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IV 골프 아이언헤즈GC팀의 주장 케빈 나(미국)가 팀 완성을 위해 한국 선수 추가 영입의 뜻을 밝혔다.
장유빈이 13일 LIV 골프 애들레이드 개막에 앞서 이데일리와 인터뷰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주영로 기자) |
케빈 나는 13일 호주 사우스오스트레일리아주 애들레이드의 더그랜지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리는 LIV 골프 애들레이드(총상금 2500만 달러) 개막에 앞서 이데일리와 만나 “장유빈 같은 선수가 있다면 당장 스카우트하겠다”며 “제가 본 장유빈 선수는 볼 스트라이킹 능력이 세계 정상급 수준이었고 주변의 평이 굉장히 좋았다. 그에게서 엄청난 가능성을 봤고 그런 선수를 또 찾고 있다. 1~2명 정도 눈에 띄는 한국 선수가 있다”고 말했다.
LIV 골프로 이적한 장유빈은 지난주 사우디아라비에서 열린 LIV골프 리야드에서 데뷔전을 치렀다. 애들레이드 대회에서 두 번째 출전한다.
장유빈이 합류한 아이언헤즈GC팀은 ‘팀코리아’로 서서히 완성해 가고 있다. 국적은 다르지만, 케빈 나와 뉴질랜드 교포 대니 리까지 팀원 4명 중 3명이 한국계와 한국선수로 채워졌다. 나머지 1명은 일본 국적의 코즈마 준이치로와 웨이드 옴스비가 번갈아 참여하고 있다.
LIV 골프는 13개 팀 52명과 팀 소속 없이 활동하는 2명을 포함해 총 54명이 경쟁하는 무대다. 팀 계약은 LIV 골프로 진출하는 가장 빠른 길 중 하나다.
장유빈의 합류로 아이언헤즈GC팀은 분위기부터 달라졌다. 주장 케빈 나는 “지금은 팀이 완성되는 과정이고 (한국계 선수) 2명이 있을 때보다 3명이 되니 더 좋다”며 “젊은 유망주가 들어와서 그런지 선배로서 더 책임감이 느껴지고 무엇보다 에너지 넘치는 팀이 됐다. 장유빈 선수가 새로운 무대에 빠르게 적응하고 성장할 수 있도록 도움을 더 많이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LIV 골프로 이적한 장유빈은 만족감을 엿보였다. 그는 “LIV 골프로 오기까지 고민했지만, 막상 와보니 참 잘한 결정이라는 생각이 든다”며 “세계적인 선수와 경쟁하면서 보고 배우는 것도 많고 선배들의 도움으로 편하게 지내고 있다”며 “이제 첫 대회를 치렀지만, 빨리 적응하는 게 가장 큰 목표다”고 말했다.
2023년 아이언헤즈GC팀에 합류한 대니 리도 후배 장유빈의 합류를 반기면서 빠른 적응을 위해 힘을 보태고 있다. 그는 “저도 처음 LIV 골프에 왔을 때는 어색한 분위기였지만, (케빈 나) 선배의 도움으로 빨리 적응했다. 우리는 가족과 같은 분위기다”며 “모든 팀이 우리 팀 같지는 않다. 아무래도 우리 팀은 한국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더 끈끈하고 문화적 차이가 크지 않다. 아이언헤드GC만의 장점이다. 장유빈 선수가 LIV 골프에 빠르게 적응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장유빈 선수가 첫 대회에선 기대만큼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으나 차츰 적응하면 정상급 선수가 될 것”이라며 “초반에는 성적이 안 나더라도 적응하고 퍼팅과 코스 매니지먼트 등을 보완하면 지금보다 훨씬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한다”고 후배의 성공을 자신했다.
LIV 골프는 오는 5월 2일부터 사흘 동안 인천 송도의 잭니클라우스 골프클럽에서 한국 대회 ‘쿠팡플레이와 함께하는 LIV 골프 코리아’가 열려 국내 팬들과 만남을 준비하고 있다. 54홀 스트로크 플레이와 샷건 출발, 팀경기 등 지금까지 경험하지 못한 새로운 골프대회가 팬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케빈 나는 “LIV 골프를 더 재미있게 보기 위해선 하나의 팀을 응원하는 것도 좋다”며 “좋아하는 선수의 경기도 보면서 팀을 정해 응원하는 방식은 이전의 골프를 보는 것과는 또 다른 재미를 준다. 그것이 LIV 골프만의 매력이고 콘셉트다”라고 설명했다.
지금까지의 골프는 개인 운동이었다. 선수가 스스로 팀을 꾸리고 경기에 나가 성적을 내는 방식이었다. LIV 골프는 개인 운동인 골프에 팀 스포츠를 더했다. 4명이 한 팀을 이뤄 경쟁하는 방식을 추가해 또 다른 볼거리가 생겼다.
출범 3년째까지 세계 프로골프투어의 변방에 있었던 LIV 골프는 서서히 중심으로 들어오고 있다. 올해부터 US오픈과 디오픈 출전권을 부여하기 시작했다. LIV 골프는 대환영 분위기다.
케빈 나는 “LIV 골프의 투어 레벨은 굉장히 높은 편이다. 저는 전 세계 투어에서 100회 이상 톱10을 기록했다. 그러나 LIV 골프에서 톱10에 드는 게 쉽지 않다. 존 람, 더스틴 존슨, 브룩스 켑카, 캐머런 스미스 같은 세계 정상급 선수가 즐비하다”며 “이번 결정을 환영하지만, LIV 골프가 인정받기까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1년 정도 더 시간이 걸렸고 아직 부족하다. 투어 규모를 놓고 보면 기회의 문이 좁다. 더 확대될 거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장유빈의 합류로 분위기가 달아오른 아이언헤즈GC팀은 올해 두 가지 목표를 정했다.
대니 리는 “(장)유빈이 저 그리고 케빈 나 선수가 모두 한 번씩 우승하고 팀 경기에서도 우승하는 게 목표”라고 말했고, 장유빈과 케빈 나는 “한국 대회에서 팀 우승을 차지한다면 그것보다 좋은 일은 없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LIV 골프 아이언헤드 GC에 합류한 장유빈(오른쪽)이 케빈 나, 대니 리가 지켜보는 가운데 스윙 연습을 하고 있다.(사진=쿠팡플레이 제공)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