"고 말했다.
정당 이미지 개선을 위해서는 새로운 것을 앞세워야 한다고 했다. 김 전 의장은 "남이 잘하는 것 따라 하면 2등일 뿐"이라며 "내 것을 앞세워야 하는데 지금의 국민의힘 이미지는 판검사, 교수, 지식인, 부잣집, 출세주의자 등이 아니냐"고 말했다.
이어 "지금의 국민의힘 의원 구성은 훨씬 더 다양하다"며 "이웃과 함께하는 정치인, 서민과 약자, 외로운 사람들에게 따뜻한 손길을 내미는 노력은 계속돼야 한다. 숫자가 적으면 2배, 3배 더 부지런하게 움직여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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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시급한 개혁 과제 3가지…정치·교육·인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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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형오 전 국회의장이 1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전략기획특위 1차 세미나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뉴시스 |
당장 시급한 개혁 과제로는 △정치 개혁 △교육 개혁 △인구 개혁 등을 꼽았다. 정치개혁을 위해서는 국회 윤리위원회와 의정활동 평가서를 활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왜 국회는 모든 기관 평가에서 꼴찌를 받느냐"며 "지금이라도 국회 윤리위원회를 독립적인 상설 기구로 만들어야 한다. 지금은 있으나 마나 한 제도고 국회의원 한 명도 참여하지 않는다. 윤리위원회가 똑바로 있으면 저질 국회의원들도 없어진다"고 말했다.
또 "여러분은 왜 국회의원이 됐느냐"며 "지금은 의정 활동을 얼마나 잘했는지가 공천에 반영되지 않는다. 의정활동 평가서에 당 입장을 넣어서 그 사람이 무조건 공천받는 시스템이 가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교육 개혁에 대해서는 "대학 입시 때문에 태어나자마자 걱정하는 나라가 대한민국"이라며 "대학 입시 제도 개선위원회를 즉각 구성해야 한다. 유치원, 초등학생 때부터 입시에서 해방되려면 대학을 개혁해야 한다"고 말했다.
인구 개혁에도 목소리를 높였다. 김 전 의장은 "우리는 세계 최고 저출산 고령화에 직면하고 있다"며 "임신 직후부터 취학까지 모든 것은 국가에서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예산을) 포퓰리즘 정책 말고 아이들이 태어나게 하고 교육시키고 하는데 써야 한다"고 말했다.
김 전 의장은 대통령 탄핵 심판은 신중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대통령은 국민이 선출한 행정 수반이자 대외적으로 국가를 대표하는 사람"이라며 "임명직 공무원이 선출된 국가 최고 권력에 대해 재단을 하는 것은 국민적 합의가 전제돼야 한다"고 했다.
정치 양극화 해소를 위해 개헌을 제안했다. 김 전 의장은 "개헌의 핵심은 대통령 권한 축소와 국회 책임성 강화"라며 "87년 체제는 수명을 다했다. 5년 단임제로는 국가 경제 능력도 저하되고 정치적 편 가르기만 되고 갈등 분열만 심화된다"고 했다.
김지은 기자 running7@mt.co.kr 박상곤 기자 gone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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