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26회 반도체대전(SEDEX)’에 대만 TSMC 간판이 설치돼 있다. 이번 전시는 'AI 반도체와 최첨단 패키지 기술의 융합'이라는 주제로 이날 부터 오는 25일까지 진행된다. 2024.10.23/뉴스1 ⓒ News1 황기선 기자 |
(베이징=뉴스1) 정은지 특파원 = 대만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압박에 따라 대응책 마련에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이를 두고 중국에선 대만이 미국의 반도체 정책에 동조한다면 오히려 대만의 반도체 산업을 훼손할 수 있다고 불편함을 드러내고 있다.
13일 신화통신, 글로벌타임스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펑롄 중국 국무원 대만판공실 대변인은 "미국의 일방주의와 무역 보호주의에 관한 조치는 항상 '미국 우선주의'를 고수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펑롄 대변인은 "사실이 거듭 증명하듯, 민진당 당국이 미국에 의존할수록 대만에 대한 피해는 더욱 심화된다"며 "소위 '대응 조치'는 대만을 팔아 아첨하는 것에 불과하며 이는 대만 산업 발전의 기초를 훼손하고 대만 국민의 이익과 복지를 희생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의 반도체 관세 압박 우려에 대만이 적극 대응을 시사하는 가운데 나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만은 우리(미국)를 떠나 대만으로 갔는데 대만은 반도체산업의 약 98%를 차지하는 곳"이라며 "그들이 돌아오길 바란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들에겐 돈이 필요하지 않고 인센티브가 필요하다"며 "그 인센티브는 그들이 25%, 50%, 심지어 100% 관세를 내고 싶지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행정부가 대만 산업의 근간인 반도체 산업에도 관세를 부과할 것임을 시사한 데 대해 다음주 장원뤄 경제부 정무차장이 이끄는 경제부 교류단이 미국 워싱턴DC를 방문해 미국 정부 측 관계자와 만날 계획이다.
궈즈후이 대만 경제장관은 "대만은 미국의 가장 좋은 파트너"라며 "미국 기업이 설계하고 판매하는 반도체를 대만이 제조하고 있으며 대만이 대부분의 자본지출을 충당한다"고 설명했다. 또한 대만은 미국과 산업 협력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세계 최대 파운드리 기업인 대만 TSMC도 미국 투자를 확대한다. TSMC는 지난 10~11일 미국 생산기지인 애리조나주에서 이사회를 개최하고 첨단 패키징 설치 및 업그레이드, 팹 건설 및 팹 시설 시스템 설치 등을 위해 171억4140만달러(약 24조9000억원) 규모의 자본 지출을 승인했다.
중국이 대만의 미국 반도체 정책 동조에 불쾌감을 표출하는 것은 미국 주도의 반도체 공급망 통제 전략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TSMC에 7나노미터(nm, 1nm=10억분의 1미터) 이하 첨단 반도체의 중국 수출을 제한할 것을 통보했다.
탕융훙 중국 샤만대학교 대만연구소 교수는 "반도체 산업은 대만 경제의 주요 구성 부분으로 반도체 산업이 다른 산업의 발전을 주도해왔기 때문에 이를 바꾸거나 이전한다면 지속 발전에 장애가 될 것"이라며 "민진당 당국이 정치적 요인에 더 많은 비중을 두고 결정을 내렸고 대만 경제 발전과 민생을 희생하면서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접근 방식을 따르기로 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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