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뉴스

“6만원에 산 꽃다발 2만원에 당근합니다”… 졸업식 신풍속도 [뉴스+]

댓글0
“소비자 소비심리 굉장히 위축… 가성비 위주 소비”
세계일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의 모습. 연합뉴스


“내일 졸업식에서 사진 찍으려고 방금 6만원 주고 산 꽃다발 2만원에 팝니다”

최근 졸업식 시즌을 맞은 가운데 선물용·촬영용 꽃다발을 팔고 사려는 사람들이 중고거래 플랫폼에 활발하게 이용하고 있었다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는 최근에 받거나 구매한 꽃다발을 되파는 게시글들이 올라왔다.

은평구 수색동의 한 판매자는 “오늘 오전에 7만원 넘게 주고 구매한 생화 3만원에 팝니다”라며 “졸업식 등 다양한 장소, 시간에 활용 가능하니 빠른 연락 부탁드린다”라는 글을 전날 올렸다. 이 글은 조회수 400회를 넘겼고 3개의 관심을 받았지만 다소 비싸다고 느껴졌는지 아무도 채팅을 걸지 않았다.

세계일보

10일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에 올라온 꽃다발 판매글 캡처


아울러 중고거래를 통해 꽃다발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아예 꽃집 주인들은 당근마켓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종로구 무악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A씨는 전날 노란 튤립 꽃다발의 사진을 올리며 “제일 인기 많은 상품 5만원에 팝니다. 또한 가격 맞춤 제작이 가능하니 연락을 달라”라고 말했다. 다만 가격이 비싸다고 느껴졌는지 아무도 채팅을 걸지 않았다.

성동구 금호동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B씨 또한 전날 꽃다발 사진과 함께 “졸업시즌을 맞이해 기쁨을 같이 나누고자 예쁘고 풍성한 꽃을 착한 가격 3만5000원에 판매한다”라며 “배송도 가능하다”라는 글을 남겼다. 이 글은 4명이나 채팅을 걸어왔다.

화훼업계는 2019년~2021년까지 모임금지라는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뒤 쉽사리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이날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가 제공하는 화훼유통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양재동 화훼공판장 기준 지난 1일부터 9일까지의 절화(꽃다발 제작 등을 위해 잘라낸 꽃) 거래량은 약 37만2000단으로 전년 동 기간 대비 21.9% 하락했다. 같은 기간 경매 금액도 지난해 약 32억원에서 올해 약 21억원으로 34%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남구 양재동 화훼공판장에서 꽃집을 운영하는 C씨(여)는 최근 경기 상황에 대해 “당근마켓 등에서 꽃다발을 되파는 분들이 많지는 않고 한 두분일 것 같아서 매출에 큰 영향은 없는 것 같다”면서도 ”경기가 어려운 것은 맞다”라고 토로했다.

세계일보

9일 오전 서울 서초구 양재꽃시장에서 상인이 손님을 기다리며 청소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문가들은 현재 국민들의 소비 심리가 굉장히 위축된 상태라고 진단했다.

이홍주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 심리가 굉장히 위축됨에 따라 가성비 위주의 소비를 많이 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치적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소비자가 지갑을 닫았고,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을 앞두고 기업도 투자를 미뤄 내수가 악화했다”고 말했다.

양다훈 기자 yangbs@segye.com

ⓒ 세상을 보는 눈, 세계일보
기사가 속한 카테고리는 언론사가 분류합니다.
언론사는 한 기사를 두 개 이상의 카테고리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세계일보 주요뉴스

해당 언론사로 연결

이 기사를 본 사람들이 선택한 뉴스

  • MBC[스트레이트] 법 위의 대통령‥벼랑 위의 민주주의
  • 뉴스1김수현 측, 김새론과 교제 인정 뒤 父에 수차례 연락…밤늦게 전화도
  • 경향신문[단독]‘인간 병기’ HID 요원들도 “이건 안 하는 게 맞는 것 같다”···계엄의 밤, 판교 정보사 100여단에선 무슨 일이?
  • 머니투데이지하철역서 쓰러져 울 때…낯선 여성이 꼭 안아주었다[인류애 충전소]
  • 뉴시스200회 넘게 방사선 촬영한 간호조무사…法 "의료법 위반 단정 어려워"

쇼핑 핫아이템

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