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8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 반대 집회에서 ‘퍼스트모바일’을 판촉하는 남성.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지난 8일 종로구 동화면세점 앞 ‘대한민국바로세우기운동본부’(대국본)의 집회 현장. “대통령 탄핵 무효”를 외치는 참가자 사이로 ‘퍼스트모바일’이라 적힌 이동통신사 판촉 부스가 보였다.
이 알뜰폰 업체의 요금제는 데이터 4GB를 제공하는 퍼스트모바일 ‘퍼스트시니어 4GB+(후후) 요금제’가 월 1만9800원이다. 다른 알뜰폰 업체 KT M모바일의 경우 ‘시니어 안심 4GB 요금제’가 월 7900원이다. ‘기부’를 강조한 요금제도 있다.
월 데이터 3GB를 제공하는 ‘퍼스트 기부10’ 요금제는 월 3만8000원이다.
퍼스트모바일은 전광훈 목사가 이끄는 사랑제일교회의 관련 법인 ‘더피엔엘’이 2023년 4월 세운 곳이다. 등기상 법인대표는 김모 씨다.
앞서 전 목사는 자유통일당 유튜브 영상을 통해 “내가 70억원을 주고 만든 회사”라며 “(통신사를) 옮겨주면 전화요금을 절반으로 내게 해주겠다”며 독려한 바 있다.
퍼스트모바일 가입은 2023년 8월 전 목사가 지지자에게 밝힌 ‘광화문 우파 7대 결의사항’ 중 하나다. 전 목사는 결의를 모두 이행한 사람이 1000만명을 넘으면 이들에게 월 100만원의 ‘제3 국민연금’을 지급하겠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 집회에서 “휴대폰 1000만대가 통신사 이동해주면 한 달에 2천억원이 나오고 선교카드 1000만장이 딱 (발급)되면 22조원이 나온다”며 이 돈으로 ‘연금’ 100만원씩을 주겠다고 했다.
업체 대표 김모씨는 사랑제일교회 목사이며 전 목사의 딸도 이사로 이름을 올렸다. 지분 100%를 가진 주식회사 ‘더엔제이’ 대표는 전 목사의 아들이다.
선교카드는 2004년 전 목사가 NH농협은행과 제휴해 만든 체크·신용카드다. 전 목사는 수수료의 0.2∼0.5%가 자신이 설립할 ‘선교은행’에 들어간다고 말해왔다.
전 목사 측 자금력이 집회에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는 추측도 나온다. 전 목사는 지난해 12월 15일 자신의 유튜브 채널에서 “내가 한 주에 돈을 10억씩 쓴다”며 “모든 행사 비용과 광화문에 있는 단체들, 우리 교회에서 헌금으로 지원 안 하면 못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연금 지급’의 경우 일각에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금융당국 허가를 받지 않은 업체가 원금 보장을 약속하며 불특정 다수에게서 자금을 조달하는 구조에 관해서다.
곽준호 변호사(법무법인 청)는 연합뉴스에 “일정 수준이 넘는 투자자가 모이면 원금 이상의 확정 수익을 보장하겠다는 약속은 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소지가 있다”고 전해진다.
사랑제일교회와 대국본은 사업과 무관해 내용을 잘 모른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 목사에게도 여러 차례 연락을 시도했으나 연결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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