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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러시아 수감자 맞교환…미국 석방 포로는 '가상자산업계 거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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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알렉산드르 빈니크 BTC-e 공동창업자 석방
자금세탁 유죄…美당국, 불법행위 온상 지적
전일 미국인 마크 포겔 풀려난지 하루만
아시아경제

러시아 국적의 알렉산드르 비닉이 2017년 10월 4일 그리스 테살로니키 법원에 도착해서 경찰의 호위를 받고 있다. 미국은 전날 러시아와의 포로 교환 일환으로 러시아의 비닉을 석방할 예정이라고 백악관 관계자가 12일(현지시간) 밝혔다. /AFP·연합 AFP연합뉴스


미국 중재로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협상 기대가 커진 가운데 미국과 러시아가 수감자를 교환했다. 미국에선 '가상자산 거물'인 알렉산드르 빈니크를 12일(현지시간) 러시아로 송환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전날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수년째 복역 중이던 미국인 마크 포겔이 풀려난 지 하루 만이다.

미국이 석방하는 러시아인은 미국에 수감돼 있던 가상자산 거래소 BTC-e의 공동 창업자인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빈니크다. 빈니크는 2017년 그리스에서 자금세탁 혐의로 체포돼 2020년 프랑스로 송환됐다. 이후 돈세탁 혐의가 유죄로 인정되며 징역 5년을 선고받아 프랑스에서 2년을 복역한 뒤 2022년 8월 미국으로 송환됐다. 그는 미국에서 자금 세탁 혐의로 유죄를 인정한 후 오는 6월 말 선고를 기다리고 있었다.

미 법무부는 그가 또 전 세계에 페이퍼 컴퍼니와 금융 계좌를 설립해 자신의 거래소를 통해 불법 자금 이체를 도운 것으로 보고 있다. 이 거래소가 연루된 금액은 1억2100만달러에 달한다. 미 당국은 아울러 BTC-e가 랜섬웨어 협박, 신원 도용 범죄, 마약 유통 등을 용이하게 한 사이버 범죄자들의 주요 플랫폼이었다고 주장해왔다.

소식통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빈니크가 미국과 러시아 간 수감자 교환으로 이날 풀려날 것이라고 말했다. 전날 마약 소지 혐의 등으로 러시아 교도소에서 수년째 복역 중이던 미국인 마크 포겔이 풀려난 지 하루 만이다. 한 관계자는 그가 현재 캘리포니아에 수감돼 있으며, 러시아로 송환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의 석방을 위해 전날 샌프란시스코 연방 법원에서 비공개로 재판이 긴급히 열렸다고 WSJ은 전했다. WSJ은 또 그가 수감돼 있던 카운티 교도소에서 기록을 찾을 수 없고, 변호사들도 그 상황에 대해 알지 못했다며 빈니크가 이미 석방됐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빈니크의 프랑스인 변호사인 프레데릭 벨로도 러시아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빈니크는 미국인 마크 포겔이 석방된 이후 러시아로 송환될 것"이라며 석방 절차가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벨로 변호사는 지난해 여름 캘리포니아 교도소에 있는 빈니크를 면회한 적이 있다며 "새로운 수감자 교환에 빈니크가 포함되도록 로비했다. 포겔의 변호사들도 만나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이번 수감자 교환은 신속한 우크라이나 종전을 바라는 트럼프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할 가능성이 높아진 상황에서 성사됐다는 점에서 주목받았다. 실제로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에게 감사하다면서 수감자 석방이 우크라이나 종전에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미국과 러시아가 수감자를 교환한 것은 조 바이든 전 미국 대통령이 재임하던 지난해 8월 이후 6개월 만이다. 당시 미국을 비롯한 서방 국가들은 러시아와 냉전 종식 이후 최대 규모인 총 24명의 수감자를 교환했다. 이 중에는 지난해 3월 러시아에 간첩 혐의로 체포된 WSJ 기자 에반 게르시코비치 등 서방 언론인이나 공무원 등이 포함됐다. 미국 등 서방은 이에 대응해 러시아 군사·정보조직 출신 간첩이나 현지에서 저지른 강력 범죄로 체포된 8명의 러시아 국적 수감자들을 석방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백악관에서 포겔을 직접 환영하면서 12일 또 다른 석방이 이뤄질 것이라고 예고했다. 반면 페스코프 대변인은 추가 석방 가능성에 대해서는 "할 말이 없다"며 답을 피했다.

미국인 포겔은 2021년 여름 미국에서 러시아로 들어오던 중 짐에서 마약이 발견돼 러시아 당국에 체포됐고 유죄 판결을 받아 러시아 교도소에서 복역 중이었다.

한편, 이번 수감자 교환 과정에서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직접투자펀드(RDIF) 대표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도움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CNN은 스티븐 위트코프 특사가 포겔의 석방을 위해 푸틴 대통령의 측근인 드미트리예프 대표를 만났다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 통신도 이번 수감자 교환 협상에 드미트리예프 대표와 무함마드 빈 살만 사우디아라비아 왕세자가 관여했다고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전했다.

차민영 기자 blooming@asiae.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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