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AFP) |
12일(현지시간) CNBC에 따르면 투자은행 벤치마크의 코디 애크리 애널리스트는 이날 고객들에게 보낸 메모에서 30일 간 유예된 멕시코와 캐나다 수입품에 대한 25% 관세가 현실화하면 미국 내 신차 가격이 평균 5만 4500달러(약 7925만원)에 이를 것이라고 예측했다. 이는 지난해보다 약 5790달러(약 841만원), 12% 높아진 가격이다.
멕시코와 캐나다는 지난해 2000억달러어치가 넘는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을 미국에 수출했다. 멕시코는 자동차 부품 680억달러어치, 완성차 950억달러어치를 각각 수출했다. 캐나다의 대미 자동차 부품 수출액은 160억달러, 완성차 수출액은 360억달러를 기록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미국으로 유입되는 불법 이민자와 마약을 근절시키기 위해 모든 멕시코·캐나다산 물품에 25% 관세를 물리겠다고 예고했다. 이후 클라우디아 셰인바움 멕시코 대통령과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문제 해결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잠정 합의하면서 한 달 동안 유예 기간을 두기로 했다.
이와 별개로 트럼프 대통령은 3월 초부터 미국으로 수입되는 철강·알루미늄에 25% 관세를 부과하기로 했다. 이 관세는 다른 관세에 추가되는 개념이라고 CNBC는 설명했다. 30일 간의 유예 기간 종료 후 캐나다·멕시코산 철강과 알루미늄의 관세가 50%에 이를 수 있다는 얘기다.
짐 팔리 포드 최고경영자(CEO)는 “트럼프 대통령이 제시한 철강·알루미늄 관세가 멕시코·캐나다에 대한 관세와 결합해 골칫거리가 됐다. 지금까지 우리가 목격하고 있는 것은 많은 비용과 혼란”이라며 “수 십억달러의 이익이 사라지고 많은 미국인들이 일자리를 잃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CBS는 TD은행 등을 인용해 철강·알루미늄 관세 부과만으로도 미국 내 중고차 및 신차 가격이 대당 1000~1500달러 오를 것으로 봤다. 또 30일 간 유예된 멕시코·캐나다 관세까지 발효되면 가격 인상폭이 약 3000달러까지 커질 수 있다고 예측했다.
CBS에 따르면 자동차 1대에 들어가는 강철은 약 1000파운드(약 453.6㎏)로, 가격으로 환산하면 차량 1대당 6000~7000달러어치다. 최고 50% 관세가 적용된다고 가정하면 단순 계산했을 때 3000~3500달러 늘어나는 셈이다. 여기에 멕시코와 캐나다에서 수입되는 완성차 및 자동차 부품에 25% 관세까지 부과되면 제조비용은 더 불어난다.
자동차 제조업체들이 늘어난 비용 중 얼마나 흡수할 수 있을지는 불분명하다. 또한 두 관세가 실제로 중첩 적용될 것인지도 아직은 불명확하다. 이에 미 소비자들 역시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CNBC는 전했다.
지난 4일부터 발효된 대중 추가 관세 10%도 미국 내 차량 가격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제너럴모터스(GM)는 ‘뷰익 엔비전’을, 포드는 ‘링컨 노틸러스’를 각각 중국에서 생산하고 있다.
미국 3대 자동차 제조업체의 생산기지가 몰려 있는 디트로이트의 현지 매체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2018년 철강·알루미늄에 대한 관세를 처음 부과했을 때 중국 자동차 부품 제조업체들은 생산기지를 해외로 대거 이전했다”며 “이들 업체가 만든 부품들은 캐나다와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유입되고 있으며 완성차 조립에 쓰이는 중국산 부품은 여전히 많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