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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10년 내 핵무장" 세계 전문가 40% 이렇게 생각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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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북한이 지난해 10월 31일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딸 주애가 지켜보는 가운데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포-19형'을 시험발사했다. 북한은 이 미사일을 ″최종완결판 대륙간탄도미사일″이라고 자랑했다. 조선중앙통신


전 세계 전문가 약 40%가 "한국이 10년 내 핵무장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는 미 싱크탱크의 조사 결과가 나왔다. 북한발 위기 고조와 한국에 대한 미국 확장억제 불확실성에 대한 인식이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

12일(현지시간) 미 싱크탱크 애슬랜틱카운슬에 따르면 스코우크로프트 전략안보센터가 지난해 11월 말에서 12월 초 미국 등 세계 60개국 글로벌 전략가와 전문가 357명을 상대로 실시한 '글로벌 예측 2025' 설문조사에서 이 같은 결과가 나왔다.

이 조사에서 전문가들에게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를 가질 가능성이 큰 나라'를 객관식·복수 응답으로 선택할 수 있게 했더니 40.2%가 한국을 지목했다. 이란(72.8%), 사우디아라비아(41.6%)에 이어 세계 3위인데, 전년도 대비 증가폭은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컸다. 지난해엔 같은 질문에서 한국을 지목한 전문가가 25.4%였는데 1년 만에 그 비율이 14.8%포인트 늘었다.

'향후 10년 안에 핵무기를 사용할 것으로 예상하는 행위자'를 묻는 질문에도 24.2%가 북한을 꼽았다. 핵확산금지조약(NPT)에 가입한 공식적 핵보유국인 러시아(25.9%)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순위였다. 1년 전 같은 질문에서 15.2%의 전문가가 북한을 지목한 것에 비해 9% 포인트 증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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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픽=신재민 기자


이러한 조사 결과는 북한이 지난 1년 사이 핵·미사일 역량을 더욱 키운 데 반해 한국은 미국의 '확장억제' 이상의 보다 확실한 위기 대응방안이 없다는 지적이 나오는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11월 미국의 비영리단체 코리아 소사이어티가 주최한 토론회에서 알렉산드라 벨 당시 미 국무부 군비통제·억제·안정 부차관보는 "북한의 7차 핵실험이 준비된 상태이고 정치적 결단만 남았다"고 평가했다. 뿐만 아니라 애슬랜틱카운슬 조사에서 '10년 뒤 러시아, 이란, 중국, 북한이 정식 동맹국이 될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1위 답변이 '그렇다'(45.9%)였다는 점도 북한발 위기 상황 고조 가능성을 반영한다.

이 조사에서 '미국이 유럽, 아시아, 중동에서 각국과의 안보 동맹 및 파트너십을 유지할 것인가'라는 질문에는 60.9%가 '그렇다'고 답했으나, 전년도 같은 질문에 대해 78.7%의 전문가가 '그렇다'고 답했던 것에 비해서는 크게 하락한 것이다. 세계의 전문가들이 한국에 대한 미국의 확장억제의 불확실성을 이전보다 더 크게 느끼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한편 영국 싱크탱크 국제문제전략연구소(IISS)가 12일 발표한 '연례 세계 군사력 균형 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2024년 국방비는 약 63조원(약 439억 달러)으로 세계 10위였다. 전 세계 각국이 지출한 국방비 총합은 약 3570조원(약 2조 4600억 달러)으로 사상 최대를 경신했다. 가자지구 분쟁 및 우크라이나 전쟁 장기화에 따른 안보 위협 증가의 영향으로 분석된다.

하수영 기자 ha.su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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