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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시 푸드' 뭐길래… 예능 속 신조어, 이대로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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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조어로 웃음 안긴 예능들
평론가·교수가 바라본 예능 속 신조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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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원이 '워크돌'에서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워크돌' 유튜브 영상 캡처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각종 신조어를 어렵지 않게 접할 수 있다. 맛있는 음식을 가리키는 표현 '섹시 푸드'부터 '요아정' '할핣'까지 종류도 다양하다. 예능의 이러한 행보가 세대 통합을 돕는다는 의견도 있지만 신조어의 사용을 마냥 긍정적으로 바라보긴 어렵다.

그룹 엔믹스 멤버 해원은 '워크돌'에서 신조어에 대한 이야기를 꺼냈다. 그는 "요즘 배운 게 있다. 여고생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섹시 푸드'라는 말을 한다. 뭐만 하면 '섹시하다'고 한다더라. 애들한테는 '섹시하다'가 최고의 칭찬인 거다"라고 말했다. 이후 그는 20세 대학생을 만났을 때 "맛있는 걸 먹으면 뭐라고 하느냐"고 물었고, "섹시 푸드"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tvN '놀라운 토요일'에서는 신·구조어 퀴즈에 도전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아저씨 나이지만 멋진 남자 연예인을 두고 하는 말인 '요아정(요즘 아저씨의 정석)', 할머니 할아버지의 줄임말인 '핢핣' 등의 신조어가 시선을 모았다. 출연자들은 처음 보는 신조어에 놀라움을 내비치며 퀴즈에 도전했다.

신조어 사용 향한 갑론을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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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라운 토요일'에서는 신·구조어 퀴즈에 도전하는 출연진의 모습이 그려졌다. tvN 캡처


이처럼 예능이 신조어를 소개하는 것을 두고 다양한 의견이 나오는 중이다. 구세대와 신세대의 문화적 거리감을 좁힐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바라보는 시선도, 언어 파괴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예능의 신조어 사용이 과하다는 의견도 존재한다. 방송에서 신조어라고 소개된 것들 중 정작 MZ 세대가 즐겨 사용하는 말은 몇 없다는 것이다.

예능의 신조어 활용에 대한 전문가들의 생각은 어떨까. 김헌식 대중문화평론가는 본지에 "신조어의 사용 자체는 언어 파괴로 보기 어렵다. 영미권에서도 신조어는 계속 만들어지고 있다. 영국의 경우, 콩글리시조차도 단어로 포용하려는 모습을 보인다. 다만 예능이 어느 정도 통용되는 신조어를 다루는 것이 필요하다. 신조어를 소개하며 젊은 세대의 용어를 따라야 한다는 식의 태도를 보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요즘에는 어떤 커뮤니티에서 활동하는지에 따라서도 사용하는 용어가 다르다"고 말했다.

윤석진 충남대학교 국어국문학과 교수는 예능이 '재미 추구'를 목표로 하는 만큼 웃음 유발 목적의 신조어를 문제 삼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신조어를 모르면 '꼰대'라고 얘기하는 등 세대 가르기를 하는 것은 문제다"라고 했다. 이러한 양상이 세대 통합 대신 와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는 것이다. 윤 교수는 " 보편적인 정서를 담은 신조어라면 상관없지만 자극적인 수식어를 갖다 붙여 만든 용어들은 예능에서 걸러낼 필요가 있다. 가령 '맛있는 음식'이라고 표현하면 될 것을 자극적으로 '섹시 푸드'라고 이야기하는 것 등이다"라는 설명 또한 덧붙였다.

전문가들은 예능이 신조어 자체를 소개하는 것은 괜찮지만, 이 용어를 모르는 이들을 비난하는 장면을 웃음 포인트로 사용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한다. 소개할 신조어의 선택과 관련해서도 제작진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젊은 층 사이에서 자주 사용되는 신조어 중에도 '누칼협(누가 칼 들고 협박했나)'처럼 자극적이고, 누군가에게 불쾌함을 안길 수 있는 것들이 많기 때문이다.

정한별 기자 onestar101@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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