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2.10. jhope@newsis.com |
[서울=뉴시스] 박주연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오는 6월 임기 마지막까지 금융당국과 금융권의 소통을 강화하는 역할에 매진하겠다고 밝혔다.
금융당국이 가진 문제의식을 업계와 공유하고, 당국과 금융권이 함께 호흡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자신의 마지막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10일 서울 여의도 금감원 본원에서 '2025년 금융감독원 업무계획' 기자간담회를 갖고 우리 금융권이 당국과 협력하도록 간절히 소통하는 게 제가 할 일"이라며 "지난해와 올해 금융사 CEO들이 많이 바뀌었는데 감독철학 소통의 기회를 많이 만들겠다"고 밝혔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동양·ABL생명보험 인수 승인을 기다리고 있는 우리금융지주에 대한 경영실태평가, 하나금융지주의 회장 연임 규정 변경 등에 대한 질문이 쏟아졌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지주의 보험사 인수합병(M&A건) 등에 대해 긴밀하게 해당 금융사와 소통하고, 금융위 실무진은 물론 금융위원장과도 긴밀하게 소통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금융의 현재 경영실태평가 등급은 2등급이며, 3등급 이하로 내려갈 때는 인수가 불발될 수 있다.
그는 "2개월의 (보험사 인수 승인) 심사기한이 있는데 우리가 2개월을 다 써버림으로서 금융위에 평가할 시간을 안 주면 안 된다"며 "우리가 일방적으로 정해 금융위에 부담을 전가하겠다는 생각도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책임은 금감원·금융위가 같이 지는 것"이라며 "저도 금융위원으로서 당연히 재무적·비재무적 요소를 충분히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우리금융과 관련해 소비자 보호를 위해 엄정 기조를 유지할 수밖에 없다"며 "다만 금융사를 백안시 하거나 척결대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우리금융지주와 소통을 원활하게 하고 입장 고려해 분석해야 진정한 의미의 원칙적 결론을 낼 수 있다"며 "저도 그렇고 금감원 내부에서도 이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특히 우리투자증권의 투자매매업 본인가와 관련, "요건상 장애 요소가 크지 않다"며 "증권사 본인가건에 대해서라도 조금 더 원활히 빨리 진행시켜서 금융권 경쟁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원장은 지난해 정기검사 결과 주요 은행에서 대규모 부당대출이 적발된 사실을 언급하며 "자율성을 제약하지 않기 위해 10년 넘는 기간 동안 개별 여신에 대해 사고가 안 나면 검토를 하지 않았다"고 언급했다. 이어 "지금 와서 보면 리스크 관리를 너무 안 한 것도 문제였다"며 "금융권과 소통해가며 뭐가 바람직한지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서울=뉴시스] 정병혁 기자 =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이 10일 서울 영등포구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2025년 업무계획 기자간담회에서 발표를 하고 있다. 2025.02.10. jhope@newsis.com |
이복현 원장은 하나금융그룹이 함영주 회장의 3년 연임을 추진 중인 것과 관련해서는 "기술적으로 특별히 어긋난 것은 없다"며 "우리가 '3년이 맞다', '2년이 맞다' 평가할 부분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하나금융그룹은 최근 지배구조 규범을 손질, 회장 재임 중 만 70세를 넘겨도 임기 3년을 보장하도록 했다. 새 규정에 따라 1956년생인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이 내년 3월 연임에 성공하면 향후 최장 3년간 임기를 보장받는다.
이 원장은 이와 관련, "임명 절차와 후보군이 눈에 들어오기 전에 조금 더 공정한 형태로 후보 선임 프로세스 요건이 정해졌다면 좋았을 것"이라며 "절차는 지켰지만 실효적 의미에서 부족함은 있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함 회장 역시 오해 받기 싫으니 자신에게는 이 (재임시 70세 정년 제한 해제) 룰을 적용하지 않았으면 했다는 말을 전해들었다"며 "인수위나 이사회 등이 실무상 보고를 받고 판단해 정한 만큼 우리가 관여할 부분이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 원장은 "앞으로 함 회장이 3년을 더 이끄는 결론이 난다면 추가 연임에 대한 부담이 없는 상황에서 향후 승계구도를 만들고, 금융권이 미래지향적 거버넌스를 만들 수 있도록 고민해줬으면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여당인 국민의힘이 지방 미분양 아파트에 대한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한시 완화를 요청한 것에 대해서는 "열린 마음으로 금융위와 함께 검토하고 있다"며 "다만 수요 촉발로 부동산 가격을 띄우는 것이 지속 가능한 지, 경기 활성화에 도움이 되는 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스트레스 DSR 3단계 시행은 원칙적으로 해야 한다"며 "다만 구체적 내용은 시장과 소통하고, 수도권과 지방의 경기 순환이 분리되는 과정에서 금융적 차원에서 어떤 배려가 필요한 지 종합적으로 고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4월을 크게 지나기 전에, 6월 전에는 방향이 잡혀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원장은 삼성화재의 삼성생명 자회사 편입 문제와 관련, "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커 거의 말할 수 없다"며 "다만 컨틴전시(비상) 플랜 차원에서 미리 여러가지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복현 원장은 전광훈 사랑제일교회 목사가 NH농협은행과 제휴해 만든 체크·신용카드(선교카드)의 불완전 판매 요소 검사 계획이 있느냐는 질문에는 "어쨌든 점검을 한 번 해보겠다"고 답했다. 또 "정말 문제 되는 이슈라면 여신감독국이 검토를 하고 있을 것 같은데, 이 부분은 신용카드 시장의 직접 이슈라기보다 정치 관련 이슈가 돼 부각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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