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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관세전쟁' 확전일로…韓수출 핵심 철강·반도체 안갯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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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강·알루미늄 25% 관세 예고, 쿼터물량 갇힌 채 관세만 늘면 '최악'
대미 수출 2배 급증한 반도체도 타깃…무역흑자 8위 韓 '상호관세'도 사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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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서 취재진에 관세 부과 계획에 대해 밝히고 있다. 2025. .02.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워싱턴=뉴스1) 류정민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모든 수입 철강, 알루미늄에 25% 관세 부과 방침을 밝히면서 한국의 수출 전선도 한층 더 앞을 가늠하기 어려운 안갯속으로 빠져들고 있다.

이달 초 멕시코, 캐나다, 중국으로부터 수입하는 모든 품목에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며 국가별로 포문을 열었던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에는 특정 품목을 겨냥해 전세계로 전선을 넓혔다.

더구나 상대국과의 무역불균형을 바로 잡겠다며 상대국이 부과하는 만큼 부과하는 '상호 관세'까지 예고하면서 트럼프발(發) 글로벌 관세 전쟁은 확전일로로 치닫고 있다.

'FTA 같은 건 필요 없어'…철강 관세 다시 꺼내든 트럼프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프로풋볼(NFL) 결승전인 슈퍼볼 경기가 열린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향하는 미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부과 대상 국가에 대해 "모두(everybody)"라며 "미국으로 수입되는 모든 철강에 25%의 관세를 부과하겠다"라고 밝혔다. 알루미늄 역시 같은 세율로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했다.

지난달 말 기자회견에서 철강, 알루미늄, 반도체, 의약품, 석유, 가스 등을 관세 부과 대상 품목으로 언급했는데, 가장 먼저 철강·알루미늄을 꺼내든 것이다.

트럼프는 자신의 첫 집권(2017~2021년) 때는 임기 시작 1년여가 지난 2018년 3월에 철강 25%, 알루미늄 10%의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는데, 이번에는 채 한 달도 안 돼 행동에 나선다.

트럼프는 이날 US스틸에 대한 외국 기업 소유 불허를 다시 언급했는데, '산업의 쌀'로 불리는 철강산업 재건에 대한 강력한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1기 때는 외국산 수입 제품이 미국 국가안보에 위협이 될 경우 긴급하게 수입을 제한할 수 있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근거로 들었었다.

당시 한국은 발 빠르게 한미 자유무역협정(FTA)과 연계한 협상에 나섰는데,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대미 철강 수출을 2015~2017년 3년 평균의 70%로 제한하는 '절대 쿼터제'를 적용받는 데 미국 측과 합의했다. 이는 현재까지도 유효해 한국은 관세를 면제받는 대신 수출 물량이 쿼터에 묶여 있다.

이번 트럼프의 언급을 그대로 해석한다면 이같은 쿼터제나 FTA와 관계없이 관세를 적용받을 가능성이 높다.

이러면 모든 국가에 대한 전면적인 관세로 쿼터제가 사실상 사라지는 것인데, 현재 트럼프의 언급만으로는, 쿼터제가 일부라도 적용될지, 25%의 관세 부과와 함께 수출 물량 제한이라도 풀리는 건지 등을 짐작하기 어렵다. 쿼터제에 발목이 묶인 상태에서 관세까지 부과받는 최악의 경우도 배제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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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프로풋볼 결승전인 슈퍼볼이 열리는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로 이동하는 전용기서 멕시코만을 '걸프 오브 아메리카'로 바꾸는 포고문에 서명을 하고 있다. 트럼프는 이후 기자들에게 내주 철강, 알루미늄에 25%의 관세를 예외 없이 부과하고, 상호관세는 10~11일쯤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2025.02.10 ⓒ AFP=뉴스1 ⓒ News1 우동명 기자


'작년 대미 수출 2배 증가' 반도체도 사정권…韓 발등의 불

다만 이 같은 관세가 모든 국가에 예외 없이 적용된다는 점에서 꼭 우리에게 불리하다고 볼 수는 없다는 시각도 있다.

수출 물량이 풀리기만 한다면, 한국은 캐나다나 멕시코와 같은 여건에서 경쟁할 수 있게 되기 때문이다.

트럼프 1기 행정부는 당시 호황으로 철강 수급이 어려워지자 2019년 5월 미국·멕시코·캐나다 무역협정(USMCA)과 연계해 멕시코 및 캐나다에 대해서는 무역확장법 232조를 철회했었다.

모두 철강 수출국이 동일하게 관세를 부과받는 대신 우리 발목을 잡고 있던 쿼터제가 풀려 같은 조건이 된다면 미국 철강 수입의 약 35%를 차지하는 멕시코와 캐나다와 미국 내 경쟁이 가능할 수 있다는 의미다.

당분간 이같은 트럼프식 '관세 몰아치기'가 이어지며 셈범이 복잡해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철강 외에도 반도체 등 주요 수출 품목이 사정권에 든 한국은 한층 위기에 노출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반도체는 한미 FTA에 따라 현재 관세를 거의 적용받지 않지만, 관세가 부과되면 수출에 타격이 예상된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미국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서버 투자확대 등에 힘입어 한국의 작년 한 해 대미 반도체 수출액은 전년 대비 123% 증가한 102억8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더구나 11~12일쯤 '상호 관세'도 발표 즉시 발효하겠다고 밝혀, 대미 무역수지 흑자 8위국인 한국은 비상계엄 선포 이후 대통령 탄핵과 구속으로 이어진 정치적 혼란기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 됐다.

우리나라는 한미 FTA로 거의 대부분의 미국산 수입 품목에 관세를 없앴지만, 미국이 무역불균형 해소를 내세워 상호 관세나 추가 조치 대상에 포함시킬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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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9일(현지시간) 미국 루이지애나주 뉴올리언스에서 열린 슈퍼볼에서 국가 연주 중 경례를 하고 있다. ⓒ 로이터=뉴스1 ⓒ News1 류정민 특파원


ryupd01@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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