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인트루이스 한국계 투수 라일리 천영 오브라이언) |
"아픈 곳 없이 몸 상태도 좋고, 느낌도 좋다"
오랜 만에 듣는 메이저리그 한국계 투수 라일리 오브라이언(30. 세인트루이스)의 목소리가 매우 밝았다. 그는 12일(한국시간) MHN스포츠와 가진 전화 인터뷰에서 "아픈 곳 없이 몸 상태도 좋고, 느낌도 좋다. 스프링캠프에서 경쟁을 펼칠 만반의 준비가 다 됐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오브라이언에게 2024년 시즌은 기억하기 싫은 한 해였다. 스프링캠프에서 치열한 경쟁을 뚫고 2년 만에 메이저리그에 복귀했는데 단 1경기만 던지고 부상이 찾아왔기 때문이다. 당시 오브라이언은 투구시 이용하는 오른쪽 팔을 구부리는데 사용되는 굴근 부위에 염증이 발견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워싱턴주 출신의 우완 정통파 투수 오브라이언은 미국인 아버지와 한국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그래서 '천영'이란 한국 이름도 갖고 있다.
그는 대학생이었던 지난 2017년 메이저리그 신인드래프트 8라운드에서 전체 229번으로 탬파베이의 지명을 받아 프로에 진출했다. 이후 트레이드를 통해 신시내티로 이적한 뒤 2021년 9월 메이저리그에 데뷔했다.
(시애틀 시절의 오브라이언) |
오브라이언은 지명순위에 비해 비교적 빠른 시간 내에 빅리그 무대를 밟았다. 하지만 주로 트리플 A에 머무는 시간이 더 많았다. 메이저리그 성적도 통산 2경기에 등판해 승리 없이 1패 평균자책점 7.71로 좋지 않았다. 급기야 2022년 시즌이 끝난 뒤에는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서도 밀려났다.
지난 2023년 시애틀 산하 마이너리그 트리플 A에서 뛴 오브라이언은 그해 총 51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15세이브 평균자책점 2.29라는 빼어난 성적을 거뒀다. 하지만 그토록 원했던 메이저리그 복귀는 끝내 이뤄지지 않았다.
한 가지 다행인 것은 그해 11월 현 소속팀인 세인트루이스로 트레이드 됐고, 이후 메이저리그 40인 명단에 복귀할 수 있었다.
오브라이언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때 가진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세인트루이스가 참 좋다"며 "동료들은 물론 코칭스태프도 나를 반겨주고, 친절하게 잘 대해준다. 그들이 내게 보여준 이런 환대와 다정함이 새로운 팀에 적응하는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좋은 팀 분위기는 좋은 성적으로 이어졌다. 오브라이언은 지난해 스프링캠프 총 10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5홀드 1세이브 평균자책점 0.90의 호투를 펼쳤다. 그 결과 2021년 메이저리그 데뷔 후 생애 첫 개막전 로스터에 합류하는 기쁨을 맛봤다.
(세인트루이스 한국계 투수 오브라이언) |
하지만 그는 단 1경기만 던지고 전력에서 이탈하는 불운을 겪어야만 했다. 당시 오브라이언은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곧 좋아질 것이다. 4월 중순에 열리는 애리조나와의 원정경기 때 만나서 이야기 하자"며 긍정적인 모습이었다.
그의 바람과 달리 부상은 오래 갔다. 7월 중순이 되서야 겨우 재활경기를 할 수 있었다. 오브라이언은 결국 지난해 총 8경기에 등판해 승패 없이 평균자책점 11.25로 시즌을 마감했다.
지난해 부상 기억 때문인지 오브라이언은 "올 시즌 이루고 싶은 여러가지 목표가 있지만 그 중 가장 중요한 것은 아프지 않고 풀시즌을 완주하는 것"이라며 건강을 우선 꼽았다.
그는 이어 "건강하게 풀시즌을 완주하면서 마운드 위에서 꾸준한 모습도 보여주고 싶다. 지난해에는 정말이지 좋고, 나쁨의 차이가 너무 컸다"며 "꾸준하게 던지다 보면 개인성적 등 좋은 결과물이 따라오며 성공적인 시즌이 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류현진이 한국으로 돌아가고, 박찬호를 닮은 미치 화이트마저 올 시즌 SSG와 계약하는 바람에 메이저리그에 한국계 투수는 이제 오브라이언과 데인 더닝 단 두 명만 남았다. 오브라이언은 과거 MHN스포츠와 인터뷰에서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한국대표팀으로 참가하고 싶다. 불러달라"는 속내를 털어났을 만큼 어머니 나라에 대한 애정과 자부심이 크다.
오브라이언이 올 시즌 메이저리그에서 호투와 한국대표팀 합류라는 두 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사진=MHN스포츠 DB, 세인트루이스 구단 홍보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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